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만에 찾아온 최악의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이른 아침에 방문한 세화하이테크는 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들어 다소 한산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더위를 잊은 직원들이 내뿜는 신선한 열기로 사무실 전체에 활기가 충만한 상태였다.
직원들과 간단한 수(手)인사를 나눈후 만난 김역암 대표에게 최근의 경기와 회사상황에 대해 다소 진부한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이에대해 “지금은 너나 할 것 없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운을 떼고 “현재의 사업장으로 사무실을 확장 이전한 이후 새롭게 출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내 자신과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또 “세화의 핵심아이템인 레규레이터는 경기호황으로 급격한 수요증대가 나타나지 않는 반면 불황으로 인해 수요가 크게 감소하지도 않는 제품”이라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품질의 제품을 꾸준히 공급한다면 올해에도 예년과 같은 20%대의 성장은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85년 첫발을 내딛은 세화하이테크는 일본 레규레이터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YUTAKA社(브랜드:Crown)의 한국 총대리점으로서 20여년 가까이 가스조정기 분야에 매진해온 자타가 공인하는 레규레이터 전문기업이다.
현재 반도체, 철강, 조선, 석유화학 등 국내에서 사용되는 모든 분야의 가스레규레이터를 보유하고 있음은 물론 가스의 압력과 유량제어에 필요한 모든 제품의 공급능력을 갖춤으로서 창업이념인 ‘excellent gas solution 기업’을 실현해냈다.
특히 세화는 악취가스용 레규레이터, 분석용 초소형 레규레이터 등 최신 제품을 누구보다 앞서 국내에 도입함으로서 국가산업발전에도 크게 이바지 하고 있다.
하지만 김 대표는 국내 최고수준의 다양한 제품라인업, 20여년의 관록 등이 자사의 최대 장점이기는 하지만 지금의 세화를 만들었고 미래의 세화를 이끌어낼 최고의 가치는 ‘고객과의 신뢰’라고 단언한다. 신뢰가 깨진 전문성과 관록은 사상누각(沙上樓閣)에 지나지 않는다는 신념 때문이다.
이같은 김 대표의 사업철학은 ‘빠르게 그러나 정확하게’라는 영업방침에 투영됐고 세화를 고객들이 귀찮아 할 만큼 많은 질문을 하는 업체로 만들었다.
사업초기에만 해도 제품의 가격만을 묻거나 가스의 종류와 순도, 사용처 등을 캐묻는 세화측 질문공세에 짜증을 내는 경우가 많았지만 실수나 오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자세에 만족과 신뢰감을 표명하는 고객들이 늘어났다.
현재 세화가 무려 1천여개사에 이르는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러한 변함없는 신뢰가 고스란히 쌓인 결과인 것이다.
한편 김 대표는 “레규레이터의 경우 크라운 제품만 1백여종이 넘을 정도로 용도가 다양하지만 아직도 많은 고객들은 가스용기에 붙어오는 액세서리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게 사실”이라며 “고객이 필요한 최적의 제품을 안전하고 신속하게 공급, 국가 산업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