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광물 발굴·비축 강화

글로벌 원자재 공급망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산업 원료광물 발굴과 비축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마련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구랍 27일 에너지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제4차 광업기본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적용 기간은 내년부터 2034년까지다.
광업기본계획은 ‘광업법’에 따라 5년마다 수립하는 10년 단위 국가 중장기 광업 계획으로 정부는 그간 광업계, 학계, 전문가, 유관기관 등과 수차례 회의·간담회, 관계 부처·기관 협의 등을 거쳐 마련됐다. 특히 이번 계획은 미-중 전략 경쟁, 에너지 전환 등 글로벌 환경 변화와 국내 광업 현황 및 문제점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국내 필수 원료 광물의 안정적 공급 기반을 마련하고 탄소중립·디지털전환 등에 대응, 지속가능한 광업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중점을 뒀다.
이번에 발표한 제4차 광업기본계획은 ▲핵심광물 공급기반 강화 ▲디지털 기반 광업 경쟁력 제고 ▲광산안전 및 탄소중립 선도 ▲지속가능한 광업생태계 조성 등 4대 추진전략을 바탕으로 국내 핵심광물 탐사·개발 활성화와 희소금속 비축 확대 및 재자원화 산업 육성, 스마트 마이닝 보급 및 소재·가공 기술개발 강화, 석회석 가공산업 클러스터 조성 및 친환경 광산개발 촉진, 광업 전문인력 양성 및 대국민 인식 제고 등 13개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산업부 최남호 2차관은 “최근 핵심광물 확보 경쟁 심화 및 글로벌 수급 불안에 대응, 산업원료 광물의 안정적 수급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점”임을 강조하고 “국내 핵심광물 탐사·개발, 광산 디지털·친환경화, 재자원화 및 희유금속 비축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해 광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원자재 공급망 불안 확대
주요 핵심광물 확보 경쟁 심화

최근 미-중 패권 경쟁, 지정학적 갈등 고조(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국제 정세 불안으로 세계 원자재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 특히 전쟁 장기화, 지정학적 갈등은 에너지·운송 공급망 불안을 야기하고 글로벌 무역 및 각국 산업·인프라 개발에도 부정적 영향 초래한다. 이에 자원 보유국들은 자원민족주의(무기화)를 강화하고 핵심광물을 전략광물로 지정해 국유화, 자원개발 제한 및 수출통제 등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공급망 불안, 친환경 전환 등에 대응해 세계 각국은 자국 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원료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인 상황이다. 실제로 각국은 산업 생태계, 공급망 취약성, 경제적 영향 등을 고려해 핵심광물을 선정해 비축물량 확대 및 자원개발 활성화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중 미국, EU, 일본, 한국 등 주요국들은 우방국 중심으로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확대해 안정적 수급 기반 마련을 추진 중이다.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응한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친환경 산업 생태계 조성 및 핵심 원자재 확보 필요성이 증대되면서 세계 각국은 환경친화형 산업구조로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기술혁신, 저탄소 신사업 육성 등 탄소중립 지원·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배터리, 재생에너지, 수소경제 등 청정에너지 전환에 필수적인 핵심광물(리튬, 리켈, 망간 등)의 안정적 공급 기반 마련에도 서두는 모습이다.

