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명의 길동무가 같은 목적지를 향해 길을 나섰다. 하지만 이들의 목적지가 같을는지는 몰라도 가는 방법 자체는 너무도 확연하게 틀렸다.
여비가 떨어지자 정의와 떳떳함보다는 자신을 속이면서까지 도둑질을 선택하는 친구, 창피와 안면은 뒷전이고 우선 살고보자며 구걸하는 친구 그리고 앞뒤를 재가며 자신의 신분만 고집하며 도둑질도 구걸도 하지 않는 친구.
그렇지만 이들은 이와 같은 우여곡절 끝에 목적지에는 무사히(?) 당도하게 된다.
과연 이들이 걸어왔던 길을 정확하게 되돌아보지 않은 상황에서 누가 현명하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인가?
여러모로 생각해볼 수 있는 사례다. 첫 번째 친구는 범죄를 저질렀다. 하지만 완전범죄를 통해 자신의 사리사욕은 분명하게 챙겼다.
그리고 약간의 죄의식이 있었지만 목적은 달성했다는 것을 중요하게 여길 수 있다.
두 번째 친구의 경우는 허름한 차림새로 온갖 손가락질과 모진 풍파를 거쳐 왔지만 그 역시 개처럼 벌어서 정승같이 살자는 주의(主義)로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세 번째 친구는 어떠했을까? 마음만은 떳떳했지만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최악의 상황을 견뎌내긴 했지만 목적에 도달했다는 안도감만이 위로받을 수 있는 근거였을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자. 또한 앞서 나열한 친구들의 이야기에서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자는 것이 이번 칼럼의 핵심이다.
과연 앞의 사례처럼 죄의식속에 사로잡혀서 나머지 삶을 살아가는 것이 올바른지? 아니면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살 것인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면 가난하더라도 떳떳하게 나머지 인생을 영위할 것인지는 각자 소신대로 판단해야할 일이지만 주관없는 모호한 기준이 아닌 스스로의 명확한 개념정리가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된다.
재물만이 성공의 기준이 될 수밖에 없는 물질만능주의의 사회적 현실 속에서는 가치판단이라는 것은 더욱 흐려질 수밖에 없지만 앞으로 살아가는 것 또한 어떠한 방법으로 무엇을 위해 살아갈 것인지는 스스로 해결해야할 것이다.
다만 이번 칼럼에서는 몇 가지 기준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세 가지 사례를 들어 설명한 것일 뿐이다.
이와 함께 자신의 주위에 세명의 친구가 있다면 그중 하나는 스승이요 또 하나는 불필요한 존재일 수 있으니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우선적으로 결정하고 서로간에 도움이 되는 친구를 쫓아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창출해내는 지혜로운 선인(先人)이 되기를 바란다.
결국 가져야할 것과 버려야할 것은 극명하게 구분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판단에 의존하게 되지만 ‘고생끝에 낙(樂)’이 아닌 주변환경에 따른 ‘불행의 말로(末路)’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