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내적수준에 ‘감탄’
‘Cryogen Expo 2007’ 참관…희귀가스 제조에 관심 집중
세계 최고의 초저온 기술을 자랑하는 러시아에서 관련기술의 유통과 보급을 위해 마련된 ‘Cryogen Expo 2007’이 지난 11월 13일부터 4일간 전시주관사인 ‘Mir-Expo’주최로 모스크바에 위치한 MOSCOW 센터(hall No 70)에서 개최됐다.
‘Cryogen-Expo 2007’은 초저온 관련 업체 및 가스 업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특별무역전시회로써 초저온 관련 기술과 설비를 사용한 Cryo-Engineering 생산자들과 가스관련 업체들이 참가해 초저온가스와 관련한 국제시장 동향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러시아, 독일, 프랑스, 미국, 이탈리아, 슬로바키아, 체코, 터키, 네덜란드, 스위스, 영국, 우크라이나 등 12개국에서 60여개 초저온관련 설비, 장비 및 희귀가스 제조업체들이 참가한 이번 ‘Cryogen Expo 2007’은 한마디로 작지만 알찬 전시회로 평가됐다.
모스크바의 최대 전시장내 70번째 홀에 마련된 전시규모는 첫눈에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오밀조밀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으나 참가자들의 대부분은 있을 건 다 있고 깊이있는 상담을 나눌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됐다고 설명했다.
본지는 러시아 모스크바에 초저온시장 동향파악과 기술습득을 위해 처음으로 Cryogen Expo의 현장을 찾기 위해 지난달 14일 제조, 충전 및 장비업체 관계자들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5박6일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러시아(Russia)라는 다소 생소하면서도 언어의 불편함이 더욱 긴장감을 갖게 하는 나라. 참관단 대부분이 첫 해외출장에 나서는 것과 같은 들뜬 마음으로 장장 9시간 40분간 구름위를 달린 끝에 내려다본 지상의 풍경은 온통 눈으로 뒤덮인 白色美學이 펼쳐졌다.
6시간의 시차적응을 위해 뜬눈으로 지새운(?) 기내생활에도 아랑곳없이 모스크바 도착 직후 곧바로 여정을 풀었음에도 불구하고 눈만 초롱초롱. 잠깐 조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가 눈을 뜨면 한국시간으로 익숙해진 생체리듬이 현지시간을 무시하고 어둠만 느끼게 했다.
이튿날 호텔조식을 간단히 마친 참관단 일행은 호텔을 마주한 대평원(?)에 위치한 전시장을 찾았다.
눈덮힌 설원의 나라를 실감하며 미끄러운 길을 조심스럽게 이동해 당도한 전시장의 입구는 모두를 놀라게 할 만큼 “요게 뭐야?”라는 외마디가 나올 만큼 초라하고 한적한 모습에 이내 실망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전세계를 누비며 각종 전시회를 다니면서 화려하거나 요란하고 복잡했던 광경만 경험해왔던 터라 이같은 전시규모에 익숙하지 못한 참관단은 실망감을 표출하는 게 자연스러울 정도였다.
하지만 결과는 ‘이것이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으로 전환시키는데 걸리는 시간이 불과 10여분이 지나지 않았고 양적인 규모나 외모보다는 질적인 내적평가를 우선하게 만들었다.
전시장의 위치상 동유럽. 그것도 과거 공산국가의 대명사로 인식됐던 구소련에서 영하의 날씨를 체감하며 전세계 산업용가스업계 관계자들이 굳이 이곳을 찾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Cryogen Expo 2007’의 내실을 다지는 기회의 전환점이 됐을 것으로 분석됐다.
더욱이 영어의 사용도 불편할 정도로 러시아어에 충실한 출품사들의 배려도 영어권 국가의 출품과 참관을 어렵게 해 세계적인 성장의 발목을 잡는 이유로 작용했을 것으로 판단되기도 했다.
아무튼 우리 일행은 자체 일정도 있고 해서 걸음을 재촉해 업체별 카탈로그 수집과 장비 및 희귀가스 제조업체들과의 상담 등 짧지만 나름대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참관단 일행중 일부는 계약단계에 이를 정도로 짧은 시간내에 필요한 비즈니스를 확보하고 추가적인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는 성과를 내보이기도 했다.
공산국가시절 러시아는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화학전 및 군수품 제조 등을 위한 기초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여기에 사용되는 소재로서 초저온 가스의 개발과 기초지식의 확보 등에 상당한 위치에 올라있다는 평이다.
하지만 당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며 시장을 제대로 구성하지 못하는 한계성이 우주항공 및 초전도 등 기초기술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개발과 정보교류 등이 모자라 제조와 사용은 비교적 탄탄하게 구축돼 있으나 수출·입을 총괄하는 유통과 소매 등에는 상당히 미흡한 수준이다.
각자 둘러보고 상담하면서 둘러본 전시장에서 참관단의 시선을 붙잡았던 부스는 주로 러시아내에서 희귀가스 제조업체 및 초저온 장비 및 설비업체들이었으며 제품전시보다는 카탈로그나 모형 그리고 포스터 전시가 많아 오히려 최근 자료수집에 어려운 여타 전시회보다 알찬 모습이었다.
이번 ‘Cryogen Expo 2007’에 참가한 초저온가스 기술업체로는 우리나라에도 활동중인 에어리퀴드, 린데, 테일러와튼하스코, 크라이오스타, 차트, 크라이오제닉 인더스트리 등과 러시아 업체인그라시스, 크리온, 레어가스인터내셔날 그룹, 테크니컬 가스, 크라이요텍, 아이스브릭크 등 다소 생소한 업체들이 제품홍보 및 상담에 열을 올렸다.
이 업체들의 주요 전시품목으로는 초저온 설비를 비롯해 액체 천연가스, 액체질소와 연료부품, 제논, 크립톤, 네온 등 희귀가스, Micro-Cryo-Engineering 및 헬륨, 진공, 냉장고와 압축기 설비, 의료용가스 장비 등이 전시되거나 홍보됐다.
또한 일부업체는 저온학 기술이 적용 된 야금학과 기계공학, 음식처리, 화학, 운송 등에서 응용한 수요분야 섹션이 마련되고 의학적인 적용이 필요한 저온에서 도량형학, 에셈블러, 보조장치, 제어시스템, 소프트웨어 등이 카탈로그를 통해 참관객의 이해를 도왔다.
끝으로 적극적인 노력과 관심으로 우리나라 산업용가스의 발전을 위한 세계 기술 및 정보습득의 기회를 좀 더 자주 접할 필요성을 피력하며 다소 아쉬움을 남기게 한 이번 Cryogen Expo 2007이 여느 전시회 참관보다 뿌듯한 시간을 보냈다는 안도감에 위안을 삼았다.
모처럼만의 좋은 일정을 통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세계화의 물결속에서 초저온(산업용)가스 관련기술에 대한 체험을 몸소 느낀 참관단 일행은 또다른 장소에서 또다른 관련기술의 신정보 습득을 기약하며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마지막 여정을 위해 상뻬제르부르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찬란했던 러시아 문화의 보존과 산업기술의 발전을 한껏 체험하고 돌아오는 인천행 비행기는 순식간에 몰려든 피로감과 무사히 모든 일정을 마쳤다는 긴장감의 해소 등으로 인해 또다시 시차적응을 위한 노곤함에 빠져 나름대로 편안한 휴식공간이 될 수 있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