국내 광업 경쟁력 미흡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동력·기반 확보 시급

한편 국내 광물 수급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2021년 자원가격 상승에 따라 생산·수입·내수·수출액이 모두 급증했으나 2023년 가격이 안정화되면서 다소 감소했다. 2023년 국내 광산물 생산은 2조3,000억원, 수입 52조9,000억원, 내수 51조6,000억원, 수출 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자급률에 있어서는 국내 금속광물은 부존자원 고갈, 채산성 악화 등으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나 비금속광물은 국내 생산을 통해 충당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국내 광산물 연간 생산액 규모는 약 2조3,000억원(2023년 기준) 수준이며 국내 총 광산물 수요(3억500만톤)의 약 30%인 9,600만톤이 생산되고 있다. 내수는 지난 5년간(2019~2023년) 국내 광산물 수요는 연평균 7.8% 증가했으며 2023년에는 약 52조원을 기록, 전년대비 19% 감소했다. 또한 국내 광산물 수입액의 50%는 석탄광이며 48%는 금속광, 2%는 비금속광으로 구성돼 있고 국내 광산물 수출액의 89.7%는 금속광, 10.2%는 비금속광이 차지한다.
이와 함께 국내 광물 부존 현황을 살펴보면 국내 부존된 주요 광종은 주로 비금속 광물로, 금속광 부존량이 극히 빈약한 실정이다. 비금속광은 석회석·규석·장석 순으로 부존량이 많으며 석회석이 비금속광 전체 부존량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국내 광업의 기반이 되는 석회석·규석·장석 등 주요 5대 비금속 광물의 가채년수는 현재 생산량 기준으로 대부분 100년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국내총생산(GDP)에서 광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0.1% 수준으로 국내 산업 경쟁력이 부족하고 미래 성장동력도 정체된 상황이다. 특히 국내 광물 생산액은 약 2조원 규모로 최근 생산규모는 답보 상태이며 매출액 10억원 미만 광산이 전체 광산의 70% 차지하는 등 규모도 영세하고 광산 및 근로자수는 지속 감소하고 있으며 광산 현장 기능인력 고령화 도 심화되는 추세다. 
또 광산 심부화, 환경·안전 규제 강화, 지역주민 수용성 저하 등으로 국내 광산 개발 여건은 점차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며 갱내 광산 심부화 및 사회적 요구 확대(중대재해법 등) 등으로 광산 개발 투자비 증가 및 생산성·수익성도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광산 안전, 온실가 감축 등을 위한 설비·장비 도입 기준이 강화되고 지역 주민 집단민원 등으로 신규 광업권 등록 감소, 개발 허가 지연 등이 광산 개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비금속광 중심 광산개발 후 40여년이 경과해 광산 설비·장비가 노후화되고 산업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대응 방안 마련이 절실한 상태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미래 첨단기술을 접목한 신규 유망광산 개발, 가공·소재산업 육성 및 고부가가치화 산업 전환 등 미래 산업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국내 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원료광물 확보 및 광산물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소재·재생자원 회수 기술개발 등 재자원화 산업 육성이 시급하다는 평가다.
뿐만 아니라 국내 광산 사망사고 제로 달성 등 안전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광산 안전대책 강화 및 지원 확대는 물론 광업의 석탄광 이미지 및 사양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이미지 개선 역시 필요하다. 아울러 국내 광업을 체계적으로 육성·지원하기 위해 산재된 광물자원 관련 통계를 통합·관리해 일관성·효율성을 제고함은 물론 국내 광업 수익성 제고 및 사업 영역 합리화를 위해 불합리한 규제 및 법령·제도 등의 개선방안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핵심광물 공급 기반 강화
부존평가·수급 안정화 및 재자원화 기반 조성 등

