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제성장률 2.0%

소비심리 위축·건설투자 부진 직격타

지난해 우리나라의 연간 국내총생산(GDP)이 1년 전보다 2.0% 성장해 정부와 한국은행의 전망치를 0.2%포인트 밑돌았다. 비상계엄 여파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됐고 건설투자 부진이 예상보다 더욱 심화되는 등 내수회복이 지연된 탓이다.
한국은행의 ‘2024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실질 GDP 성장률은 2.0%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은이 지난해 11월 냈던 전망치(2.2%)는 물론 기획재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당시 전망치(2.2%)를 밑도는 수준이다.
분기별로는 지난해 1분기 1.3% 깜짝 성장을 기록했지만 2분기 -0.2%로 역성장을 보이고 3분기 0.1%에 이어 4분기에도 0.1% 성장에 그쳤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4분기 성장률을 0.5%로 예상했지만 이의 5분의 1 수준을 기록하면서 전체 성장률을 끌어 내렸다.
이러한 수치는 계엄 여파에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악화된 가운데 지난해 건설투자는 쪼그라든 성장률의 가장 큰 원인으로 제시됐다. 
지출항목별로 민간소비 증가폭이 1.8%에서 1.1%로 축소되고, 건설투자는 1.5%에서 –2.7%로 역성장 했다. 정부소비(1.7%), 설비투자(1.8%), 수출(6.9%)은 증가폭이 확대됐다. 경제활동별로는 서비스업 증가폭(1.6%)이 축소되고 건설업(-2.6%)은 감소 전환했다. 제조업(4.0%)은 증가폭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민간의 성장 기여도는 1.6%포인트로 전년(0.7%)보다 확대됐다. 정부의 성장 기여도는 0.4%로 전년과 같았다. 아울러 민간소비의 성장기여도는 0.6%로 전년(0.6%)과 같았고 정부소비의 성장 기여도는 0.3%로 전년(0.4%)보다 소폭 낮아졌다.
순수출(수출-수입) 기여도는 1.8%로 전년도(0.0%포인트)보다 크게 확대됐다. 설비투자 기여도는 0.5%에서 0.2%로 떨어졌고 건설투 자 기여도는 -0.4%포인트로 전년(-0.8%포인트)보다 축소됐다.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활동을 통해 발생한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교역조건 개선으로 실질GDP 성장률(2.0%)를 상회한 전년대비 3.9% 증가해 크게 개선됐다. 
기획 재정부 관계자는 GDP 결과 브리핑을 통해 “건설투자는 선행지표인 건설수주가 2023년 부진을 겪었고 4분기 이뤄져야 했을 대규모 아파트의 입주 전 마무리공사가 실적으로 잡히는 대신 올해 1분기로 이연된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설투자 부진은 어느 정도 선행지표를 통해 예상한 부분이 있었지만 정부의 예상보다 그 부정적인 정도가 더 큰 부분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예정된 수주 부진에 건설사들의 자금 사정, 지방 부동산 시장의 부진과 공사비 인상 등 다양한 부분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세계 경제성장 둔화세 지속
성장률 2.7~3.3% 전망

세계은행(WB)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지난해와 같은 2.7%로 전망했다. 다만 미국 트럼프 2기 정부가 1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각국이 맞대응에 나설 경우 전망치보다 0.3%포인트(p)가 낮아질 수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번 전망에는 한국이 별도로 포함되지 않았다.
