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이후 공사가 중단됐던 현대제철 당진공장의 B지구 3호기 산소플랜트가 최근 본격적인 가동을 목전에 두고 산소, 질소 등 잉여가스 수급업체로 중원산업가스(주)(대표 김기범)로 확정짓는 등 사업정상 및 유통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현대제철 3호기 산소플랜트는 산소 5만N㎥/h, 질소 3만N㎥/h, 아르곤 1천N㎥/h의 생산규모에 1만N㎥/h의 액화기가 가동될 경우 액체산소와 질소의 생산량은 월평균 1만톤에 이르며 日産으로는 3백30Ton 규모가 예상된다.
더욱이 2010년 1호기 고로공장이 준공될 시점까지 자가소화물량은 2만3천~2만4천㎥/h가량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현재 잉여가스 출하가 없는 A지구 산소플랜트의 생산량을 크게 상회하지 않고 있어 잉여가스의 대량시장유입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인근의 신일소재가 월생산량이 6천톤 가량임을 감안하면 현대제철의 플랜트 규모나 공급량 면에서는 가히 상상을 초월할 수 있는 규모로 판단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그동안 산업용가스업계는 잉여가스에 대한 평가가 분분해 왔다.
그동안 자가소비량 증감으로 인해 잉여가스 공급능력의 한계를 드러낸 포스코가 공개입찰형식으로 시장공급이 다소 자제되는 분위기를 나타냈지만 이미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산업용가스 전문제조업체들의 상용제품을 제외한 잉여가스의 시장유입은 뜨거운 감자일 수밖에 없었다.
시장가격 저하, 과당경쟁 방지, 시장지배강화, 자체물량 부족 등의 이유로 결과가 어찌됐든 간에 그동안 액메이커 4사를 중심으로 상당량의 잉여가스에 대해 자체 흡수 등의 노력을 보여 왔으나 자가생산량은 물론 잉여량 자체의 꾸준한 증가로 이미 유통량 조절 등에는 한계에 부딪혀 있다.
따라서 이번 현대제철 당진공장의 잉여가스 출하여부 및 수급업체에 대한 전문제조업체의 일반적인 관심 고조는 물론 상호 견제와 보완에 역점을 둘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인 셈이다.
이에 산업용가스 전문유통업체인 중원산업가스 등이 97년 1월에 당시 한보철강의 잉여가스 수급업체로 선정돼 잉여량의 시장유통을 다소 진정시키는 듯하다가 한보의 부도로 인해 지난 10년간 당진지역내 잉여가스 유통은 침묵의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강산이 변한 세월이 지난 지금, 또다시 현대제철의 잉여가스 공급은 불가피한 여건이 됐고 수급업체 선정배경에 대해선 알려진 바 없으나 그동안의 거래 성과와 백업가능성, 시장영향력 등을 고려한 Win & Win 전략의 하나로 중원산업가스 등과 거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국내 산업용가스시장에서 잉여가스가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이 10%가량으로 파악되는 상황에서 현대제철 산소플랜트의 가세로 더 많은 점유율을 확보하게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에 대해 일선 산업용가스충전소 등에서 잉여가스로 인해 빚어진 폐해를 지적하며 포스코, 동국제강 등에 출하가 인상 등의 조치를 통해 시장지배력 약화를 노렸으나 액메이커의 반독점 상태의 시장지배력을 견제하는 역할은 역으로 떨어뜨린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지난 수년간 각종 지면을 통해 잉여가스 시장유입에 대한 순기능과 역기능을 거론하고 논의해 왔지만 확실하고도 명쾌한 결론은 얻어 내지 못했다.
그동안 많은 충전소들이 잉여가스를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실행에 옮겨 봤지만 잉여가스가 가진 한계로 대부분이 중도하차하거나 막을 내렸고 이로 인해 액메이커 등 전문제조업체에게 마저 눈 밖으로 밀려나 원료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있었다.
명분상으로는 싼 값에 공급받아 수요처에 싸게 공급하고 시장을 확보하는 것은 당연한 시장논리다. 하지만 이로 인해 전체적인 시장에 파급돼 수익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저버리는 꼴을 만들었고 시장확보후 자체적인 거래조건의 변화에 따라 저가시장을 적정 수익시장으로 끌어올릴 수밖에 없는 여건에서는 자조섞인 후회만 있을 뿐이었다.
이번 추가적인 잉여가스의 시장 진입을 바라보면서 산업용가스인이라면 한번쯤은 그 기능에 대하여 다시금 생각을 정리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