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불화탄소계 냉매시장 총 1천3백억원 규모
CFC 사양사업 전락, HCFC·HFC 등 수입의존도 절대적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여름철에 가장 많이 쓰이는 산업용가스 아이템은 무엇일까? 에어컨 없이 여름을 보내기가 어려울 정도로 보편화 되어있는 에어컨에 사용돼 보통 6~8월 3개월 동안 전체 수요의 50% 이상이 집중되는 냉매는 여름철 산업용가스와 관련한 첫 번째 아이템이다.
지난 2년간 유난히 더운 날씨와 더불어 올해도 무더운 여름이 예상돼 냉매시장은 예년보다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 국내 냉매시장은 환경규제 강화와 경쟁심화, 가격하락 등이 이어지며 좀처럼 활성화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본격적인 무더위와 함께 시작된 냉매 시즌을 맞아 CFC, HCFC, HFC 등 불화탄소계 냉매를 비롯해 급속한 발달을 하고 있는 자연냉매를 중심으로 국내 냉매시장과 각국의 냉매시장 현황을 살펴봄으로써 냉매업계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냉매란 넓은 의미에서 냉각작용을 일으키는 모든 물질을 가리키며 특히 냉동장치, 열펌프, 공기조화장치 및 소온도차 열에너지 이용기관 등의 사이클 내부를 순환하면서 저온부(증발기)에서 증발함으로써 주위로부터 열을 흡수하여 고온부(응축기)에서 열을 방출시키는 작동유체를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증발 또는 응축의 상변화 과정을 통하여 열을 흡수 또는 방출하는 냉매를 1차 냉매라 하고 단상상태에서 감열 열전달을 통하여 열을 교환하는 냉매를 2차 냉매라고 칭 한다. 그러나 기체사이클에 적용하는 공기, 헬륨, 수소 등은 1차 냉매로 분류하며 주요 2차 냉매로는 브라인 및 부동액 등이 있다.
냉매의 효시(嚆矢)는 1800년대 중반 냉동기계의 제작에 사용됐던 에테르(CH3CH2OCH2CH3)를 꼽을 수 있다. 이는 에테르가 기화할 때 다량의 열을 빼앗는 성질이 있음을 활용한 것이지만 높은 휘발성으로 인해 폭발의 위험이 높아 지금은 냉매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
1850년을 전후하여 에테르를 대체할 새로운 냉매의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암모니아(NH3), 이산화탄소(CO2), 아황산가스, 염화메틸, 이소부탄 등 무수한 물질과 혼합물들이 시험대상에 올랐다.
현대적 의미의 냉매는 1930년 제너럴모터스(GM)社의 화학자였던 Thomas Midgley박사와 Henne박사가 미국 듀폰社의 의뢰로 최초의 CFC계 냉매인 ‘R-21(CFC-21)’을 개발해냄에 따라 비로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같은 이유로 일부에선 이 때를 냉매의 본격적인 개화기로 보기도 한다.
당시 기적의 화합물이라 불렸던 CFC 냉매는 듀폰社가 1931년 ‘프레온(Freon)’이라는 상품명으로 전세계에 판매를 시작하면서 암모니아가 주종이었던 기존 냉매시장을 대체하며 최근까지 ‘냉매의 왕’으로 군림해왔다.
일반적으로 현재 사용되고 있는 프레온 냉매란 CFCl3, HCFCs , HFCs 등 3가지 종류를 통틀어 Dupont사의 브랜드명을 말한다. 프레온은 메탄계와 에탄계의 프레온족으로 탄소원자 이외에 수소, 염소, 불소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프레온을 구성하고 있는 원자들은 고유의 물성치를 갖고 있어 각 원자의 수에 따라 어느 정도 프레온 가스의 특성이 결정된다.
즉 수소원자가 많을수록 가연성이 강하게 되고 염소원자는 독성이 강해지며 불소원소는 화학적 안정성이 증대되는 등의 성질을 갖는다.
이러한 프레온 냉매가 세상에 처음 소개되기 시작한 것은 미국의 화학자들로부터 비롯된다.
1928년 Midgley박사는 가정용 냉장고에 비화염성, 비독성의 새로운 냉매를 찾게 됐다. 그 당시 사용하던 냉매들의 성분 구조를 검토해 본 결과 모든 원소들이 주기율표에서 상위에 있는 것을 알아냈다. 다시 말해 탄소, 질소, 산소, 수소, 황, 유황, 불소, 염소 등의 원소로 냉매가 구성된 것이다.
각 원소들의 결합구조에 따라 냉매의 특성, 활성도, 독성, 화염성 등이 결정된다는 것을 안 Midgley박사와 공동연구자인 Henne, McNary박사는 불소화합물에 관심을 갖게 됐다.
결국 불소자체에는 독성이 있지만 불소화합물은 비독성이라는 것을 고려한 R-21냉매를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이듬해 가을에는 R-12냉매를 합성, 1930년 미국화학학회에서 처음 소개했다. 이후 R-12가 산업현장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31년부터 본격화됐다. 그 후 프레온 냉매는 압축냉동 시스템에서 기타 다른 매체들을 압도적으로 누르고 시장을 점유해 왔다.
이러한 CFC계 냉매는 지난 50여년 이상 전세계 냉매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지만 오존층파괴, 지구온난화 등 지구환경에 심각한 위해(危害)를 끼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지난 87년 체결된 몬트리올 의정서에 의해 선진국은 96년, 우리나라를 포함한 개도국은 2010년까지 사용량을 전폐(全廢)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에 우리나라도 현재 정부가 매년 CFC의 국내생산량 및 소비량을 확정, 고지하고 있으며 지난 2000년 1월부터는 CFC를 포함한 특정물질들의 수출입 허가제를 시행하고 있다.
프레온 가스가 지구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 및 이에 관련된 기재가 가시화되자 수십년 동안 누려오던 그 영광도 이제는 옛 이야기로 듣게 되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