WB는 물가상승률 하락, 통화정책 완화 등이 선진국과 신흥·개도국 경제를 뒷받침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의 연속적인 외부 충격으로 인한 피해를 상쇄하기에는 불충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세부적으로 올해 선진국 성장률은 1.7%로 전망했다. 미국은 고용시장과 소비 심리 둔화 조짐으로 성장 속도가 점차 완화되며 2.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전망 대비 0.5%p 높은 수치다. 이어 유로존은 투자와 무역 개선으로 1.0% 성장률이 예상돼 지난해 6월 전망치보다 0.4%p 낮아졌다. 일본은 자본투자 및 소비자 지출 개선 등으로 성장이 회복세로 전환, 1.2% 성장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6월 전망보다 0.2%p 높은 수준이다. 신흥·개발도상국의 경우 기존 전망보다 0.1%p 상승한 4.1% 성장을 예상했다. 또한 중국은 국내 수요 전반의 약세로 성장이 둔화돼 지난해보다 0.4%p 떨어진 4.5%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 봤다. 이는 지난해 6월 전망보다는 0.4%p 높은 수치이다. 이밖에도 인도·남아시아권(6.2%)은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러시아(1.6%)는 민간소비와 투자 둔화로 성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WB는 올해 성장률에 대해 하방요인 우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책 불확실성 확대, 무역정책의 부정적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 물가 상승, 주요국 경기 둔화, 기상 이변 등을 하방요인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WB는 무역 분절화 및 개도국 채무 취약성 대응을 위한 국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국제통화기금(IMF)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미국 성장률 전망 상향(+0.5%포인트)에 힘입어 지난 10월 전망 대비 0.1%포인트 상향한 3.3%로 전망했다. 이는 2000~2019년 연평균 성장률(3.7%)을 밑도는 수준이다.
우선 선진국 그룹(한국·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 등 41개국) 성장률은 지난 전망 대비 0.1%포인트 상향된 1.9%로 내다봤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2.7%) 성장률은 자산 효과에 따른 소비 강세, 완화된 통화정책 및 안정적 금융 여건에 힘입어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됐다. 반면 지정학적 긴장 지속, 제조업 분야 약세 등으로 독일(0.3%), 프랑스(0.8%), 이탈리아(0.7%) 등 유로존에 대해서는 성장률 둔화를 전망했다. 이어 신흥개도국 그룹(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155개국)의 성장률은 작년 10월 전망과 같은 4.2%로 전망됐다. 중국(4.6%)에서는 대규모 부양 정책이 높아진 무역 불확실성과 자산시장 부진의 부정적 영향을 보완할 것으로 평가했고 인도(6.5%)는 지난 10월 전망과 동일하게 잠재성장률 수준 성장을 예상했다.
IMF는 세계 경제 위험요인이 하방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진단하면서 미국 신정부의 보호무역주의 확대, 확장적 재정정책, 이민 정책 등을 위험요인으로 제시했다. 특히 확장적 재정정책, 규제 완화 정책이 단기적으로 미국 경제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채권 금리 상승, 신흥국 자본 이탈을 초래해 세계 경제에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IMF는 또 국가별 상황에 맞게 물가, 성장, 고용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통화정책을 조정할 것을 권고했으며 지속 가능한 부채 관리를 위한 재정 건전화 노력과 함께 성장 친화적 재정 투자 및 취약계층 보호를 강조했다. 이밖에도 IMF는 무역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이유로 올해 세계 교역 성장률을 지난 10월(3.4%)보다 낮은 3.2%로 조정했다. 세계 인플레이션은 2025년 4.2%, 2026년 3.5%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유엔(UN)은 올해 전 세계 성장률이 2023·2024년과 같은 2.8%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엔 측은 “세계 경제 성장률은 코로나19 이전인 2010∼2019년 평균 3.2%보다 낮아질 전망”이라면서 “투자 부진, 생산성 증가 둔화, 높은 부채 수준, 인구 압력 등 구조적 어려움을 반영한다”고 전했다.
