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PDP 등의 꾸준한 성장세로 헬륨(He), 제논(Xe) 등 희귀가스의 수요가 전세계적으로 매년 급성장을 하고 있는 가운데 헬륨에 이어 일부 희귀가스의 공급파동이 심각하게 진행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헬륨 공급량의 부족은 향후 5~10년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제논은 물론 PDP 봉인이나 할로겐전구 등에 사용되는 크립톤(Kr), 네온(Ne) 등도 조만간 공급부족 현상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제논의 경우 공급가격이 6배 이상 치솟고 있으며 조만간 10배 가까운 가격인상도 불가피하다는 게 수입공급사들의 입장이다.
더욱이 현재 Air Liquide, Praxair, Linde 등 세계적인 메이저 제조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희귀가스 제조플랜트의 생산량이 수요대비 턱없이 부족한데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는 이들 회사의 일방적인 가격책정에 무방비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남아프리카 공화국 Sansol에 위치한 ASU로부터 공급되는 원료가스에서 연간 3백만ℓ의 제논 사업권을 갖고 있는 에어리퀴드의 경우는 전세계 공급량의 47%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경쟁사 대비 시장지배력에서 독점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어찌보면 메이저 제조업체에 우선권이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공급량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우월적 지배라고 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이는 추출할 수 있는 원료가스의 풍부한 자원이 널려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논을 얻을 수 있는 ASU들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크립톤, 제논 등은 대규모 ASU플랜트를 통해 대부분 다른 희귀가스와 기타 0.0000001%에도 못미치는 여타 가스와의 혼합가스로 추출된 부가물질로 분류된다. 이렇게 생산된 원료 혼합가스는 가스정제기로 보내져 순수한 크립톤과 제논으로 거듭나게 된다.
그렇다고 모든 ASU에 산소, 질소, 아르곤 등을 제외한 원료 혼합가스의 추출장비를 혼재하도록 되어 있진 않다. 게다가 혼재된 추출장비의 기능조차도 원료 혼합가스 비율중 크립톤과 제논이 10:1의 비율로 혼합되어 공급되기 때문에 정제기와 설비 구축에 막대한 비용이 추가된다.
결국 산소기준의 10만N㎥/h 생산능력을 가진 ASU플랜트가 운영될 경우 제논의 제조능력은 0.0435㎥/h 밖에 얻을 수 없기 때문에 투자대비 채산성이 떨어져 제조의 가능성을 희박하게 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현재 대규모 플랜트를 보유한 세계 유수의 메이저급 가스회사는 제외하고는 생산 자체가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지난 90년대 희귀가스의 중요 생산지인 러시아도 유통에서 일익을 담당하고 있기는 하지만 국방, 우주항공 산업 등을 위해 대량 비축했다가 CIS, 우크라이나 등의 연구소에만 공급해 왔다.
하지만 구소련의 붕괴 후 제논의 가치제고가 진행된 후 대량 판매가 진행되면서 현재 Rare Gas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2개의 제조공장에서 연간 약 2백40만ℓ의 제논이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PDP, 액정, 엑시머레이저 등의 분야에서 사용되고 양적 규모도 갖추고 있는 것이 네온으로 향후 가장 큰 성장주라고 말하고 있지만 희귀가스 제조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상대적으로 단가가 가장 높은 제논이다.
제논은 앞으로 전자·반도체부문과 관련해 300mm의 메모리공장에서 육뷸화에탄(C2F6)과 함께 이용하는 드라이에칭 프로세스로의 응용과 MEMS에서 드라이에칭으로 XeF2이라는 불소계 화합물에 이용되는 등 2가지의 신규 수요가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 세계 각국이 앞 다퉈 연구를 진행중인 우주항공산업에서 각각 연간 2만ℓ이상의 수요가 예상되는 동시에 반도체나 기타 분야에서의 수요도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이같은 현상으로 인해 당분간 수요대비 공급부족은 불가피할 것으로 나타나 우리나라에서도 각 수요처나 수입·공급사들의 재고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