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상승으로 경제적 부담이 가중된데 이어 일부 철강 유통업체들이 가격인상을 대비해 철판, 주강 등 원재료 사재기로 초저온 저장탱크 및 철강재를 이용한 사업추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초저온 저장탱크 필요시에는 최소한 1년전에 발주를 해야만 겨우 납기를 맞출 수 있을 정도로 철판수급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현재 2~3차 벤더인 초저온 장비제조업체의 경우 지금 철판을 주문해도 앞으로 7~8개월가량 지난 10월경에나 물량을 공급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져 기존 수주물량에 대한 납기를 맞추기에도 빠듯한 실정이다.
더욱이 세계 철강 메이저업체들은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을 지속적으로 인상하고 있어 철강 제품가격들의 동반인상이 예고되면서 이들 제조업체들의 앞날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일부 업체들은 철판 원자재 구매시 웃돈을 주거나 아예 수급이 어려워 앞으로는 수주 물량도 채우기 힘든 상황이 이어질 것을 전망된다.
여기에 선주문 형태인 수주 계약들이 지난해에 이뤄진 경우는 원자재가 폭등으로 계약을 파기할 수도 없고 수주 물량을 맞추자니 원가비용이 40∼50% 이상 높게 들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저장탱크 생산업체의 관계자는 “그동안 비축해 놓은 원자재로 당분간은 수주단가를 맞춰 제작이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철판 수급이 지금보다도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돼 걱정스럽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조선업계의 후판 수급상황은 더욱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올 들어 지난 8월 말까지 2,210만CGT에 달하는 막대한 물량을 수주하며 전 세계 조선업체 순위에서 1위부터 6위까지 싹쓸이하고 있다. 하지만 후판(두께 6㎜ 이상 두꺼운 철판)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수주는 점차적으로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세계 조선 빅3의 강재 구매팀도 중국과 일본 등으로 후판을 구하러 다니거나 중국에 별도 사무소를 개설해 후판 확보업무만 전담시키는 곳도 생겨났다.
중소조선업체 관계자는 “중소업체들은 중국산 후판을 많이 쓸 수밖에 없는데 최근엔 중국산 품질도 좋아졌지만 문제는 가격이 거의 국산과 맞먹는 수준까지 올랐다”며 울상을 지었다.
울산, 거제, 목포, 군산 등 블록형 공장들이 집중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지역에서는 현재도 철판 수급이 어려워 일손을 놓고 있는 경우도 있으며 이로 인해 용접, 절단 등에 사용되는 산소, 탄산, 아르곤 등 가스사용량의 감소원인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더 우려되는 것은 후판을 시작으로 각종 철강재 파동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철강재를 사용하는 건설, 가전업체에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