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세월이 무색할 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지난해는 충전업계가 온갖 구설수와 불신 그리고 특별한 성과없는 노력이 부각됐던 시기였다는 생각이다.
특히 신규업체의 등장을 이유로 가격현실화가 어렵다는 말과는 달리 그동안 노력해 온 신뢰구축의 미숙이 매출부진과 이익창출을 이루지 못한 주된 이유가 아니었는가하는 판단이다. 이에 매년 부각돼 왔던 가격현실화와 시장안정화는 지난해 말까지 노력대비 뚜렷한 결과를 낳지 못한 채 상처만 남기고 말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수도권에 3개 충전소가 신규로 들어섰던 반면 영호남에 3개 충전소가 영업을 시작하는 등 6개 업체가 늘어난 것을 제외하고는 시장판도에 큰 무리수가 없었던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진을 울부짖어 왔던 충전업계의 지난해 결산은 대체로 전년대비 성장세를 구가했다는 지적이다.
일부 충전소의 경우는 지난해 특수가스 및 장비 등 부문별 사업추가 구상을 통해 사업다변화를 추진해 평년작을 웃도는 소득을 얻었던 반면 수도권 지역의 일부 충전소는 수요처의 이전 및 제조업 부진 등으로 인한 수요의 자연감소가 발생돼 단순 충전사업만으로는 그다지 사업적인 이득을 챙기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전국에 산재된 충전소는 2백30여개소. 이중 30여개소는 충전소 규모라기보다는 판매업소에서 산소 등 단일 품목에 대해 저장탱크를 설치하고 충전, 공급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70~80여개소는 지역 및 수요개발의 한계 등으로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어 실질적인 충전소로서 경쟁력을 갖춘 업체는 1백여개소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와 함께 중대형 충전소의 경우 인수합병을 통해 규모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지역내 마찰은 불가피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출혈 입찰경쟁을 벌이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어 그동안 쌓으려 했던 신뢰마저도 깨지는 듯한 조짐이 드러나 업계의 파행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특히 이들 충전업계는 수퍼마켓식 다품목을 지향하며 영업을 벌이면서 손실과 이득의 엇박자를 통해 사업을 유지하는 경향이 많아 향후에는 손실부분을 버리고 매출보다는 이익을 창출하는 방안을 연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쪽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다른 한쪽으로는 벌어 손실분을 메운다는 판단보다는 각 업체별로 분업화와 품목별로 전문화된 사업전개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올해는 현재 활동중인 조합 등 각종 이권단체를 통한 사업조율과 시장안정화를 위한 공동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충전업계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점에 대해서 상위업체인 액메이커들을 통해 조율과 통솔의 기대를 갖기도 했으나 충전업계를 통한 액체가스 시장에 대한 매력이 점차 수그러들고 있어 어떻게 하든 충전업계는 자생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공동의 대책이 없는 한 시장잠식도 우려되는 상황에서 약육강식의 경제논리에 따른 파장은 개별 기업의 파멸보다는 도미노식으로 진행되는 위협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올해 뿐만이 아니라 향후 지속적으로 충전업계가 사업추진을 위해 염두에 둬야할 것은 업계내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라는 것이 공통된 생각이다.
판매제품의 차별화가 없는 상태에서 독자적인 수요개발도 없고 감정만 대립되는 양상은 결국 시장 유통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지는 동시에 수익성 감소로 몇몇 기업들의 도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小貪大失은 전체를 악으로 내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무조건 나아니면 안된다는 고집은 벗어던지고 향후 되돌아올 수 있는 부메랑을 견지해 경쟁업체에 대한 협조와 이해 그리고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본지가 누누이 강조하는 제안은 아직까지도 액체가스 수요의 미개발·미개척 분야가 남아있다는 사실이다.
가격경쟁력과 취급불안 등을 이유로 화학약품에 밀려 접근조차 못하고 있는 수질개선 분야나 환경분야만 보더라도 사회적인 분위기와 영업전략의 조화를 이끌어낸다면 수요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특히 요즘과 같이 많은 충전업체가 자체적으로 탱크로리 등 운반수단을 운용중인 상황에서는 이를 이용한 영업은 액메이커에 전적으로 의존해 왔던 과거와는 달리 충분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산업용가스 설비 및 장비업종>
신규 사업부문 개척과 설비투자증가에 호황 비춰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가스관련 업종의 각종 투자는 가스의 수급조절과 관련해 매년 과잉투자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시의적절한 가스수요의 등락으로 비교적 수급균형을 이루고 있다.
미래 경제의 불투명성으로 신규 설비투자가 주춤했던 과거와는 달리 새해에는 경제회복의 기대와 함께 수요처를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투자와 보수 등으로 설비업계의 사업전망은 밝은 편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대표적인 공약인 경제활성화에 대한 기대와 함께 주요 대기업들의 투자계획이 잇따라 발표되는 상황이어서 각 분야별 기업들의 투자도 동반될 것으로 예상돼 액메이커를 위시한 충전소 등 주변 업체들이 동반 투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따라서 하청에 하청을 잇는 중소업체들의 가스사용부분에 대한 설비와 장비 투자가 예상된다.
실제로 삼성그룹은 25조원까지 국내외 투자를 확대키로 했으며 현대·기아차그룹도 현대제철과 자동차 등을 포함해 11조원의 투자계획을 확정지었다. 디스플레이, 정보전자소재 등에의 사업확장을 계획중인 LG그룹도 투자계획을 10조원 가량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SK그룹은 에너지, 화학분야의 고도화 시설 개발과 신규사업 개발 등에 주력하면서 8조원을, 국내 최초의 도심내 수소스테이션을 완공환 GS그룹과 한화그룹, 롯데그룹 등도 1~4조원 가량으로 전년보다 투자규모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내 대기업들이 가스수요가 많은 석유화학, 반도체, 에너지 등 관련산업의 집중적인 투자계획은 관련가스업계의 동반투자를 일으키며 설비업종들의 발빠른 대처와 움직임이 강력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와 함께 설비·장비업계는 전세계적으로 고갈과 환경파괴 등 수많은 숙제를 안고 있는 에너지문제가 집중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진행되면서 설비나 장비 개발도 불가피해 이들 연구단체들과의 컨소시엄이나 파트너쉽을 통한 영역개척도 필요할 것이다.
현재 전국에서 활동중인 설비·장비업체는 1백여개소를 훨씬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중소업체를 포함해 실질적인 사업이 가능한 업체는 50여개소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더욱이 가스충전·유통업체가 직접 설비면허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으나 자가 사업을 위한 부분인 만큼 설비·장비 투자를 통해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는 각 단위지역별로 5개 업체 이내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 각종 실린더와 초저온용기 등 가스용기 제조․판매업체와 초저온 저장탱크, 충전장비 사업체 등과 연계해 공동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설비업체를 손꼽는다면 30여개업체인 것으로 추정된다.
용기 및 저장탱크, 레규레이터 등 단순 장비판매사업의 경우도 신규업체의 시장진출과 수요처의 신규투자 움직임에 따른 영업확장이 가능할 수 있지만 가스업체간 경쟁에 따른 시너지효과도 충분히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수십년간의 연구개발의 결과로 선진국의 제품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우리나라 가스관련제품의 기술력은 수준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일본, 중국, 인도 등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는 기회도 잦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경기저점 통과라는 국내 경제회복의 신호와 함께 이 업종에 대한 희망적인 생각을 갖게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