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초 ‘고효율 수소에너지 제조.저장.이용기술 개발 사업단(단장 김종원)’은 제주 서귀포시에서 제1회 워크샵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수소개발사업단의 연구활동을 대내외적으로 알리고 각 분야별 연구원들의 정보교류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것으로 지난해말 이후 국내에서도 수소에너지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워크샵은 산업용가스 업계는 물론 전체 에너지 분야 관계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지표를 제공했다.
이에 행사기간 동안 발표된 총 45편의 연구논문 중 수소의 제조, 저장, 이용, 정책 부문을 총망라하여 시기적 또는 기술적으로 의미있는 주제를 선정하여 시리즈로 게재한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원문(原文)에 편집자의 부가설명과 첨언, 각색이 더해졌음을 미리 밝혀둔다.
최근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 다임러크라이슬러, 도요타, GM, BMW 등 전세계 주요 자동차 업계는 지난 몇 년간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의 실용화를 전제로 고압수소저장시스템 및 저장된 고압수소의 효과적인 활용기술의 개발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몇몇 기술들은 시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시범차량에 장착한 후 실증단계에 돌입한 경우도 있으며 수소의 연료효율성을 배가시키기 위한 주변 부품 및 시스템통합(SI, System Integration) 기술개발에도 체계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차량에 적용하는 수소연료 저장 및 공급시스템은 정치식(定置式) 고압수소저장 시스템과 달리 차량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에 부합해야 함은 물론 사용자의 안전성을 고려한 고도의 신뢰성을 요구하는 분야이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는 고압수소용기 및 고압수소시스템의 개발은 수소자동차 시대의 개막에 필수전제조건이며 매우 시급한 해결과제이기도 하다.
이에따라 본 장에서는 사용압력 350bar의 고압수소가 충전되는 저장용기에 사용할 수 있는 고압수소가스 압력조절장치(레규레이터) 그리고 고압수소 저장.공급시스템의 통합 및 제어기술 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연료전지자동차용 350bar급 고압수소기체 저장시스템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는 설계, 해석, 제작 및 시험평가 기준연구를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고압기체수소저장기술의 필요성]
경량화된 고강성 복합소재 압력용기에 수소가스를 고압 압축하여 저장하는 ‘고압 기체수소 저장기술’은 수소저장기술 중 실용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기술의 하나로 꼽힌다.
특히 이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의 수소저장기법 중 액체수소저장법을 제외하면 저장효율면에서 가장 월등한데다 저장용기의 복잡성, 외부열기 차폐기술 등을 고려할때 액체수소저장법에 비해 시스템 구성이 단순하고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고압기체수소저장기술은 대다수 선진국들에서 수송부문의 연료전지 자동차를 위한 최적의 연료저장시스템으로 인식되고 있다.
경제.산업적 측면에서도 이 기술은 일반적인 복합재 용기의 개발과 달리 수소연료전지자동차 뿐만아니라 정치식 고압수소저장시스템에도 적용 가능한 밸브, 압력조절기, 필터 등 각종 부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메리트를 갖고 있다.
한편 에너지원으로서 수소는 질량당 에너지 밀도는 높지만 용적에너지 밀도가 극단적으로 낮다는 근본적 한계를 지닌 물질이다.
이로인해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압축률을 높여야 하지만 800bar 수준까지 압축을 한다해도 에너지밀도는 가솔린의 주성분인 옥탄의 1/3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연료전지에 수소를 적용하면 자동차의 상용지역에서는 가솔린의 약 3배에 달하는 열효율을 얻을 수 있어 낮은 체적에너지 밀도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국내외 기술개발 현황]
이미 언급했듯이 세계적인 완성차 제조업체들과 고압가스 관련 업체들은 수소가 미래의 대체에너지원으로 집중적인 조명을 받으면서 고압수소저장용기 및 시스템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자동차 회사를 중심으로 수소가스의 저장 및 공급시스템에 대해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관련기술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수소연료전지차의 주행거리를 증진시키기 위한 멀티탱크시스템(multi-tank system) 기술개발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자동차업계는 고압수소저장시스템을 차량에 탑재하여 이를 수소공급장치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가솔린, 디젤과 같이 액체상태의 연료를 탑재하는 경우 저장용기의 형상이나 위치선정이 비교적 자유롭지만 고압수소용기는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형태 및 크기에 많은 제약이 불가피하다.
이로인해 고압기체수소저장기술을 연료공급시스템과 연계하려면 시스템구성 및 제어기술, 안전설계기술 등이 복합적으로 요구된다.
일례로 일본 혼다社는 2개의 저장탱크를 모듈화시켜 수소시스템을 구성하는 한편 수소, 압력, 온도 등 3개의 센서와 자체 개발한 통합제어기를 장착함으로서 시스템효율향상 및 안정성을 확보했다.