먼저 유엔은 경제 규모가 가장 큰 미국과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미국이 지난해 2.8%에서 올해 1.9%, 중국이 지난해 4.9%에서 올해 4.8%로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내다 봤다. 반면 일본은 지난해 -0.2%에서 올해 1.0%, 독일은 지난해 -0.2%에서 올해 0.3%로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1.8~2.1% 전망
美 통상정책 전환 등에 따른 수출 부진 우려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여파에 따른 수출 부진 우려로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을 1.8%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7월 발표한 올해 전망치(2.2%)보다 0.4%포인트 낮춘 수치다. 탄핵 정국을 둘러싼 불안한 정치적 변수를 배제하고도 저성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기획 재정부는 연 초 발표한 ‘2025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1.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한국은행 전망치(1.9%)보다도 낮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1%), 국제통화기금(IMF·2.0%), 한국개발연구원(KDI·2.0%), 아시아개발은행(ADB·2.0%) 등 주요 기관의 전망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올해 성장 전망치 하향의 주요인은 수출 부진 우려다. 정부는 반도체 등 주력 업종 경쟁 심화,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미국 통상정책 전환 등으로 올해 수출 증가율이 1.5%에 그쳐 지난해(8.2%)대비 6.7%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지난해 1.2% 증가로 회복이 더딘 민간소비는 올해 1.8% 증가하면서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설비투자도 지난해 1.3% 성장에서 올해 2.9% 성장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올해 고용 시장은 생산연령인구 감소 폭 확대, 경기흐름 약화 등으로 지난해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정부의 예상이다. 정부는 올해 취업자 수가 12만명 늘어날 것으로 봤다. 이는 지난해 예상치 17만명 보다 5만명 적은 수준이다. 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2.3%에서 올해 1.8%로 떨어져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유가 등 공급자 측 물가상승 압력이 높지 않은 가운데 경기적 요인에 따른 압력도 제한적일 것이란 판단이다. 이밖에도 정부는 올해 경상수지는 수출 증가세 둔화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수입 증가 제약이 함께 작용해 800억달러 흑자를 나타낼 것으로 정부는 예상했다. 지난해 예상치는 900억달러를 하회한 수준이다.
정부는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을 거듭 언급하며 ‘하방 위험’을 부각했다. 특히 금융·외환시장에 대해 “글로벌 자금의 미국 쏠림, 국내 정치상황 등으로 최근 들어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2025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경제의 정책 목표로도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대응한 안정적 관리’를 내세웠다. 탄핵정국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발 악재도 본격화한다는 점에서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4대 정책분야로는 ▲민생경제 회복 ▲대외신인도 관리 ▲통상환경 불확실성 대응 ▲산업경쟁력 강화 등을 꼽았다.
정부는 가용재원을 총동원해 경기를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공공부문 가용재원으로 18조원(정책금융 12조원 및 재정·공공 추가투자 6조원), 상반기 민생·경기사업 약 85조원의 40% 이상을 1분기에 집행하기로 했다. ‘회계연도 개시 전 배정’도 11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러한 조기 재정집행에도 불구하고 1분기(1~3월) 경제 여건 전반을 재점검한 뒤 필요하면 ‘추가 경기 보강방안’을 강구키로 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올해 우리 경제는 미국 신정부 출범과 국내 정치상황이 맞물리며 어느 때보다 큰 대내외 불확실성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점을 감안해 경제여건 전반을 1분기 중 재점검하고 필요시 추가 경기보강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업종별 전망]

반도체, 올해 더딘 성장 예상
글로벌 공급망 재편 예의 주시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이 전년보다 6.5% 성장해 역대 최대인 1,130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에는 1,210억달러, 2026년은 1,390억달러 규모로 각각 추정했다.
SEMI는 이러한 시장 성장을 AI를 위한 D램·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증가세에 따라 장비 투자액 확대를 주 요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국내 반도체 업체의 성적 역시 인공지능(AI) 경쟁력에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PC와 스마트폰, 가전 등의 판매가 부진하면서 레거시(범용) 제품 수요가 급감한 반면 AI 데이터센터향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우선 SK하이닉스는 흑자전환을 넘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미국 중심으로 대규모 AI 데이터센터가 구축되면서 초고압케이블, 변압기 등을 생산하는 전력기기 업계도 수혜를 입었다. 올해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AI 경쟁력에 따라 실적이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AI 시장 대응에서 경쟁사 대비 뒤처졌다는 평가와 함께 실적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공개된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에서도 암울한 성적표를 받아 올해도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1조1,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5조1,000억원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반도체(DS) 부문의 경영 악화를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올해 국내 반도체 기업은 글로벌 PC·모바일 수요 부진,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로 올해 상반기 더딘 성장이 예상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난해 3분기부터 초과 공급으로 하락 전환된 반도체 가격 흐름이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가격 하락은 고스란히 반도체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친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도 