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과거에 집착할 필요는 없지만 반세기에 가까운 가스인생을 돌이켜 보면 가스업계가 지금처럼 신뢰가 무너지고 人情이 메말라가는 상황은 처음입니다”
지난 1960년 지금의 경인화학산업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아세틸렌공업㈜에 입사, 현재 한강종합가스를 경영하며 46년간 산업용가스업계에 몸을 담아온 전국일반고압가스협회의 김국환 회장(68).
서울문리사범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중등학교에서 잠시나마 교편생활을 가진 金회장은 군 제대와 동시에 전공을 180°로 바꿔 성균관대 상학과에 편입, 경리·회계분야에서 가스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학창시절에 공인회계사 자격을 취득한 이후 우연찮게 지원한 삼성아세틸렌공업에 경리과장으로 발탁, 1984년 전무이사로 퇴직하기까지 맡은 소임에 대한 전문가적 기질을 발휘하며 전공도 아니었던 가스분야에서 눈에 띄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결과로 가스기능사 1급, 위험물취급관리 등의 자격증을 취득하며 업무능력을 향상시켜 왔다.
또한 노력하는 자에게 복이 있다는 말처럼 회사의 높은 신임을 얻게 돼 노력의 댓가라고 할 수는 없지만 투잡(Two Job)의 기회를 보장해 주며 사업을 독려하기도 것이다.
이 때 설립된 것이 산업용가스 판매점인 대정상사(現 한강종합가스)로 인근에 충전소가 거의 없던 터라 판매점 위주의 영업은 기체산소 1~2병만 팔아도 어느 정도 유지가 가능한 시절이었다고 설명한다.
과도하게 사리사욕을 채우거나 무턱대고 남을 비난하지 않는 무던한 성격으로 인해 주변으로부터 강한 신임을 받고 있는 金회장은 협회의 초대회장인 김기석씨 등과 함께 지난 89년 5월 당시 동력자원부로부터 사단법인체인 전국일반고압가스협회 설립인가를 받아 산업용가스업계의 위상정립과 권익보호를 위해 10여년간 무던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90년초 협회의 2대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3, 4대 회장 연임은 물론 현재 7대 회장으로 재임중인 金회장의 소원은 갈수록 줄어만 가는 판매업소들의 설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다.
산업용가스전문 집단화 사업장을 만들어 보다 안정적이고 철저한 안전관리를 통해 수요처는 물론 사회에 봉사하자는 게 숙원사업으로 남아 있다.
실제로 몇 년 전에는 이같은 사업의 구체적인 실현을 위해 3억원에 달하는 자금마련과 함께 '영화가스'라는 통합 법인까지 설립했으나 약간의 내부갈등이 불거져 사업추진이 전면적으로 중단됐던 경험을 토로하며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또한 협회업무와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가스안전공사로부터 일부 검사업무에 대한 이관을 요청, 실현 가능성있는 답변을 받았으나 자금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는 등의 내부적 한계성에 또다시 부딪히며 쓰라린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이에 대해 金회장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는 판단으로 협회의 숙원사업이자 판매업소의 소망중 하나인 집단화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강력한 입장 표명과 동시에 회원들에 대해서도 협회의 업무에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가져 줄 것으로 당부했다.
"情이란 것은 관심과 참여로 이뤄지는 것입니다. 요즘과 같이 각박한 현실속에서 마음깊이 우러나는 人情의 메마름이 안타깝지만 아직까지는 보름달과 같이 꽉 차있는 情이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는 않습니다"며 인터뷰의 끝자락을 장식했다.
현재 2세 경영체제 구축을 위해 아들 김주용(38)씨와 함께 영등포에서 한강종합가스를 경영하고 있는 金회장의 소박하고도 절박한 꿈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