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 질소 등 산업용 고압가스 배관에 대한 안전관리 체계가 허술한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도시가스보다 그 위험성이 큼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안전관리만이 되고 있을 뿐 매설배관 위치는 행정당국조차도 파악하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가스안전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고압가스 배관 안전체계 확립을 위해 현재 도시가스에서 시행하고 있는 EOCS 제도를 고압가스 배관에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도시가스 배관 EOCS의 경우 무단굴착으로 인한 배관파손에 인명·재산피해가 끊이지 않아 사고예방 책의 일환으로 제도화 된 것으로 이를 통해 매설상황 확인절차가 간소화돼 시행 이후 확인신청 건수가 5.2배 증가하는 등 무단굴착으로 인한 타공사 예방에 큰 도움이 되는 제도로 평가 되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노영민 의원은 지난 2월에 발생된 경기 화성의 질소배관 파손 사고와 관련 “관련법안 미비로 인해 그동안 우려되어온 다른 공사로 인한 사고의 고압배관 사각지대가 현실로 드러났다”며 조속한 대책을 촉구했다.
노의원은 고압가스 배관의 경우 규제완화로 인해 고압가스 안전관리법·내 가스사고 통보의무가 삭제된 상태이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해도 대외적인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해당업체가 사실을 공개하기 전까지는 사고사실을 확인할 수 없어 구체적인 피해규모와 예방대책 조차 마련하기 힘든 상황이라 지적했다.
따라서 노의원은 도시가스보다 위험성이 큰 암모니아와 염소 등 독성가스가 주를 이루고 있는 고압가스 안전관리 장치가 전무한 상황과 관련 현재 도시가스에서 운영하고 있는 EOCS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간공인검사기관과 전문검사기관의 부실에 따른 보완책 시급
이광재(대통합민주신당)의원은 민간가스검사기관에 대한 가스안전공사측의 관리 허술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 의원은 “가스안전공사가 민간 검사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도·확인 결과, 절반 이상이 최하 등급인 D등급을 받아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가스안전공사가 최근 실시한 LPG용기 전문검사기관 22개, 고압가스용기 전문검사기관 11개, 특정설비 전문검사기관 11개 등 총 44개 전문검사기관을 대상으로 검사업무에 대한 지도·확인 결과, 전체 35개 전문기관 중 55%인 24개소가 최하등급인 D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민간전문검사기관의 장비 노후화에 따른 검사 부실로 인해 대형 가스사고의 우려가 높은 것은 물론이고 검사기관간 과당경쟁에 따른 검사 부실화로 가스안전관리에 구멍이 우려된다”고 지적하며 현행 시스템을 유지하더라도 관리감독의 강화 등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우제항 의원은 “냉동공조협회와 대한냉동협회 등 일부 검사 분야는 이해당사자인 협회가 검사를 수행하면서 단 1건의 부적합도 없었다”며 현행 제도자체의 문제점이 있다고 질타했다.
ISO인증사업 과연 실효성 있나?
특히 이날 김성조 의원은 “감사원이 지난해 정부산하기관 경영혁신 추진실태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바 있고 올해 5월에 가스안전공사에 대해 ISO 인증사업을 폐지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으나 공사는 3년이라는 계약 기간을 이유로 이 사업을 지속해 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민간기관이 우선적으로 진출한 분야에 대해 우월적 지위에 있는 공사가 참여한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이상열 의원 역시 ISO인증사업이 2000년부터 2005년까지 무려 11억8천7백만원의 누적적자가 발생한 반면 2006년에 와서야 1천8백만원의 흑자를 내는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의원은 또 인증업체를 유치하기 위해 피검업체가 인증기관을 전환할 경우 심사일수나 비용을 조정해 주는 변칙적 마케팅까지 벌였다며 질타했다.
이밖에 조정식 의원은 공사가 他에너지기관 또는 기업에 비해 직원 급여수준 등이 열악해 수익사업 차원에서 ISO인증사업에 진출했으나 전혀 성과가 없는 만큼 존속 여부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ISO인증사업에 대한 여러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이헌만 가스안전공사 사장은 “ISO인증사업에 참여한 것은 수익을 내기위한 목적만이 아니라 대형 가스사고 발생에 따른 대책의 일환으로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측면임을 이해해 달라”며 이 사업이 초창기 지속적인 적자후 지난해 첫 흑자를 기록했으며 감사원과의 협의 등을 거쳐 사업을 지속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혀 ISO인증사업을 포기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이밖에 이번 가스안전공사 국감은 ‘KS인증 수입 가스용품의 검사체계 개선 문제’, ‘올해 가스사고의 증가원인과 대책마련’, ‘안전관리자 정기교육 재도입 필요’, ‘시공감리와 안전검사 등 검사업무 수행 부적정’, ‘LPG거래상황 보고제의 실효성’ 등에 대한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졌으나 이날 국감에서는 재래시장 가스시설개선과 ISO인증사업에 대한 가스안전공사 측의 사업포기 종용 문제 등이 전체 질의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