약한 수요 전망과 재고 증가 등으로 올해 D램 가격이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미 제재 돌파구로 중국은 저가 반도체를 쏟아내며 글로벌 반도체 단가를 끌어내리고 있고 미국은 삼성·SK가 강점을 가진 HBM마저 수출통제에 포함하기로 하면서 국내 기업들은 녹록치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과 대만은 미·중 갈등의 한가운데에 있는 주요 반도체 생산국으로 전략적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의 제재를 준수하면서도 중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유지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은 두 기업의 주요 매출원 중 하나로 규제 강화는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경기도 평택캠퍼스와 기흥 NRD-K를 비롯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및 첨단 패키징을 포함한 생산 공장에서 안정적인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올해 중순 가동 예정인 기흥 NRD-K에는 2030년까지 총 2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시설에서는 메모리,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등 반도체 전 분야의 기술 연구와 제품 개발이 활발히 이뤄질 예정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2030년부터 용인 국가산단에서 첨단 시스템 반도체 라인의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 내 반도체 투자 확대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부터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반도체 생산 공장에 추가로 새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패키징 시설과 함께 첨단 연구개발(R&D) 시설을 신축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이를 통해 테일러 공장을  미국 내 첨단 미세공정 R&D 중심지로 육성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청주 M15X 공장에서 D램 생산을 강화하기 위해 경기도 이천캠퍼스의 D램 공정 인력을 추가 배치했다. M15X는 SK하이닉스가 20조원 이상을 투자해 건설 중인 M15 공장의 확장 팹(반도체 생산시설)으로 HBM 생산이 이뤄지며 오는 11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이천캠퍼스를 HBM 및 D램 생산의 주요 거점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증가하는 HBM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낸드플래시 생산시설이 있는 청주 공장에 D램 생산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HBM 제품은 2025년 생산분까지 예약 판매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정부는 경기 용인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국가산업단지로 지정하며 반도체 산업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은 728만㎡ 부지에 대규모 Fab 6기와 3기의 발전소, 60개 이상의 소부장 협력기업 등이 입주하는 대형 국가 전략사업이다. 
국토부는 이번 용인 국가산단 조기 지정을 발판 삼아 산단조성 속도를 더욱 높이고 산단 정주여건과 인프라 개선 내용을 담은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특화 조성계획’을 마련 이를 통해 반도체 시장 활성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황금기 지속 국내 조선업, 올해도 호황 전망
트럼프 효과로 LNG선박 등 발주 증가 기대

슈퍼사이클(장기 초호황기)가 지속 중인 조선업계가 지난해에도 훈풍을 이어갔다.
지난해 국내 대형 조선업 3사는 13년 만에 동반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이는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와 고부가가치 선박 발주로 수익성이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올해도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 정부 출범과 함께 한·미 조선업 협력 확대가 기대되는 만큼 올해도 초호황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의 합산 영업이익은 2조1,747억원으로 집계됐다.
HD현대의 조선 부문 지주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08% 증가한 1조4,34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도 같은 기간 19.9% 늘어난 25조5,386억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5,027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2배 이상(115.5%) 증가했다. 매출액은 9조9,031억원으로 23.6% 늘었다. 한화오션도 지난해 2,37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3년까지 적자였던 한화오션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조선 3사가 동반 흑자를 달성한 건 2011년 이후 13년 만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가 늘면서 조선업 호황을 견인했다고 보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 감축하고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국내 조선업계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관련 선박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던 점도 이유로 꼽힌다.
올해 글로벌 선박 발주가 30%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 조선업의 슈퍼사이클은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및 인프라 투자가 확대하면 K조선이 강점을 가진 LNG운반선 수요도 덩달아 높아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LNG선의 수요가 11% 성장할 것으로 내다 봤다. 또한 원유 운송량 증가 및 노후선 교체 등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발주도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는 화석연료 중심의 미국 에너지 정책과 세계 각국의 경기부양책으로 인한 원유 수요 증가 등의 영향 때문이다. 국내 조선사는 2021년 이후 3년 만인 지난해 VLCC를 수주하며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해운동맹의 재편과 선대 확대 등을 통해 친환경 컨테이너선 등의 발주도 기대된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의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친환경 컨테이너선 도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 HD한국조선해양은 유럽선사와 LNG 이중연료 추진 엔진을 탑재한 친환경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약 3조7,160억원에 수주했다.
