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초 한국전력의 산업용 전기요금에 대해 2.1%의 인상을 발표한데 이어 산소, 질소, 아르곤, 아세틸렌 등 각종 산업용가스의 공급가격은 10~20% 가량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근거로 일부 제조업체는 이미 수요처 및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가격인상 시행안을 제시해 놓은 상황이고 산업용가스 충전·판매업계의 움직임도 제조업체가 제시한 가격인상에 따라 시중 유통가의 인상도 이를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가격인상은 산업용가스 제조원가의 50%에 달하는 전기료 인상뿐만 아니라 매년 5~10% 이상 상승하는 인건비와 IMF 직전인 10년전에 비해 2배 이상 치솟은 물류비 및 각종 물가상승요인을 감안한 것이라는 게 제조업체들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액 제조업체들의 매출과 순이익이 매년 10~30% 이상 급성장하는 상황이긴 하지만 대부분은 파이프라인과 온사이트 관리, 특수가스 및 부자재의 판매를 통해 나타난 결과로 액체가스의 마진폭은 오히려 적자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더욱이 매년 가격인상안을 내놓고도 어려운 경제상황에 제대로 집행하기 어려웠던 과거에 비해 올해의 가격인상 추진은 그동안 미뤄왔던 것에 대한 누적분을 포함한 인상보다는 계획대비 소폭인상이라는 주장이어서 이를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같은 제조원가의 상승요인과 제조업체의 인상안에 대해 충전·판매업계는 동종업체간 과당경쟁으로 인해 유통마진도 제대로 못 챙기고 있는 실정이어서 안팎으로 사업부진을 내심 걱정하며 한숨만 내쉬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매년초 의료기관을 비롯한 공사 및 민간기업들이 시행하는 각종 입찰경쟁에서 일단 따고 보자는 경쟁심리로 저가낙찰을 받은 경우 손해를 보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과거에는 저가로 낙찰받더라도 제조업체에 통사정을 통해 미력하게나마 거래선을 유지할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이마저도 어려워진 상황이어서 울며 겨자먹는 식으로 이익은 둘째로 치고 투철한 봉사정신(?)을 발휘해야 하는 입장이다.
현재 산업용가스의 가격구조는 제조공장의 설비(ASU, 파이프라인 등) 및 장비(탱크로리, 저장탱크 등)에 대한 감가상각비를 포함해 전기요금, 물류·인건비, 유통마진 그리고 안전관리비용 등이 포함돼 가격이 결정되고 있다.
그러나 제조업체와는 달리 충전업계의 경우 안전관리비용을 줄였던지 유통마진을 포기했던 지간에 실제로 공급되는 가격은 수요처별로 들쭉날쭉이다. 공급거리와 저장탱크의 자가소유 여부 등에 따른 보편타당성이 있는 가격산정이기 보다는 경쟁사에 대한 견제가 우선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공기의 분리공법으로 생산되는 산소, 질소, 아르곤은 원자재 및 재료의 가격등락이 높은 타 제조업에 비해 원재료비의 부담이 없어 외부적인 요인(수입재료가 변동 등)에 의한 가격변동률이 낮다는 것이 수요처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해 유통업체로서도 장점이 된다.
이같은 장점을 단점으로 승화(?)시키기보다는 자사가 공급할 수 없는 여건이 안된다면 타사도 할 수 없다는 자신감과 경쟁력 구축 및 동종업계간 신뢰감을 통해 아무쪼록 이번 가격인상 분위기가 만족할만한 성과를 가져다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