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내 경제 살리기에 전념하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출범으로 경제·산업계가 온통 들뜬 기분으로 신규투자 감행, 대중소기업간 협력 무드조성 등 사업 추진에 적극성을 띠고 있다.
그러나 세계 경제의 흐름은 각종 원자재 및 유가 폭등 등이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의 경제는 희망적이라는 게 기업들의 반응이다. 아니 스스로 경제회생의 분위기를 상승시키려는 노력에 더 적극적인 듯 하다.
이러한 가운데 세계적으로 철광석, 밀 등 대표적인 원재료의 가격인상과 함께 우리의 사업터전인 산업용가스도 생산원가 및 물류비 인상 등으로 공급가격 인상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사실 가격현실화 조정이라는 말이 더 맞을는지 모른다.
과거 산업용가스업계는 지속적으로 늘어만 가는 신규 업체의 등장과 함께 시장을 확보하려는 저가경쟁에 휘말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없는 가격을 형성해 오고 있다.
이런 탓에 수요시장의 확대에 따른 공급량과 매출은 증가했지만 이익은 줄어드는 양상으로 이어지다 보니 경영부실은 물론 업계내부의 갈등이 반복돼 불신의 폭만 증가해 왔다.
이 와중에 일부 수요처의 경우는 공급자의 눈치만 보다가 저가경쟁을 부추기는 사례도 나타나 서비스는 서비스대로 제공하고 그에 걸맞는 대우는 아예 생각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액메이커들은 자사 이익을 우선해 무조건 강행이라는 가격인상 조치를 단행, 산소, 질소, 아르곤 등을 비롯 수소, 탄산 등의 공급가격이 10~15%가량 인상돼 시장가격을 형성해 내고 있다. 결국 실제 이익이 되지 않는 수요처와 매출을 내치더라도 내실을 다지겠다는 경영의지가 현실화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알짜배기 찾기를 실현한 셈이다.
과거처럼 품목별로 나열해 놓고 한쪽에서 벌어 손해를 입은 쪽을 메운다는 경영정책보다는 돈안되는 것은 버리겠다는 의도가 다분히 있다.
반면에 자칭 업종내에서 샌드위치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충전업계는 조합 등을 통해 자성을 촉구하며 저가경쟁을 자제하자는 분위기를 띄우고 있지만 수적인 면에서 경영방식이 다른 전체를 커버해 내기란 어려운 실정이다.
더욱이 품목별 차별화가 부족한 가스공급자 입장에서는 수요처에 대해 정당한 요구나 당당한 모습을 표출하기가 어려운 점도 공동이익 추진에 대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기업의 이윤추구는 당연한 경제논리다. 이제는 과거의 행동양식을 과감히 벗어버리는 행동과 의식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시 말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버릴 것은 버리는 미래지향적인 대안을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수요처에 대해 각종 설비의 대여료 간접 추징, 매입가 인상에 따른 도미노식 인상 등으로 부족분을 채우는 것이 기업경영상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결론적으로 당장 눈앞의 이익에만 연연해서 구태의연하게 매입·매출에 대한 계산기만 두드릴 것이 아니라 의무수행과 함께 그동안 누려보지 못했던 권리도 되찾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