이와 함께 주요 경쟁국인 중국 1위 국영 조선사 중국선박공업그룹(CSSC)이 미 국방부 블랙리스트에 오른 점도 국내 업계 입장에서는 호재다. 아울러 세계 5위 해운사인 독일 하파크로이트는 1조7,000억원 규모의 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발주를 중국 조선사 대신 한화오션 수주를 검토하고 있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한국 조선업이 반사 이익을 얻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에너지 정책 등의 영향을 받아 LNG선과 VLCC 등에 대한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며 “LNG선의 경우 우리나라 조선사가 전 세계 물량의 80% 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올해도 주력 선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컨테이선에 대한 관망세는 지속되고 있다”며 “선대 확장, 탄소중립 대응이 필요하기에 신규 발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한편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선박 발주량을 4,930만CGT로 예측했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25.7% 감소한 수준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도 올해 신조 발주량이 전년 대비 28.8%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철강, 대내외 여건 악화로 침체 기조 지속 전망
美 관세 폭탄 여파 예의 주시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는 국내 철강업계의 시름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5대 대형 철강사의 매출과 수익이 일제히 감소했다. 주요 철강사 5곳(포스코홀딩스·현대제철·동국제강그룹·세아제강·KG스틸)의 지난해 잠정 실적과 IR 자료를 분석한 결과 5개사가 지난해 기록한 총영업이익은 3조1,009억원으로 지난 2022년 같은 기간(8조196억원)보다 61.3%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주요 수요산업인 건설업 부진과 중국·일본산 저가 철강재 공급 과잉, 판매가 경쟁 심화, 고환율에 따른 원가 부담 가중, 글로벌 환경 규제 및 설비 투자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별로는 현대제철의 지난해 매출이 2년 전보다 15.0% 줄어든 23조2,261억원, 영업이익은 80.6%나 감소한 3,143억원에 그쳐 하락 폭이 가장 컸다. 동국제강그룹 내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의 인적 분할 전후 합산 매출과 영업이익이 2년 만에 각각 26.6%, 72.1%씩 줄어든 5조6,912억원, 1,798억원으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이어 세아제강지주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익은 3조6,912억원, 2,250억원으로 전년보다 6.6%, 60.3%씩 감소했다. 포스코홀딩스의 경우 매출은 14.2% 줄어든 72조6,881억원, 영업이익은 55.2% 감소한 2조,173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규모 5위인 KG스틸은 전년보다 매출은 13.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8.8% 줄어 그나마 감소폭이 덜했다. 
국내 철강업계는 지난 2년간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지만 올해 전망도 암울한 상황이다. 이는 주요 수요처인 국내 건설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추가 관세 폭탄이 현실화 되면서 세계 각국의 보호 무역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달 초 중국에 대한 10% 관세 부과를 결정했고 이어 예고한 대로 미국에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임을 공식 발표했다. 아직 관세의 부과 방식이나 법적 근거 등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관세 부과 결정 자체가 글로벌 철강 업계에 미치는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국내 철강 업계도 연쇄적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관세 부과 조치가 무관세 쿼터제를 적용받고 있는 한국에도 동일하게 적용될지는 아직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현재의 쿼터 물량 263만톤에 추가 관세가 부과되는 방안을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8년 무역확장법 232조원를 철강에 적용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전 세계 철강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으나 한국은 협상을 거쳐 263만톤까지 무관세 쿼터를 적용받아 왔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결정에 대해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 한국 등으로부터 무관세로 미국에 들어오던 수백만톤의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해서도 관세율이 25%로 올라갈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번 관세 조치가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감소로 침체를 거듭하는 철강 업계에 더 큰 시련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에 접근하지 못하는 중국의 저가 철강 제품들이 유럽, 동남아 등 세계 각지로 쏟아져 나올 경우 한국산 철강 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이러한 대내외 상황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에서는 올해 저마다 생존 전략 수립에 분주한 모습이다. 먼저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인도와 북미 등 고성장·고수익 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해외사업 기회를 늘린다는 구상이다. 또한 탄소중립 분야에서 성과를 내보이고 설비 강건화 및 효율화로 구조적인 원가 혁신을 이뤄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특히 철광석 환원 과정에서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하는 ‘수소환원제철(HyREX)’ 기술의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3세대 강판 개발 등 고부가 기술력을 통해 글로벌 차(車)강판 공급력을 높일 방침이다. 더불어 유럽 영업실을 신설해 현지 판매 물량을 확보하고 통상 및 탄소규제 리스크에도 선제 대응하는 등 자동차 철강재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수익 중심의 사업체계를 강화하고 탄소중립 실행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전동화 및 에너지 소재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할 방침이다.
