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지난 호(통권 57호)에 보도한 수도권지역 중심의 신규 산업용가스 충전소 등장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가 영남지역 등에서도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대구·경북과 경남 서부권역을 사업영역으로 사업을 검토중인 부산의 I社가 경남 창녕군에 충전소 허가를 취득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경남 김해의 진영본산공단에도 지역내 판매업소인 Y社가 충전소 공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경남 고성에도 울산의 동덕산업가스가 충전장 및 물류기지 차원에서 대규모 부지를 확보하고 사업을 준비 중이며 충남 당진에는 케이에스지가 충전허가를 받고 이미 저장탱크 발주 및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충남 아산에도 이미 부지를 확보해 놓은 것으로 전해진 국제액체산소가 특수가스 용기의 내면처리 사업과 함께 충전장 건설을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아직까지는 풍문으로만 확산되고 있는 경기 용인·파주, 울산, 광주 등에서 판매업소들의 충전소 추진 움직임이 꿈틀거리고 있다는 제보다.
따라서 최근 수개월사이에 신규 충전소 설립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는 업체수는 10여개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중 3개소 이상은 이미 충전사업을 시작했다.
이같은 신규충전소의 급속한 등장은 그동안 액메이커의 주도로 액체가스 시장이 장악돼 왔던 상황에서 액메이커들이 지역내 자사 대리점을 보호하고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액체가스의 수급이 어려웠던 현실적 한계가 붕괴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수년간 각 액메이커들은 대규모 수요처를 대상으로 한 온사이트 플랜트의 수주와 맞물려 생산량이 급격하게 늘어났고 자가플랜트의 잉여가스 방출이 줄어들지 않는 상황에서 수요대비 공급량의 증가는 결국 잉여처분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앞으로도 울산, 당진 등에서 대형 가스플랜트의 등장이 예정된 상황에서 생산량 보다는 판매량에 대한 조급함이 앞설 수 있어 과거 액체가스를 공급받기 어려워 추진하지 못했던 판매업소들의 충전소 진입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규 충전소의 설립을 원천적으로 제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경쟁적인 입장에서 액메이커들이 자사 대리점 보호를 최우선 순위로 판단할 것”이라며 액메이커를 통한 신규업체에의 공급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부에서는 자유경쟁체제에서 공급요청을 거부하는 것은 불공정거래라고 하지만 동일한 사업영역을 가진 지역에 자사대리점을 추가로 만들어 대리점간 경쟁을 부추기는 것은 상도의뿐만 아니라 공급자의 의무를 저버리는 행위일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공급능력이 있는 중대형 충전소들이 영역확장을 위한 신규 충전소 추진이 두드러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적인 상황이 되고 있으며 판매업소들도 계속적으로 늘어나는 충전소들의 시장경쟁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한 하나의 방책으로 숙원사업으로서 충전소 진출을 꾀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결국 충전소의 증가는 판매업소의 설 땅이 줄어들 수밖에 없게 만들고 판매업소는 시장을 방어하기 위해서라도 충전사업에 진출하게 되면서 향후에는 시장유통구조가 3단계에서 제조·충전(유통)의 2단계로 줄어드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따라서 시장의 유통구조 변화에 대해 법적 또는 공급조정 등을 통한 강제적인 통제가 불가능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시장흐름에 대처하는 능력배양과 경쟁력 강화 그리고 업계의 자정이 요구되는 아주 중요한 시점에 도달해 있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