반면 도요다社는 4개의 고압수소저장용기를 채용한 차량을 선보이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80년대부터 고압용기의 국산화 연구가 본격 시작됐다.
84년 국책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한국기계연구원에서 섬유강화 복합재료 압력용기의
국산화 연구를 수행한바 있으며 지금까지 주로 압축천연가스(CNG) 차량용 강재 용기 및 복합재 용기를 국책연구개발사업(G7 등)으로 연구해왔다.
이 과정에서 강재 라이너에 실린더 부만을 복합재로 보강한 Type-II와 알루미늄 경량 라이너 위에 유리섬유를 필라멘트 와인딩한 사용압력 210bar의 Type-III가 개발됐다.
이외에도 복합재 제조업체나 가스공급업체 등 민간부문의 연구개발이 수행되고 있지만 해외 선진업체들의 시장선점, 기술력 부족, 국내 수요 부족 등을 이유로 입지가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국내 복합재 압력용기는 주로 항공우주 분야에 국한되어 적용되고 있다.
지난해 시험발사된 KSR-III 과학로켓 개발사업에 CLPE(Crosslinked Polyethylene) 라이너를 탄소섬유로 필라멘트 와인딩한 Type-IV 헬륨충전탱크가 채용된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어쨌든 90년대부터 시작된 복합재 압력용기에 대한 연구는 라이너 형상설계기술, 와인딩 패턴 설계기술, 구조해석 기술 등에선 선진국과 비교해 크게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이다.
그러나 고성능 필라멘트 와인딩 제작기술, 라이너 제작기술, 시험평가 및 인증기술 등과 이들 기술의 체계화 및 실용화 기술에는 상당한 격차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수소저장용 고압용기의 경우 아예 국산화 기술개발이 시도된 사례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 2001년 현대자동차가 싼타페 연료전지차에 미국 퀀텀社의 용기 및 연료공급시스템을 공동개발하여 적용한 것과 2002년 내장형 레규레이터가 장착된 350bar 수소저장시스템을 개발한 것이 국내 기술개발의 유일한 사례로 꼽힐 정도이다.
즉 국내기술이 경쟁력을 갖고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국가가 지원하는 연구기관들과 민간업체들이 보다 긴밀하고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여 수소자동차의 개발에 발맞춰 수소저장(용기)은 물론 공급 및 조정, 제어시스템을 통합개발하는 거시적 차원의 노력이 시급하다.
<표-1>은 해외의 주요 압력용기 제조업체를 정리한 내용이며 <표-2>는 선진국들과 국내기술의 수준을 비교 정리한 것이다.
[연구개발 활동 및 시장동향]
현재 국내외 자동차 업계의 연료전지 자동차 개발은 고분자 전해질형 연료전지의 개발과 병행하여 가속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CO2 삭감이나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ZEV(무공해차량, Zero Emission Vehicle) 등과 같은 세계적 트렌드와 맞물려 ‘환경기술이 곧 기업경쟁력’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의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연구중인 고압 기체수소 저장기술은 크게 사용압력 350bar의 고압수소 저장용기 개발, 350bar 레규레이터 개발, 고압수소 저장.공급 시스템의 통합화 및 제어기술의 개발, 350bar 수소저장시스템의 안전성 시험평가 기준 등이다.
□ 고압수소시스템 시장동향
고압수소시스템을 구성하는 주요 부품은 수소저장탱크를 비롯 레규레이터, 피팅(pitting)류, 배관류,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고압수소저장탱크는 세계적으로 Type-III 및 Type-IV의 용기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Type-III는 용기 전체를 유리섬유 또는 탄소섬유 등으로 후프랩 방향과 헬리컬 방향으로 감아 적층시킨 형태의 용기로서 용기내부하중 대부분을 섬유와 수지에 의한 복합재료부분에서 감당한다.
즉 내부 금속라이너가 받는 하중이 적기 때문에 라이너의 강도 제한 없이 용기의 경량화가 가능하다는 점이 최대 특징이다.
국내에서 사용중인 Type-III 용기의 금속제 라이너는 주로 알루미늄에 마그네슘(Mg)과 규소(Si)를 첨가한 6061 합금을 사용하고 있으며 알루미늄 라이너는 성형후 인공시효(T6)를 실시한다.
반면 Type-IV 복합재료 용기는 비금속 라이너에 수지를 함침(含浸)한 연속섬유를 용기에 감은 후 가열하여 수지를 경화시키는 방법으로 제조된다.
비금속 라이너에 주로 사용하는 재질은 고밀도폴리에틸렌(HDPE)이며 함침 수지는 Type-II 및 Type-III와 같이 에폭시(epoxy) 계열을 사용한다.
섬유 또한 유리섬유는 E-calss, 탄소섬유는 폴리아크릴로니트릴(PAN)계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아라미드 섬유는 국내에선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같은 라이너 재질을 제외하면 Type-IV 용기는 Type-III 용기와 복합재료층의 구조가 동일하다.