동국제강은 국내 건설사가 주요 수요처인 만큼 건설업황 회복 여부가 실적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 이에 제강 원가 절감 및 원가관리를 우선으로 급격하게 하락한 국내 단가를 보완할 만한 해외수요처를 지속적으로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동국씨엠은 미국 등 주요국의 관세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수출국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고부가 가치 제품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며 세아제강은 미국 내 제조 역량을 강화해 관세 및 쿼터제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고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정유,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셈법 복잡
美 관세장벽에 반사이익 기대

정유업계는 지난해 정제마진 축소와 국제유가 하락에 직면했다. 또한 중국을 포함한 주요 소비국의 수요 부진이 수익성 악화를 키웠다. SK에너지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37억원으로 전년(4,092억원) 대비 86.9% 하락했다. 에쓰오일(정유 부문)도 영업손실 2,45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 정유업계가 수출한 휘발유와 경유 물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한석유협회는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가 지난해 수출한 휘발유가 1억1,189만배럴, 경유는 2억166만배럴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1992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다. 고부가 제품인 항공유 수출량은 전년대비 3% 늘어난 8,826만배럴이었다. 지난해 전체 석유제품 수출 물량은 2023년보다 4.8% 증가한 4억9,045만배럴을 기록해 2018년에 이어 역대 2위에 올랐다. 다만 국제유가 하락 여파로 석유제품 수출액은 전년보다 2.9% 감소한 451억7,000만 달러(약 61조6,000억원)로 집계됐다. 이처럼 휘발유, 경유 수출량 최대치 기록은 지난해 글로벌 정제마진 약세로 경영 여건이 악화한 가운데 국내 정유사가 경질유제품 수출 확대로 돌파구를 모색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제품별 수출량 비중은 경유가 41.1%로 가장 컸으며 휘발유 22.8%, 항공유 18%, 나프타 8.1% 순이었다. 휘발유 수출은 전년보다 12.1% 늘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올해는 정유업계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대내외 환경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다양한 예측이 나오고 있다.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캐나다 원유에 대한 관세 부과로 국내 정유업계가 반사이익을 거둘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관세 장벽에 막힌 캐나다가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을 늘리면 생산 원가를 절감할 수 있고 정제마진도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캐나다·멕시코에 25%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원유를 비롯한 캐나다산 에너지에는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보복 관세를 공언한 캐나다는 물론 미국 정유업계도 관세 부과를 우려하고 있다. 캐나다산 원유를 사들여 정제하는 미국 업계 입장에서 원가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미국은 전체 원유 수입량의 60% 정도를 캐나다로부터 들여오고 있다.
반면 북미 정유업계와 달리 국내 업계는 원유 도입 단가를 낮춰 원가를 절감할 수 있고 정제마진도 개선될 수 있다는 이유로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미국은 세계 주요 경유 수출국인데 원유에 관세가 붙어 생산 비용이 늘어나면 판매 가격도 높일 수밖에 없다. 글로벌 경유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만큼 국내 업계는 비교적 싼 값에 들여온 원유를 정제해 비싸게 팔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특히 휘발유의 경우 미국은 수출 대비 수입 비중이 높다. 미국 업계가 원가 부담에 휘발유 생산량을 줄일 경우 수입량이 늘어 글로벌 판매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이 역시 국내 업계에는 호재라는 평가다. 뿐만 아니라 원유 수입 단가가 낮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캐나다 원유 업계가 미국 외 수출로 활로를 모색할 경우 중동이나 중남미 등 다른 원유 업계와 가격 경쟁을 펼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의 정유 부문 자회사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업계는 중남미로부터 원유를 수입하고 있어 이에 따른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메리츠증권 노우호 연구원은 “중동 두바이유와 품질이 유사한 캐나다산 원유의 아시아 수출 증가에 국내 정유사들은 도입 원가를 절감할 가능성이 있다”며 “원유 도입선 다변화와 상대적 원가 우위로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향후 국내 정유업계는 원유 가격 변동을 주시하며 추가적인 캐나다산 원유 수입도 검토할 전망이다.

