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를 넣기 위해 주유소에 가는 대신, 편의점을 찾아 ‘자동차용 전지’를 구매해 갈아 끼우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친환경적인 연료전지가 차세대 동력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기존 연료전지의 단점을 보완해 구동시간을 대폭 늘리는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지난 10월 9일 항공우주공학과 권세진·심현철 교수 연구팀이 연료전지로 구동하는 소형 무인비행기를 개발, 장시간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연료전지 무인비행기는 무게 2.5kg(연료전지시스템 750g 포함)이며 몸체의 폭은 1.5m, 길이는 80cm의 소형으로 500g의 연료를 싣고 10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다.
이는 2차 전지인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하는 기존 무인기 항속시간(40~60분) 의 10배에 달하는 것이다.
이 무인비행기의 연료전지 동력장치는 특히 소음이 없고 효율이 높으며 액상 수소화물(수소화붕소나트륨)로부터 순도가 높은 수소를 추출하기 때문에 기존의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크게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반해 미국 해군연구소와 조지아공대도 고압의 수소가스를 원료로 한 연료전지를 무인 항공기에 장착했으나 동력원인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낮아 짧은 시간의 제한적 임무수행만 가능했다. 또한 연료 보급에도 문제가 많았으며 연료 재보급을 위한 시설 등 운용상의 문제점도 산재해 있었다.
하지만 권 교수의 연료전지는 수소를 많이 생산할 수 있는 수소화붕소나트륨을 사용하기 때문에 연료가 떨어질 경우 수소화붕소나트륨을 녹인 물을 보충해 주면된다. 이에 대한 취급도 간단할 뿐 아니라 위험성도 없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연료로 사용된 수소화붕소나트륨은 산업현장에서 많이 쓰이고 있는 친환경적인 물질”이라며 “아픙로 효율을 좀 더 높이면 자동차, 향후 로봇 등의 전원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권 교수는 “기존 소형 무인비행기 동력원으로 사용되던 2차 전지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동력장치인 연료전지를 이용한 데 큰 의미가 있다”며 “무인비행기 임무의 한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