레규레이터의 경우 저장탱크 외부에 장착해 고압수소를 제어하는 외장형과 저장탱크 포트에 장착되는 내장형 두 종류가 존재한다.
그러나 최근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안전성 강화를 위해 고압배관, 피팅류 등이 외부 노출되어 있는 외장형보다 내장형을 선호하는 추세이다.
내장형 제품에는 시스템의 상태를 표시해주는 센서가 부착되는데 전자기 차단밸브가 개방되어 있는 동안 용기내부압력을 측정하는 고압센서, 용기내부의 수소 온도를 측정하는 온도센서 등이 그것이다.
또한 대부분 구리합금이나 스테인리스강으로 제조되는 내장형 레규레이터는 라이너가 비금속일 경우 손상의 위험이 있어 Type-IV용기의 보스(boss) 부분을 특별한 구조의 금속재로 제작하여 라이너에 부착한다.
그러나 국내에는 아직 이같은 형태의 용기에 대한 규격이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표-3>은 내장형 레규레이터가 갖추어야할 주요 조건을 설명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튜빙 및 피팅류는 급속충전시 요구되는 수소유량에 따라 크기가 좌우된다. 피팅은 오링(O-ring)이 있는 형태이며 시스템 최대 압력과 특정 작동조건에 맞춰 디자인된다.
특히 시스템 내부로의 이물질 투입과 부식방지를 위해 모든 튜빙 및 피팅류는 316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된다.
□ 해외 주요 특허
고압수소시스템의 주요 부품에 대한 특허에 대해 살펴보면 레규레이터와 관련한 특허가 최근 급격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신 레규레이터들은 다이아프램의 면적을 줄이고 파일럿 피스톤을 활용한 구동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지난 2000년 이후 Teleflex, Veritek, IMPCO, Keihin, Samtech 등의 기업으로부터 특허가 출원됐다.
솔레노이드밸브는 오리피스 및 파일럿 피스톤의 차압으로 작동하는 직동식 방법의 한계로 인해 방폭형 형태(밀폐형 코일구조)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형태를 취하면 기존제품에 비해 최대 사용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Teleflex, Dynetek 등이 특허를 출원했다.
압력방출장치에 있어서도 기존 제품이 파열부가 퓨즈(fuse)형이었던 것에 비해 최근에는 고온부위가 파열하는 동치형(同値形, equivalent)으로 변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0년 이후 Dynetek과 VTI에 의해 특허출원 됐으며 고압하에서 장기노출시 누설위험을 방지하고 파열부위의 신물질 대체를 위한 가격절감이 요구된다.
덧붙여 레규레이터 내부에 삽입되어 가스충진 및 배출시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필터의 경우 Dynetek사와 Veritek에 의해 특허가 출원됐다.
이 필터를 채용하면 수분, 오염물질 등의 제거를 위해 별도의 2차 가스필터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해외 수소시스템 관련 규정]
세계 각국이 참여하는 ISO에서는 TC(기술위원회) 197을 중심으로 수소관련 분야에 대한 규격들을 제정중에 있다.
ISO TC/197에서 추진중인 초고압 수소자동차용 용기의 규격은 ISO/DIS 15869에서 기본요건, 후프랩, 풀랩, 금속라이너 및 비금속라이너의 조건 등을 제시하고 있으며 ISO 11114를 통해 저장용기와 용기밸브와의 호환성을 비롯 금속재료, 비금속재료, 폭발성, 수소취성에 대한 금속재료의 저항 시험방법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와함께 현재 수소분야의 최고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을 보면 먼저 미국의 경우 지난 90년에 ‘미츠나가 수소연구개발법안’을 제정한 이후 DOE에서 ‘수소프로그램(Hydrogen Program)'을 확정, 시범사업을 펼치면서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와 관련한 규격을 마련하고 있다.
CNG자동차의 배관, 용기의 설치 등의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NFPA 52(CNG차량연료시스템코드)의 내용을 연료전지차에도 적용하고 있으며 고압기체저장용기 규격을 NHA(National Hydrogen Association)의 워킹그룹2에서 추진중이다.
최근에는 수소화물(hydride)용기의 규격을 개발, ISO TC/97에 제출할 예정에 있고 저장탱크와 수소취성과 관련 규정 제정을 위해 ISO TC/58에 참여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EIHP(유럽수소통합프로젝트)내 Phase-II에 의해 제안된 ‘Hydrogen/Fuel Cell Vehicles'를 기초로 세부 법령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서는 기체수소를 사용하는 수소자동차용 가스용기, 조정기 및 부속품에 대해 규정하고 있으며 수소연소엔진이나 연료전지시스템 및 부속 전력장치는 제외되어 있다.
EIHP2의 개정(안)에서 Part-1은 고압기체수소 자동차의 구성품에 대한 규격을, Part-2에서는 고압기체수소의 구성품 설치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