석유화학, 보릿고개 시작되나?
사업 재편 등 불황타개 안간힘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지난해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까지 겹치면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지난해 1,3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2년 연속 연간 적자를 이어갔다. 롯데케미칼 역시 지난해 8,9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부터 3년간 누적된 적자만 2조51억원에 달한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도 1,21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 부문의 선전에 힘입어 적자는 피했지만 합성수지 사업의 실적 악화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4% 감소한 2,728억원에 그쳤다.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도 석유화학 시황 반등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글로벌 공급과잉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중국 내 공장 가동률이 70% 안팎이라 중국이 수요 회복 시기에 생산을 늘린다면 다시 시장상황이 나빠질 수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업계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 둔화에 제품 가격을 올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석화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 가격에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값)는 지난 2월 6일 기준 톤당 213달러로 손익분기점인 300달러를 밑돌고 있다. 원재료 가격 상승분도 제품가에 제대로 반영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대내외 환경에 기업들은 올해 일제히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지난해 초만 해도 4조원대 수준의 설비투자(CAPEX)를 계획했지만 올해는 2~3조원대로 설비투자를 유지하기로 했다. 롯데케미칼도 올해 투자 금액을 기존 계획 대비 4,000억원 축소한 1조4,000억원으로 정했다.
이와 함께 범용사업 비중을 줄이기 위한 업계의 자산 매각 작업도 이어지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노후화된 석유화학 공정과 범용 생산 라인 일부를 정리하고 편광판 소재 사업을 매각했으며 올해 역시 포트폴리오 재편을 지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무산됐던 파키스탄 법인 매각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보릿고개가 이미 시작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국내 석유화학 업황 전반이 부진한 상황에 처한 상황”이라며 “구조조정 외에도 비용, 운영 측면에서 효율성을 높이거나 제품 혁신을 검토하는 등 제로베이스에서 자구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자동차, 기저효과로 올해 소폭 성장 전망
하반기 구매여건 개선 예상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자동차 수출액이 2년 연속 700억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하이브리드차의 높은 성장세에 힘입은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자동차 생산량과 국내 판매 실적은 내수 부진 등 여파로 전년보다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6일 발표한 ‘2024년 자동차 산업 동향’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전체 자동차 수출액은 707억8,900만 달러로 전년보다 0.1% 줄었다. 글로벌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른 전기차 성장 둔화로 소폭 감소하기는 했지만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2023년(709억달러)에 이어 2년 연속 700억달러를 돌파했다.
산업부는 “글로벌 전기차 업계의 성장 둔화 등에도 하이브리드차의 높은 성장세에 힘입어 700억달러대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하이브리드차 수출액은 113억달러로 전년보다 45.8% 늘었다. 전체 친환경차 수출액(232억1,200만 달러)이 4.1% 줄어든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이와 함께 지난해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보다 2.7% 감소한 413만대로 집계됐으며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163만대로 전년보다 6.5% 감소했다. 산업부는 소비 심리 위축과 전기차 수요 둔화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다만 지난해 국내 친환경차 판매는 18.2% 증가한 65만대를 기록했다. 신규 판매차량 10대 중 4대는 친환경차인 셈이다. 하이브리드차는 2023년 대비 32% 증가했다.
한편 올해 국내 자동차시장은 경기둔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소비심리 회복을 제약하지만 금리 인하와 지난해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인해 소폭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대출규제 강화 및 경기둔화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 제약 등 비우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증가폭이 제한돼 전년대비 1.7% 증가한 162만대 판매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올해 글로벌 자동차시장은 전년대비 1.9% 증가한 8,587만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과 서유럽 등 선진시장의 대기수요 실현과 중국의 판매 둔화로 회복세가 약화됐다”며 “올해는 주요 시장에서 물가안정과 금리인하로 구매여건이 하반기로 갈수록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 알루미늄 관세 부과 조치로 인해 철강과 알루미늄을 많이 사용하는 자동차 업계에도 악영향이 불가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현대차그룹의 경우 한국에서 생산된 철강과 알루미늄을 미국으로 들여와 북미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 철강을 수입해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경우 원가 상승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부담으로 작용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알루미늄은 자동차 경량화 추세로 그 수요가 지속해서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