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올해 펼쳐질 새정부의 정책들과 관련해 국민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과연 새로운 정부는 무섭게 추격해오는 중국과 앞서가는 일본 사이에 끼어 국가경제의 근간인 첨단 산업의 경쟁력이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소위 샌드위치코리아 위기론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이는 7% 경제성장률,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강국을 주 공약으로 내세운 이명박 정부의 커다란 숙제 가운데 하나다.
아울러 초고유가·OPEC 고유가 정책 등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의 증대로 인해 수요국의 에너지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 속에 새 정부의 에너지 관련 정책 또한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해외에너지 의존율이 97%에 달하고 석유소비량 세계 7위에 해당하는 우리나라의 현실로 미뤄 볼 때 차기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무엇보다 중요한 사안이다.
이명박 당선자의 “강력한 첨단 디지털산업 육성책을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구조로 빠르게 변환 하겠다”는 산업정책 의지와 더불어 차기 정부에서 집중 육성할 것으로 확실해 보이는 에너지 분야와 관련한 에너지 정책조직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는 않고 있으나 연관이 큰 지구온난화와 관련해서는 확실한 전담부처를 만들겠다는 것이 차기 정부의 계획이다.
애초부터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외친 이 당선자 측은 산자부장관과 서울산업대 총장을 지낸 핵심 경제브레인 윤진식 씨를 필두로 에너지·자원 독립부처 보다는 현재의 조직을 유지하면서 필요한 업무분야에 대해서만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란 예측과 산자부의 산업 정책 기능을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 등 분야 및 업종별 산업 육성 부처와 통폐합 시킬 경우 에너지·자원 분야를 별도 부처로 놔둘 것이란 등 갖가지 추측들이 나돌고 있다.
현재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에너지·자원 쪽도 최근에는 대부분 민간 주도로 사업이 추진되는 만큼 최소한의 공적 기능이 필요한 부분은 준정부기관이나 공기업 성격의 책임 운영 기관으로 내보내고 정부 차원의 지원 및 육성 기능은 일반 산업 정책 분야와 마찬가지로 조직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상태이다.
이 당선자의 대략적인 에너지정책 기본 틀을 살펴보면 우선 기후변화협약과 고유가 기조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에너지정책을 강화하는 한편 저소득층 지원 등 에너지복지를 확대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아울러 동북아에너지협력 등 참여정부에서 확대된 에너지 외교를 극대화하는 한편 에너지를 환경과 연계해 범국민적 공동대응에 나설 수 있도록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계획이다.
에너지 가격 체계 전면 재검토
차기 정부의 에너지 정책 중 무엇보다 주목되는 점은 에너지가격체계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수요자 측면에서 에너지가격을 다루고 시민단체, 정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가칭 ‘에너지가격체계 조정위원회’를 한시적으로 운영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논의만 계속돼 온 도시가스, LPG, 석유, 석탄, 전기 등 에너지원별 가격제도를 전면 재조정 할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이와 관련 유가 상승으로 국민 부담이 지나치게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 세계 최고 수준인 유류세를 10% 인하한다는 계획이다. 유류세 인하로 인한 연간 2조9천억원 정도의 국세수입 감소는 예산 10% 절감을 통해 보전하도록 할 예정이다.
특히 유류가격 상승으로 다른 에너지 경쟁력이 크게 향상된 점을 반영하도록 한다는 방침으로 서민용 연료인 난방용 등유, 프로판가스의 특소세를 폐지해 저소득층의 부담을 완화하고 유통비용을 절감해 저소득층의 부담을 줄여주는 한편 사회복지시설 및 저소득층에 대해 고효율기기로의 전환을 지원하며 연탄가격 인상분에 대한 가격지원 또한 눈에 띄는 개혁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열병합 설비에 대한 전력산업기반기금 지원을 폐지해 여유분을 에너지 복지를 위해 쓰도록 할 예정이며 주택용 일반용 가격 인하 및 전기요금 누진 단계 및 누진율도 완화할 방침이다.
신재생에너지 육성과 에너지 자원 확보
원유가격 상승하게 되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동반 상승으로 이어져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에너지 절약과 신에너지 확보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 기업들의 신수종산업 분야로 각광을 받은 지열, 태양광, 풍력, 수소연료전지, 바이오연료 등 ‘신재생에너지 기술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과감한 정부 시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가고 있다.
실제 이 당선자는 이같은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을 집중 지원해 2012년 관련 기술을 선진국 수준에 근접시키는 한편 환경 에너지산업을 경제성장의 새로운 축으로 삼겠다고 공약을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차기 정부는 도로교통 혼잡에 따른 에너지 낭비를 막기 위해 지능형 교통시스템(ITS)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한편 소형차와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확대할 예정이며 압축천연가스(CNG) 차량 운용 확대, 바이오연료 사용 확대 등의 에너지 절감책을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또 경쟁력 있는 자원개발 전문기업을 육성하고 해외유전개발의 직접 투자를 적극 지원해 2007년 현재 3.8%의 자주개발률을 배 이상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경쟁력 있는 자원개발 전문기업의 육성을 통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새로운 수익창출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에너지 고효율 기술 및 제품 개발 지원
차기 정부는 또 제조업체의 에너지 효율개선 투지비용의 세액공제를 확대해 기업들의 초기 신재생에너지 설비 구축비용을 줄이고, 그동안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기조가 방향을 잡지 못하고 흔들렸던 것을 불식시켜 시장에 불확실성을 제거해 꾸준한 투자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건축물 및 가전제품의 에너지 효율 개선에 시장 메커니즘을 도입하고 에너지 다소비 산업에 대해 세금 정책과 자발적 협약을 연계한 효율 개선 프로그램을 추진할 예정이다.
에너지 외교 대륙으로 다변화
이명박 당선자는 그동안 에너지 도입경로를 해양에만 의존하고 있던 관행을 탈피해 대륙으로 다변화하는 ‘에너지 실크로드’를 추진할 계획이다.
기본 계획은 중앙아시아의 자원부국인 아제르바이잔,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과 러시아의 동시베리아/극동-중국-한국을 연결, 중앙아시아의의 BTC(Baku-Tbilisi-Ceyhan), CPC(Caspian Pipeline Consortium)의 송유관과 중국-중앙아시아와 논의 중인 Kazak-China 송유관, Turk-China 가스관, 중국의 West-East가스관, 러시아의 동시베리아 가스·송유관 등의 연계를 추진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동북아 에너지수요국협력체(IEA)를 창설해 1단계로 동북아발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한·중·일·미간의 협력체를 구성하고 2단계로 거대 에너지 수요국의 에너지 확보 전략 및 배타적 행동에 대한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에너지 확보차원에서 러시아와 및 주변국들과의 협력구축은 물론 러시아를 통해 북한경제협력도 추진한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편 국가안보 차원에서 에너지 전략도 적극적으로 모색하게 된다. 각기 추진되던 안보, 환경, 산업·기술 정책과 에너지 분야의 연계 강화를 통해 단기적인 위기 대응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국가 에너지 경쟁력 제고를 동시에 추구하게 된다.
에너지와 환경정책의 연계를 강화해 교토의정서 등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사회 전반의 공동대응체제를 수립하고 도로 중심의 물류시스템을 개선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