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운송수단중 가장 빠른 것은 단연 항공기다. 하지만 산업용가스업체들은 해외로 제품을 수출할 때 대부분은 선박을 이용한다. 비용도 비용이거니와 안전상의 이유로 고압가스를 항공기에 싣는다는 것 자체가 까다로운 절차로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수송해야할 가스가 유독성가스라면 두말할 나위도 없다.
하지만 앞으로는 산업용가스도 항공운송의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일본 타이요니뽄산소(TNSC)의 자회사인 미국 특수가스제조업체 메티슨 트리가스가 업계최초로 산업용가스, 그것도 유독성가스의 항공운송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메티슨은 최근 “유명 반도체 장비 및 재료제조업체 ATMI社와 공동으로 자사에서 생산된 유독성 화합물반도체용 특수가스인 아르신(AsH3)을 고압실린더(모델명: SDS®3-Arsine)에 충전한 채 미국에서 한국으로의 항공운송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역사적 도전이 이루어진 것은 지난 1월17일로서 화물수송기 ‘아틀라스 폴라(Atlas Polar)’호에 실린 아르신실린더가 일리노이洲 시카고를 출발, 우리나라의 인천국제공항에 안착했다. 지금까지 유독성가스는 미 교통국(DOT)의 가이드라인에 의해 항공운송이 엄격히 금지돼 왔기 때문에 아르신이 항공기에 실린 것과 항공운송에 성공한 것 모두가 업계 최초의 기념비적 사건이다.
양사가 항공운송의 꿈을 처음 키우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5년이다. 당시 개발된 SDS®3 실린더가 열악한 비행조건에서도 확고한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견고하게 설계됐음을 확신한 양사가 이를 들고 DOT의 문을 두드린 것. 이후 DOT는 2년여에 걸쳐 세밀하고 철저한 테스트를 펼쳤고 결국 얼마전 SDS®3 실린더에 한해 ‘Division 2.3 Zone A’로 분류된 물질을 항공운송 할 수 있다는 특별허가를 내줬다.
메티슨의 Jerrold Sameth 부사장은 “이번 쾌거의 가치는 단순히 산업용가스의 항공운송이 가능해졌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난 2002년 미국 서부항만 노조파업으로 인한 항만폐쇄 등과 같은 비상시에 긴급물량을 공수, 공장가동 중단 위기를 타개할 수단이 마련됐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메티슨은 이번 성공을 발판으로 아르신 이외의 특수가스들도 항공수송을 이룩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