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는 식의 풀기 어려운 과제는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간한계의 지식싸움이다.
가스업계에서 이러한 지식싸움에 명쾌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기관은 다름아닌 행정기관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경기도 광주지역의 모충전소는 자사 충전시설과 인근 산업체와의 안전거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벌금통지와 함께 철거이전을 지시하는 행정처분으로 손쉽게 업무를 처리했다.
물론 해당 충전소는 이같은 어이없는 통보에 반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충전소측에 따르면 지난 2002년 설립당시 충전소 인근의 현황은 허허벌판으로 가스사업을 추진하기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굳이 안전거리를 확보할 이유가 없을 정도로 공간활용이 용이했었다는 것.
그래서 행정기관을 통해 사업내용을 신고하고 가스안전공사의 기술검토를 거쳐 설비를 완공, 완성검사를 비롯 모든 허가사항을 득하는 등 해당행정기관과는 업무협의를 최종적으로 완료했다.
하지만 그동안 모든 사업허가를 관장해왔던 행정관청은 자기들이 모든 것을 허락하고 왜 이렇게 했느냐며 뒤통수를 치는 결과가 빗어졌다.
이유인즉 충전설비 뒤편에 다른 공장이 들어서면서 안전거리가 부족하다며 이전권고와 과징금을 통고하는 등의 행정처분이 내려진 것이다.
이는 계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는 논리를 떠나서 지역내 중소기업의 발전에 협조해야 할 행정관청이 관할지역내 도시계획이나 행정관리에 대한 청사진도 없이 무분별하게 허가를 내주고 나서 문제가 되면 나중에 고치겠다는 발상임이 분명하다.
가스안전공사는 가스사업을 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기술적인 검토와 함께 최종적인 검사를 하는 기관이다. 그리고 행정관청은 이를 감독하고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허가권자다.
만일 충전소 설립이전에 타 사업체의 입주계획이 있었더라면 해당관청의 사전고지를 통해 기술검토를 재추진했을 것이고 설립이후라면 당연히 이를 감안해 기술검토가 진행됐을 것이라는 사실은 해당업체에 대한 과징금과 행정적인 처분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번 행정관청의 행위는 가스사업추진의 적정성과 당위성보다는 결과적으로 행정처분을 내리기 위해 유도한 상황에서 허가권을 남발한 쥐덫으로 옭아맨 행정처분으로 공직사회의 대표적인 탁상행정이라는 결론이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국가 및 행정기관들이 중소기업들의 사업협조와 지역사회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위에서 군림하며 어떻게 하면 자신들의 행정업무를 편하게 하면서 기업들을 골탕 먹일 수 있을까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지 않도록 책상 앞에서라도 끊임없이 고민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