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등 석유화학의 기초 원료가 되는 나프타의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나프타분해시설(NCC) 업체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불과 1년전만 해도 t당 5백∼6백달러에 머물던 나프타 가격이 최근 고유가에 따라 9백15달러로 진입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나프타를 분해해 생긴 에틸렌의 경우 올 초 t당 평균 1천4백달러에서 현재 1천1백90달러대로 하락해 수익 확보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최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고유가에 환율까지 겹치면서 나프타와 에틸렌 가격 격차가 2백달러대로 좁혀지면서 더 이상 생산이 불가피한 실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NCC업체들은 나프타와 에틸렌의 가격 스프레드로 가동을 중지하거나 감산을 한 적이 없었지만 최근 들어 생산을 중단하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가 보는 나프타와 에틸렌의 손익분기점인 가격 스프레드는 평균 3백달러 수준이지만 현재 이들 가격 스프레드는 2백달러대로 좁혀지면서 적자의 폭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NCC업체들은 1차적인 수단으로 가동률을 줄여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연산 3백43만t(울산 269만t, 인천 74만t) 규모의 나프타처리 설비를 갖추고 있는 SK에너지는 총 4기의 접촉개질시설 중 지난해 9월부터 일일 1만5천배럴 규모의 제2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이어 2만7천배럴 규모의 1공장의 처리량도 2만배럴로 감산했다.
일일 총 11만7천배럴의 나프타를 처리하던 것을 9만5천배럴까지 줄인 것이다. 현재 SK에너지는 나프타 가격 추이에 따라 감산규모를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GS칼텍스도 현재 10% 정도 가동률을 낮췄고 상황에 따라 추가 감산도 검토 중이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파라자일렌과 벤젠 생산량을 각각 15.7%, 14.2% 줄였으며 삼성토탈은 연 85만t 규모 NCC 가동률을 지난달 10% 낮춰다.
대한유화공업과 롯데대산유화는 4월부터 NCC 정기보수에 돌입하는 만큼 나프타 고공행진의 여파가 상대적으로 덜하다.
이처럼 여천NCC는 현재 나프타의 가격 구조가 시장 연동과 나프타 연동으로 이뤄져 다소 가격에 대한 보정을 받고 있지만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시 가동률을 줄이는 등 여러가지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산업용가스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백달러가 유지될 경우 나프타 가격 또한 t당 9백5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돼 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수소가격 또한 크게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