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형성된 국내 산업용가스 업계의 새로운 기류중 하나가 바로 판매업소의 충전소 업태전환 및 신규 충전소 설립 바람이다.
특히 지난 2007년에는 중부 이북지역에 신규 충전소들의 설립이 봇물을 이루는 한해로 평가 받고 있다.
이는 충전소들이 경쟁타파와 매출증진을 해결하기 위해 판매업소들이 담당하고 있었던 중대형 거래처로 영업력을 확장함에 따라 나타난 현상으로 판매업소 입장에서는 단순한 규모 확장이 아닌 생존을 위한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셈이다.
이미 지난해 88종합가스, 백영종합가스, 신일가스 등이 만든 SLG가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간 것을 필두로 충남당진에 KSG가 사업개시를 신고 했으며 경남 고성에도 울산의 동덕산업가스가 충전장 및 물류기지 차원에서 대규모 부지를 확보하고 사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광주에 합동가스와 전남 광양의 한일종합가스가 사업을 본격화함으로써 각 지역내 충전업계의 경쟁력 강화에 억지 노력을 부추기고 있다.
이와 함께 충남 아산에도 이미 부지를 확보해 놓은 것으로 전해진 국제액체산소가 특수가스 용기의 내면처리 사업과 함께 충전장 건설을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신규충전소의 급속한 등장은 그동안 액메이커의 주도로 액체가스 시장이 장악돼 왔던 상황에서 액메이커들이 지역내 자사 대리점을 보호하고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액체가스의 수급이 어려웠던 현실적 한계가 붕괴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수년간 각 액메이커들은 대규모 수요처를 대상으로 한 온사이트 플랜트의 수주와 맞물려 생산량이 급격하게 늘어났고 자가플랜트의 잉여가스 방출이 줄어들지 않는 상황에서 수요대비 공급량의 증가는 결국 충전소가 잉여처분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올 한해에도 울산, 당진 등에서 대형 가스플랜트의 등장이 예정된 상황에서 생산량 보다는 판매량에 대한 조급함이 앞설 수 있어 과거 액체가스를 공급받기 어려워 추진하지 못했던 판매업소들의 충전소 진입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충전소의 증가는 판매업소의 설 땅이 줄어들 수밖에 없게 만들고 판매업소는 시장을 방어하기 위해서라도 충전사업에 진출하게 되면서 향후에는 시장유통구조가 3단계에서 제조·충전(유통)의 2단계로 줄어드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4. 특수가스 신증설 증가
굳이 중요성을 설명하지 않더라도 특수가스가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최일선에서 업계성장을 진두지휘하고 있음은 산업용가스인이라면 누구나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해마다 특수가스 시장의 성장은 누구나 예상한 결과일 뿐 놀라운 뉴스거리가 아니지만 지난 한해 특수가스 시장이 산업용가스 시장 전반에 미친 영향을 빼놓을 수 없기에 또 한번 이슈로 선정해 본다.
삼성 아산, 탕정공장 등을 중심으로 파주, 구미 등의 지역내 특수가스 수요특수는 지난 몇 년간 산업용가스에 유일한 행복거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특수가스는 매년 고성장을 이어왔다.
특히 지난해 해외 다국적 산업용가스 관련기업과 국내 기업들의 설비투자 증가 및 품목 다변화와 같은 사업적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선 지난 5월 고순도 암모니아(NH3) 생산업체인 코아텍이 경기도 평택공장에 이어 CI2 및 HBr 생산라인을 갖춘 안성공장을 준공하며 본격적인 특수가스 업체로의 도약을 맞이했다.
한국은 삼성탕정과 LG 파주 효과로 인해 늘어나는 특수가스의 수요로 인해 전세계 특수가스 신규수요를 주도하는 등 아시아 특수가스 시장의 30% 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외국기업들이 투자에 혈안 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이에 일본의 특수가스메이커인 쇼와덴코(昭和電工)가 한국법인으로 한국소화화학품(주)를 설립, 지난 6월 안성가스센터를 준공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으며 세계적인 화학기업 솔베이플루오르사의 자회사인 솔베이케미칼도 지난 7월 온산공장 내에 K2공장을 준공하며 불소(F2)를 비롯해 육불화황(SF6), 불화요오드(IF5), 용융제 등을 생산·공급하기 시작했다.
