산업용 전기요금 ㎾h당 평균 10.6원 올라

정부와 한국전력은 지난 10월 24일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을 평균 9.7% 인상해 적용했다.
이에 따라 전력 사용량이 많은 산업용가스업종의 대용량 사용자인 ASU 플랜트 가동을 기준으로 산업용(을)은 10.2%(165.8원→182.7원/㎾h), 충전사업자가 사용하는 산업용(갑)은 5.2%(164.8원→173.3원/㎾h) 인상돼 산업용가스의 공급가격 인상에도 불을 지폈다.
계약전력 300㎾ 이상 대용량 사용처인 대기업은 산업용(을) 10.2%(㎾h 당 16.9원) 인상됐고 경기침체에 따른 어려움을 감안해 중소기업이 주로 사용하는 계약전력 300㎾ 미만 산업용(갑)은 5.2%(㎾h 당 8.5원) 인상됐다.
결국 이같은 산업용 전기요금의 인상으로 산업용가스의 평균 인상률은 산소, 질소, 아르곤 등 평균 15%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간 산업용 전기요금의 인상 추이는 2022년 4, 7, 10월 세 차례에 걸쳐 ㎾h당 28.5원이 인상된 데 이어 2023년 1, 5월 상반기에만 두 차례 동안 21.1원을 인상했고 11월엔 추가로 평균 10.6원을 인상해 지난해에만 도합 31.7원이 올랐었다. 그리고 이번에 산업용(을) 기준으로 16.9원/㎾h이 오르게 됐다. 이로써 지난 3년간에 걸친 산업용 전기요금 누적 인상은 74%에 이른다.
이같은 전기요금 인상은 곧바로 대기 중의 공기와 전력이 원재료인 산업용가스 ASU 플랜트 가동에 따른 제조원가와 제반 공급 비용상승을 의미한다.
이같은 제조원가 상승 요인에 따라 액체가스를 사용하는 충전소 이하 수요처는 10월 24일 전기요금 인상 적용 직후인 11월부터 가격인상을 안내하는 공문을 각 액메이커로부터 접수한 상황이다.
접수된 공문에 의하면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액메이커의 산업용가스 인상률은 평균 15%로 거래조건과 신용 등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산소, 질소는 두 자릿수의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결국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해 전기가 원재료인 산업용가스의 가격 인상은 정해진 수순이다. 온사이트나 파이프라인으로 사용하는 대규모 수요처는 전기뿐만 아니라 물가 연동계약에 따라 가격변화 요인 발생과 동시에 자동으로 공급가격이 적용된다.
하지만 탱크로리를 통해 공급되는 액체가스의 경우는 변동 요인이 발생될 때마다 원가분석을 통해 인상(하)분을 확정하고 충전업계와 수요처를 대상으로 공급단가 전환 작업에 돌입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액체가스 유통업체나 충전소들은 매번 이같은 인상분(전기요금, 유류비, 인건비 등) 반영을 대할 때마다 고민이 많아진다. 가뜩이나 최근에는 제조원가와 인건비 등 인상요인은 늘어만 가는데 전반적인 경기 위축으로 제조산업의 활동저하로 인한 매출하락 등으로 구매가격은 인상됐음에도 공급가격 인상에는 머뭇거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가격인상에 따른 거래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액면 그대로 수요처에 가격 인상 공문으로 영업활동을 대신하고 있지만 무작정 인상공문을 발송하는 자체는 부담스러운 듯한 모습이다.
현재 국내 액메이커의 대부분이 다국적기업이거나 수익률을 우선하는 사모펀드 등 투자기업이 운용하는 만큼 경쟁보다는 EBITDA와 적정 이익률을 우선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전기료 인상에 따른 추가적인 가격인상이 충전업계와 수요처에 반사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액체가스 유통의 전방에 서 있는 충전업계도 발등에 불이 붙었다. 원료가스 가격인상과 더불어 경제불안이 지속되는 와중에 인건비, 운송 원자재 가격인상 등도 연동돼 수요처에 공급하는 실린더 단위의 가격조정에서부터 액체가스 운송용 가격상승분을 10~20% 이상의 큰 폭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럼에도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물가 상승도 우려되지만 일각에서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한 원가비중이 낮은 산업용가스 공급가격 인상은 제조업 부문 원가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는 추측이다.
또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소식은 전기를 주원료로 하는 철강업계(전기로)는 물론 산업용가스업계(ASU)는 부담일 수밖에 없지만 LNG, 원유 등 국제 에너지가격 폭등을 체감하는 현실에서 대체로 수긍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산업용가스 제조업체의 한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경기침체, 국제정세 불안 등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력 소비의 효율성 확대와 사용자 부담원칙은 필요할 것”이라며 “여타 산업과는 달리 제조원가의 50%를 웃도는 산업용가스의 생산원가 상승에 따른 수요처의 부담 증가는 불가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액체가스 시장의 경우 개별 거래처에 대한 공급물량 증감과 가격변동성이 높고 공급권 확보를 위한 제조업체간의 경쟁과열 양상도 나타나는 동시에 충전업계가 수요처에 대한 공급가격 인정 여부와 인상시기 조율 등으로 여전히 넘어서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결국 산업용가스 충전업계도 이번 전기요금의 인상이 그동안 누락돼 온 공급가 인상분을 거부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편 이번 전기요금 인상은 지난해 11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이후 약 11개월 만에 한국전력의 누적적자에 대한 자구책이다. 그럼에도 산업통상자원부는 주택용과 소상공인 전기요금은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동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