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탄산시장업체들이 수년간 지속돼 온 사업부진이 지난해에도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액체탄산 및 드라이아이스를 생산, 공급하는 주요 탄산제조업체들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국내 최대 메이커인 태경화학을 비롯해 대부분의 업체들이 마이너스 성장에 허덕이는 등 보완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경화학(주)(대표 고윤석), 선도화학(주)(대표 이한용), 창신화학(주)(대표 배상도), 한유케미칼(주)(대표 박기흥), (주)동광화학(대표 최남호), 한국탄산(주)(대표 이강호) 등 탄산제조메이커 6개사는 지난해 총 6백51여억원(덕양의 탄산매출 제외)의 매출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조사 대상 업체 7개사 중 매출이 상승한 업체는 덕양에너젠과 선도화학, 순이익이 상승한 업체는 선도화학과 동광화학에 불과한 반면 태경, 창신, 한유 등은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기타 석유제품 판매가 주력인 동광화학도 전체적인 매출에서 소폭 증가와 순익증가가 있었지만 3억여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조사대상 7개사 중 매출과 순익이 함께 성장한 곳은 선도화학이 유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태경화학은 지난해에도 10억원 가량의 매출이 감소하는 등 4년 연속 매출하락세를 보였다.
태경화학은 탄산부문의 매출신장에 한계에 따른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울산의 산업용가스충전소인 동신에너텍 인수에 이어 모던산업가스와 MOU를 체결하는 등 각고의 타개책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갈수록 확대되는 탄산시장의 경쟁심화로 인한 단가하락이 문제가 되는 상황이다.
그동안 액체탄산 공동판매사업에서 기존 업체들과 갈등을 빚어왔던 덕양에너젠은 서산에 액체탄산 공장을 준공하면서 빙과 2사와 드라이아이스 공급계약을 맺는 등 기존의 드라이아이스 시장에 본격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매출 부양 효과를 올렸으나 실질적인 이익부분은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신화학도 지난해 72억원의 매출을 올려 2005년 75억원에 비해 약 3.5% 감소했고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어려운 시장여건 속에서도 창사 4년 동안 초고속 성장을 이룩해오던 한유케미칼도 지난해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전년도 92억원 가량의 매출실적은 78억원으로 감소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곤두박질쳐 순손실을 기록했다.
동광화학은 2005년 매출액 55억4천만원에서 지난해 55억2천만원으로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탄산사업부분에서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탄산제조업체들이 대부분 어려운 경영을 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선도화학만은 꾸준한 상승폭을 기록했다.
선도화학은 2005년 1백51억원에서 지난해 1백57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순이익에서도 6억원 가량 늘어 16억5천만원을 기록했다.
일부 업체들의 선전은 있었지만 이처럼 탄산업계의 부진의 전반적 요인은 생산량대비 수요량 감소와 가격 하락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무리한 경쟁과 자사 중심의 시장진출로 인해 시장에서의 탄산공급가격이 최근에는 사상 최악의 상황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채산성마저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각 업체별로 사업다각화 및 신규사업 추진을 위해 노력하는 등 개선의 여지는 남아있지만 무엇보다 대기업이 주도하는 시장구조로 돼 있는 탄산시장의 취약성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탄산의 원가를 제대로 분석해 적정가격을 받는 등 과당경쟁을 지양해야 하는 것이 탄산업계의 가장 큰 숙제로 여겨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