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수요처가 기존 공급업체인 충전소가 제품 생산을 위한 필수 소모품인 질소 공급을 일방적으로 중단한 사태에 대해 불만스러운 하소연을 얼핏 들은 적이 있다.
이유인 즉 지금으로부터 2년전 즈음에 인근의 충전소와 거래 중이던 이 수요처는 당시 신규로 시장파악에 나선 충전소와 접촉, 공급단가를 인하해 준다는 데 솔깃해 과감하게 거래처를 변경했다는 것이다.
이후 거래처 확보 목적으로 단가를 인하 공급해 왔던 충전소가 공급단가를 시장가격으로의 환원을 재차 요구함에 따라 수요처는 그동안 값싸게 공급받았던 경험을 토대로 또다시 인근 가스공급업체들에게 접근하는 등 가격동향 파악에 나섰다.
하지만 이미 가스업계도 제품원가와 물류, 인건비 등 각종 인상요인을 적용한 터라 기존 공급가격에는 접근조차 하지 못할 것이라는 업계의 입장표명에도 불구하고 기존 공급사를 배제한 체 또 다른 거래선 확보에 나서면서 갈등이 불어지게 됐다.
따라서 기존에 가스를 공급했던 충전소는 가격환원은 물론 거래대금마저 회피하는 상황이 되면서 거래중단을 선언했고 값싼 공급사만 찾아다니던 수요처는 공급사를 확보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수급에 차질을 빗을 수밖에 없게 됐다.
결국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상황을 가래로 막아야하는 사태를 스스로 빚은 수요처는 뒤늦게 제값을 준다며 공급을 호소하고 있지만 애써서 분란을 찾는 일에 미숙한 업계가 먹어야할 것과 먹지 말아야할 것을 분간한 이후라 자초한 어려움에 하소연만 늘어놓은 셈이다.
또 일부 수요처에서는 가스업계간의 과당경쟁을 약점으로 삼아 가스를 발주하면서 설비투자를 강요하는 사례도 많다.
사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사례로 인지되는 설비투자 강요건은 업계내부의 경쟁으로 인해 비롯된 것이긴 하지만 수요처가 이를 악용해 경쟁을 부추기는 양상이다.
이는 월 1백만원에 해당하는 가스를 사용하는 수요처가 2~3천만원에 달하는 저장탱크나 배관 등의 가스사용시설에 대한 투자요청은 물론 단가인하를 요구하는 사례다.
일부에서는 마지못해(스스로는 울며 겨자 먹기라고 하지만) 월 1백만원을 받고 3천만원을 선투자한 이후 이자 챙기기에도 급급하다. 결국은 점진적으로 가스공급을 통해 투자수익이나 감가상각을 정리해 나갈 수밖에 없어 최종적으로는 공급자나 수요자 모두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얼마 전에 모 방송에서 겉모습은 동일한 전자제품을 가지고 가격 차이에 대한 비교를 한 적이 있다. 인터뷰에 나선 모 제조업체 관계자는 “싼 값에 판매되는 제품과 정상제품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발언했다. 비유하자면 벤츠의 껍데기에 티코 엔진을 부착하는 양상이라는 설명이다.
시장경제의 활성화는 수요자와 공급자간에 동등한 입장으로 신뢰구축과 함께 안정공급이 수반돼야 상호간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좋은 것처럼 보여도 결국은 속빈 강정일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국가와 국민의 경제를 위한 노력을 보여주는 기업의 경제활동을 기대하는 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