이번에 발표한 4차 광업기본계획은 4대 전략과 13대 추진 과제를 제시했다.
먼저 핵심광물 공급 기반 강화 전략에서는 ▲핵심광물 부존평가 및 수급 안정화 ▲국내 재자원화 기반 조성 ▲희소금속 비축 확대 및 고도화 등의 추진과제를 실행한다. 특히 글로벌 핵심광물 수요 급증과 공급망 불안 확대에 대응해 국내 부존 핵심광물 탐사 필요성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핵심광물 탐사·개발 종합지원 체계를 마련, 탐사리스크와 투자비용 부담 등 진입장벽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정부는 공급망 위기 대응을 위해 국내 부존 핵심광물 정보 구축 및 개발 연계 지원을 통해 유망 광구 발굴 및 생산기반 구축을 추진한다. 텅스텐(생산준비), 티타늄(시추탐사) 등 국내 부존 핵심 광물 자립기반 조성을 위한 탐사·지원도 강화된다. 또한 국민생활·첨단산업에 필수적인 8대 산업 공급망 선도 프로젝트 핵심광물(흑연·희토류 등) 조사 지원 및 민간 개발 연계를 추진하며 국내 부존 현황 등을 고려해 우선조사 광종 및 기본조사 대상 광산을 선정·지원키로 했다. 아울러 국내 비금속 광물 가채 매장량 추가 확보와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위한 광산별 맞춤형 채광 컨설팅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어 수급 리스크 모니터링을 실시 2025년까지 핵심광물 33종의 수급 위기징후를 조기 파악하고 조기경보지표 DB화·도식화해 위험 모니터링 및 잠재 위기요인 파악 등을 통해 핵심광물 위기관리 시스템을 강화할 예정이다. 핵심광물 광구 자원지리정보를 우선 구축, DB 품질관리를 통한 데이터 정밀도 확보 및 비상동원 광산을 지정, 생산량 증산 등 광물자원 공급도 확대한다.
이와 함께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 및 탄소중립 실현 등을 위한 자원경제 활성화를 위해 재생자원 재활용 확대가 필요하다고 보고 ‘핵심광물 재자원화 산업 육성 기반 마련 및 자립형 공급망 구축’, ‘핵심광물 재자원화 클러스터 조성’, ‘재자원화 산업 규제·제도 개선’ 등을 통해 국내 핵심광물 재자원화 산업 육성기반을 마련해 자립형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대내외 수급 상황을 고려해 희소금속 비축 품목·물량 확대와 관리 고도화 등을 포괄하는 비축계획 재수립에도 나선다. 이에 2022년 12월 금속비축 종합계획에 따라 2031년까지 희소금소 국내 수요의 100~180일분 비축을 목표로 비축 물량을 지속 확대하고 조달청이 보유한 희소금속을 한국광해광업공단으로 조속히 이관, 희소금속 비축체계 관리를 일원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자원안보특별법’ 시행을 계기로 대내외 환경변화를 종합 고려해 비축 품목, 적정 물량 등 재검토 및 비축 계획 수립을 추진하고 수급 상황 변화를 반영해 신규 비축 품목을 발굴·확대키로 했다. 더불어 핵심광물 비축물량 확대에 대비, 희소금속 전용 비축기지 구축을 추진하고 비축물량 대여·방출제도를 활용해 민간 수급안정을 적기에 지원함은 물론 비축 광종별 수급상황 상시 모니터링 및 정보제공을 통해 위기상황 적기 대응 및 민간 수급 리스크를 관리해 나갈 예정이다.

디지털 기반 광업 경쟁력 제고
스마트 마이닝 보급 확대 등

두 번째 전략인 디지털 기반 광업 경쟁력 제고와 관련해서는 ▲스마트 마이닝 보급 활성화 ▲고부가가치 소재·가공 핵심기술 개발 ▲광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 등의 3가지 추진과제가 진행된다.
정부는 국내 광산 개발환경 악화로 인한 생산성 저하, 재해 방지를 위해 디지털·자동화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광산 시스템’ 도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 광업 생산성 증대와 무재해 광산을 구현한다는 목표다. 먼저 정부는 자동화·무인화·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마이닝 보급을 확대해 국내 광업 생산성과 안정성을 확보한다. 광산별 맞춤형 장비·시설 지원과 선도 광산 육성 및 광산별 차등 지원을 통해 지원성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해외 스마트 마이닝 선진기술을 도입, 산·학협력 연구개발·기술교류를 확대하고, AI 등 디지털 첨단기술을 적용·체험·교육할 수 있는 시험광산(Test Mine)을 구축·운영해 ‘광업 메타 인더스트리(Meta Industry) 생태계’를 개척한다.
이와 함께 광물의 부가가치 향상을 위한 소재화·재자원화 등 소재·가공 분야 기술개발을 통해 국내 광업 경쟁력 제고에 나선다. 특히 희토류·리튬 등 핵심광물이 포함된 다양한 원료의 선광·제련 기술을 고도화해 핵심광물의 부가가치를 향상시키고 폐자원에 포함된 유용 자원 회수기술 확보, 재자원화 전주기 기술개발을 적극 추진한다.
이밖에도 국내 광산 개발 인허가 지연 및 수익성 저하 등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광업 관련 법령·제도를 정비,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고 광업계 등과 긴밀히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광산 안전 및 탄소중립 선도
재해예방 강화 및 폐갱도 활용 CO2 지중저장 기술 개발 등

