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의 미항(美港)이자 석유화학산업단지가 오밀조밀하게 잘 구축되어진 여수의 낮과 같은 밤풍경은 삭막할 것이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아름다운 미지의 세계로의 연결통로 같은 느낌을 준다.
이로 인해 오가는 사람들에게서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동시에 이곳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에는 기름 냄새보다는 성실함과 깔끔한 입맛으로 구수함을 전달해 올 것만 같다.
이런 느낌을 안고 찾아간 식음료용 CO2 제조공장인 태경화학(주) 여수공장(공장장 이재수)의 설비와 기계소리는 외국행진곡의 번안처럼 느껴지게끔 한다.
지난 1983년 원료가스 수급을 확정하고 첫 공장가동에 돌입한 후 20여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에도 여전히 산업의 역군으로서 맡은 역할과 소임을 다하고 있는 태경화학 여수공장은 현재 日産 4백90톤의 액화탄산을 하루도 빠짐없이 생산해내고 있다.
총 13,342㎡부지에 CO2 컴프레서와 NH3 컴프레서가 연실 가동중인 여수공장의 액화탄산 저장능력은 500톤형 4기와 380톤형 2기 등 총 2,760톤이며 드라이아이스 제조용 100톤형 유압프레스 6기로 하루 1,500개(30kg)를 생산·출고하고 있다.
여수공장은 현재 호남석유화학 EOG 공장과 에어리퀴드코리아로부터 원료가스를 공급받아 자체공정을 거친 액화탄산을 보유중인 15~19톤형 탱크 트레일러 13기를 통해 남부지역의 조선·중공업 등에 안정공급의 선두주자로 소임을 수행중이다.
특히 식음료용 액화탄산의 정확한 공급을 위해 고순도 유지장치를 별도로 부착하고 전용 저장탱크 등 설비를 갖추는 등 식품첨가물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내부노력을 통해 이미지 쇄신에도 앞장서고 있다.
또한 계열사인 백광소재에 임대한 수산화마그네슘(Mg(OH)2)도 100톤을 생산해 내고 있는 등 명실 공히 다변화, 다품목을 이룬 국내 최대 규모의 탄산제조공장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공급량 부족현상의 도래에도 불구하고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가격하락과 판매부진을 이유로 공장가동률이 저하되고 있어 한창때와 달리 평균 재고량을 2,000톤이상 유지하며 관리모드로 전환시킨 실정이다.
이를 총괄하는 이재수 공장장은 탄산업계에 입문한지 30년을 훌쩍 넘긴 업계의 베테랑으로 천연덕스러운 소탈함과 함께 모가 나지 않은 과묵한 성격 탓에 직원들을 통솔하고 이끌어가는 수장으로서의 한결같다는 게 주변의 평이다.
하지만 그도 기억하기 싫은 슬픈 사건을 들먹일 때면 잠시 침묵을 이끌어 내며 내면을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한번은 공장의 전기부설 작업중에 1차 전원인 22.9kV에 직원이 감전당하는 사고가 발생해 의료기관에서 극단적인 판정에도 불구하고 기적적으로 회생해 정상생활이 가능해 졌다는 것이다.
지금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회상이라도 할 수 있지만…이라며 말문을 연 그의 가슴에는 묻어두고 싶지 않은 사연이 하나 있다. 2002년 당시 사회생활을 막 시작하려던 하나 뿐인 아들을 교통사고로 인해 곁을 떠나보내야 하는 심정은 모든 생활을 자포자기로 만들 정도로 어려웠던 시간을 보낸 아픔을 안고 있다.
이제 슬픔을 딛고 여수공장의 전성기를 재창출하고자 쉬임없이 노력하는 이 공장장은 국가 산업경제의 활성화를 기대하며 공장의 모든 설비가 쉴새없이 가동하고 웃음과 활기가 넘치는 공장과 회사의 분위기를 엮어가기 위해 계속 뛰어 간다는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