솔베이케미칼의 이같은 움직임은 삼성과 LG 등 국내 전자·반도체 업체들의 대대적 신규설비투자와 그에 따른 막대한 불소계가스 신규수요를 잡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메티슨트리가스가 충남·아산시와 MOU를 체결하면서 한국 내 연구 및 생산시설 확대를 결정하는 등 지난한해 해외 특수가스기업들의 한국시장 투자 확대는 봇물을 이뤘다.
국내 특수가스업체들 중 원익과 아토의 기업분할로 새로운 회사명인 탄생한 원익머트리얼즈는 SDG와 초고순도 아세틸렌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하며 그동안 외국에서 정제과정을 거쳐 수입돼왔던 반도체 공급용 고순도 아세틸렌의 국산화 가능성을 열기도 했다.
또한 NF3 생산 선두주자인 소디프신소재의 경우 이미 연간 1천7백톤 규모의 생산공장 증설을 마쳤으며 특히 올해 SiH4 생산에 박차를 가하며 큰 폭의 매출성장을 이뤘다.
NF3 생산 후발주자인 효성은 지난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가며 일단 해외 수출에 치중하고 있다.
한편 지난 11월 후성은 울산화학의 특수가스 생산라인을 인수하면서 NF3 생산규모 증설 및 C4의 상업생산, WF6, C4F6의 생산설비 준공 등 특수가스 생산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냉매 관련 친환경 대체재 개발을 가속화하기도 했다.
5. 헬륨, Rare가스 공급 파동
지난해 국내 헬륨시장은 세계 대부분의 헬륨 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미대륙 가스전에서의 생산량 감소와 카타르와 알제리 등의 새 가스전의 기계적 결함과 폭발사고 등 양대 폭풍에 맞서 고전분투 해야 하는 가히 역대최악이라 불릴만한 상황에 처했다.
여기에 기존 헬륨생산 기지의 노후화 또한 심각한 헬륨파동을 부추기는 원인이 됐다.
이로 인해 PKC, APK, BOCK, ALK, MS가스 등 5대 헬륨수입·유통업체들은 전세계 헬륨수요가 지속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1년 내내 수급조절과 파동극복이라는 과제를 안고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만 했다.
먼저 2007년의 전세계적 경기침체 영향 속에서도 LCD, 광섬유 등 전자·반도체와 의료용(MRI) 등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공급 물량 부족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매년, 매분기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려왔던 헬륨 수입량이 지난해에는 2000년 수준으로 급락했고 상반기 수입량도 전년에 비해 크게 하락해 헬륨가격이 40% 가까이 오르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이로 인해 일부 산업현장에는 헬륨대비 가격에 10%도 미치지 못하는 수소를 공급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기도 했으며 이로 인해 안정성 우려가 지적되기도 했다.
이번 파동으로 인해 헬륨 제조공급사는 미국정부의 전략물자로 분류된 헬륨에 대해 불가항력 조항을 내세워 대대적인 공급제한을 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상당기간동안 이번 파동사태가 수습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헬륨 공급량의 부족이 향후 5~10년을 내다 볼 수 없는 상황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제논은 물론 PDP 봉인이나 할로겐전구 등에 사용되는 크립톤(Kr), 네온(Ne)등의 Rare가스도 지난해 가격인상과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2007년 연말 기준으로 제조공장 설비점검 등의 장기화로 인해 제논의 경우 공급가격이 6배이상 치솟는 등 Rare가스 대부분의 가격이 폭등했다.
이는 세계적인 메이저 제조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희귀가스 제조플랜트의 생산량이 수요대비 턱없이 부족한데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이들 회사의 일방적인 가격책정에 무방비로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으로 인해 당분간 수요대비 공급부족은 불가피할 것으로 나타나 국내에서 각 수요처나 수입·공급사들의 재고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상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