광산 안전 및 탄소중립 선도 전략에서는 ▲광산 재해 예방 및 대응 강화 ▲친환경 광산 개발 및 작업환경 개선 ▲석회석 그린 가공산업 클러스터 조성 ▲폐갱도를 활용한 이산화탄소(CO2) 지중저장 등의 과제가 진행된다.
현재 국내 광산은 재해예방시설 보급 등으로 환경적 요인으로 인한 재해는 감소 추세지만 인적(본인·관리자) 부주의에 따른 재해 발생은 지속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재해통계 분석 등을 통해 중점관리 분야를 선정하고 고빈도·위험 분야 집중 관리·지원하는 등 재해예방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광산 재해 위험성평가 표준모델 구축·보급하고 우수사업장 인정 취득 지원 등을 통해 광산별 자율안전관리체계 구축을 촉진함은 물론 안전교육 전문관을 신축하고 참여·실습형 교육을 확대하는 등 교육환경 개선에도 힘쓴다. 또한 재해발생 대처능력 확보를 위한 안전시설 확보와 구호시스템도 강화해 광산 재해 대처능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갱내 내연장비 운행에 따른 매연, 먼지, 가스배출 등 작업환경 악화로 사고 위험 및 작업자의 건강이 위협받는 만큼 탄소배출 저감시설·장비 지원을 확대한다. 이에 우선 갱내 전기식(배터리) 장비 및 인프라 도입을 유도하고 친환경장비 우선 지원으로 갱내광산 온실가스 감축과 ‘갱내광산 CO2 감축량’ 지표 관리를 강화한다. 또한 작업환경 모니터링 강화로 영세 광산 작업환경 측정 및 환경관리 지도·감독을 더욱 철저히 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석회석 그린 가공산업 클러스터 조성 추진을 통해 지속가능한 국내 광업 발전 및 국가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고 폐갱도를 활용한 CO2 육상 저장소 확보 및 지중저장 기술 개발·실증화를 통해 지중 탄소저장 수익사업 모델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지속가능한 광업 생태계 조성
전문인력 확보 및 공급체계 합리화 등

이번 4차 광업 기본계획의 4번째 전략인 지속가능한 광업 생태계 조성에서는 ▲광업 전문인력 확보 및 인력 양성 ▲광산물 공급체계 합리화 ▲국내 광업 이미지 제고 등의 과제가 추진된다.
현재 광업 분야는 취업 기피로 인한 만성적 인력난을 해소하고 자원개발 전문인력 양성 활성화를 위한 지원 방안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외국인력 교육·훈련 지원을 통해 외국인 고용을 안정화하고 인력양성 교육 개발·지원을 강화해 전문인력 배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산·학 연계한 대학생 연구그룹 교육사업을 추진, 대학생 실무역량을 강화하고 광물개발 교육·훈련 인프라를 강화, 교육 프로그램 내실화·다양화를 추진키로 했다.
이와 함께 수요처가 한정적이어서 수요자 우위 시장으로 생산업체간 과도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국내 광물시장에서 공급자-수요자간 상생협력 체계 구축 및 합리적 유통구조 개선을 통해 공정한 거래환경 조성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대량 품종의 경우 공동 위탁판매, 소량·다품종의 경우 전자상거래 시장 등 유통구조 단순화를 꾀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정부는 과거 석탄광 이미지 고착과 사양산업 및 환경 피해 유발 산업이란 인식을 없애기 위해 국내 광업의 중요성과 친환경 광산개발에 대한 홍보를 적극 확대하고 광업인의 날 기념일을 지정, 추진해 광업인들의 노고를 격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