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소마케팅의 역사
국내에서 산소가 산업용이나 의료용이 아닌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본격 선보인 것은 지난 96년 미국과 캐나다에서 탄생해 97년 국내에 상륙한 ‘산소방(Oxygen Bar)’을 그 효시로 볼 수 있다. 물론 이전에도 고순도 산소나 설악산, 칠갑산 등 청정지역의 공기를 담은 일명 산소캔이 시판되기도 했지만 홍보부족으로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다.
이후 건설업계가 산소방의 바통을 넘겨받아 코오롱건설의 ‘O2-빌’ 등 산소공급시스템을 갖춘 고급형 아파트 건설이 늘고 있는 추세이며 실내 전체 공간을 위한 공기청정기, 냉난방기, 가습기 등에 산소발생기를 부착한 제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이 외에 직접 사용하는 사람에게 국부적으로 산소를 제공하기 위해 전기스탠드, 뇌파발생 배게, 헤드셋, 맛사지용 스팀기, TV, 자판기, 트레드밀, 유아보육기, 캡슐침대 등에 산소발생기를 결합시킨 가전제품 시장에서도 산소마케팅이 주목을 받고 있다.
관련제품의 국내 특허출원 동향을 살펴보면 1984년부터 2004년(공개건)까지 총79건(흡입 기준)이 출원되었는데, 2000년까지는 전체 출원건수가 총16건에 불과했으나 2001년부터 출원이 급증하기 시작하여 2004년까지 총63건으로 전체 대비 79.7%에 달한다. 이는 2000년을 전후로 시작된 웰빙 바람을 타고 호흡환경에도 웰빙에 대한 요구와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출원인별로는 내국인의 출원건수가 73건으로 전체출원의 92.4%를 차지하여 외국인(영국, 일본, 미국, 독일)에 비해 훨씬 많은 출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내국인 출원 중 옥시큐어, 바이오텔, HES, 대우일렉트로닉스, 웅진코웨이 등 25개 국내기업의 출원건수가 52건이며, 개인출원도 21건으로 나타났다.
종래에는 주로 의료용으로 사용되던 산소발생기가 최근에는 생활환경에서 산소부족 현상을 해결하여 건강을 추구하고자 하는 요구가 커짐에 따라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유형의 산소시장이 생겨나고 있으며 성장 가능한 미래 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미래의 산소시장에서 앞선 기술력으로 경쟁력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산·학·연의 공동연구를 통한 우수한 특허기술 및 더욱 다양한 제품의 개발이 요구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산소에 대한 학계 및 산업계의 집중적인 연구가 진행되면서 기억력·사고력 증진, 숙취해소, 다이어트 등에 탁월한 효능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며 “산소를 활용한 생활필수품의 등장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며 산소공급시스템도 주거시설은 물론 독서실, 도서관, 강의실, 학원, 사내 휴게실, 피부관리실, 스포츠센터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특히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산소산업의 확대는 미래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수소와 함께 타 연료가스에 비해 상대적인 무관심속에서 지내야 했던 산업용가스 업계를 일거에 산업 주도세력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해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산소관련 산업이 이같은 성장가도를 달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극복해야할 난관도 만만치 않다. 아직까지 한국인의 정서상 산소는 일반 공기와 동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공기는 돈을 지불하고 살 만한 가치가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산소 공급으로 인해 효과가 나타난다 해도 심리적 요인으로 치부해버리는 소비자들의 고정관념도 반드시 넘어서야 할 장애물의 하나이다.
이는 중국의 경우 대입수험생들이 시험 직전 산소봉투를 사서 마시는 문화가 일반적이고 미국·유럽 등지에서는 운동후 피로회복에 도움을 주는 ‘스포츠산소’ 시장이 기반을 잡은 것 등과는 상반되는 국내의 특수성이다.
또한 그동안 국내 산소 제조. 취급 업체들이 이미 시장이 형성된 산업용과 의료용 분야에만 관심을 두고 신수요 개발이나 효능연구를 상대적으로 도외시했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외국에선 어느 정도 정착단계에 있는 산소방이 국내에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는 것이나 산소캔이 호기심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1회성에 그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국내 산소시장은 지난 2000년 1천억원대 규모였지만 매년 급성장해 산업용 및 의료용을 제외하고도 지난해 약 7천8백억원 규모가 됐다. 몇 년 안에 1조 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과거 환경오염이나 스트레스 등 건강이라는 이미지를 중심으로 펼쳐졌던 산소마케팅의 초점도 이제는 생수와 같은 생활필수품으로 전이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등 선진 각국에서는 ‘에어마케팅’(air marketing)이 비교적 일찍부터 활성화됐지만 우리나라는 2000년 무렵 산소발생기 산업이 시작된 이후에도 기대와 달리 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생수나 공기청정기가 자리를 잡은 것과 마찬가지로 생활수준이 더 높아지면 산소산업은 크게 각광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근 의료용 산소발생기 시장의 빠른 성장은 이를 잘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호흡기 환자에게 적용되는 산소요법은 의료보험에 해당돼, 산소관련 시장은 2002년 약 27억5천만 달러 수준에서 매년 6.5% 성장, 올해는 37억7천만 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산소에어컨, 산소음료, 산소화장품 등의 시장까지 고려할 경우 생활용 산소시장은 폭발적 성장서을 보이진 않겠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허청에 따르면 2001년 1백억원 규모였던 산소발생기 시장규모는 최근 방문판매 등을 제외하고 약 4백억원 규모로 증가, 연평균 26% 가량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소발생기 관련 특허출원도 증가세를 보였는데, 2000년 이전까지 출원된 산소발생기 특허가 총 46건에 불과했지만 2002년 80건, 2003년에 73건을 기록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