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대비 공급과잉의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국내 초저온 저장탱크 제조사업이 다수의 업체간 치열한 경쟁과 함께 원재료가 인상 등 안팎으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지난 98년 2백억원에 불과했던 관련시장은 현재 6백억~7백50억원 가량으로 크게 성장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산업용가스와 더불어 LNG(액화천연가스) 및 CNG(압축천연가스)시대가 개화기를 맞이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세에 있음에 분명하다.
하지만 현재 초저온 저장탱크 제조시장은 신입사원과 경력사원간 근무노하우에 대한 경계가 없을 정도라는 표현마저 적당하게 느껴질 만큼 제품생산에 대해 신규업체나 기존업체간에 품질과 기술 경쟁력 우위를 주장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동종업체간 인력이동으로 인해 기존에 보유해 왔던 설계능력이나 제품 생산시에 비밀유지에 노심초사했던 기술노하우 등이 이미 상당수 보편화됐고 가격경쟁력 측면에서도 급상승한 원가부담과 철판수급 불안 등으로 인한 여파 때문에 영업에 대한 과감성을 잃은 탓이다.
이로 인해 불필요한 경쟁은 자제해야 한다는 초저온 저장탱크 제조업체들의 한결같이 원가상승도 심각한 문제가 되고는 있지만 1차적인 고민은 철판수급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연초대비 철판가격이 50%이상 뛰어올랐고 앞으로도 가격상승요인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인지라 철판유통업체들은 주문시 현금결제를 요구하거나 사재기 형태로 보유분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은 초저온 저장탱크 시장에서의 과당 출혈경쟁은 나만 살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다같이 죽어보자는 최후의 발악에 불과하다. 또한 안정적으로 납기를 지킬 수 있을는지도 예측하기 어려워 수요처와의 불협화음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국내 초저온 저장탱크 제조시장의 현황은 영남지역에 9개 업체(MS이엔지, 금성화학기계공업, 동아화공기, 대웅CT, 부영CST, 유엔에스, 케이티중공업, 동진크로텍, 한텍), 수도권 1개 업체(다임폴라특장)가 영업중이며 미국 테일러와튼, MVE가 국내 대리점인 한국초저온용기와 두진을 통해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중 과거 5년 이상 생산활동을 벌여온 금성화학기계공업(대표 최영목), 동아화공기(대표 조필제), 부영CST(대표 최동준), 한텍(대표 김동수) 등은 기술노하우를 앞세워 기존 거래처에 대한 영업에 치중하는 형태로 영업을 벌이고 있으며 MS이엔지(대표 전원태)는 계열사 발주 등 자체 수요중심의 영업이 진행되고 있다.
올해초 부도업체를 인수, 경쟁력 강화 이전에 사업정상화를 추진중인 케이티중공업(대표 강병기)은 중국 제품의 수입과 한중CIT의 수주분에 대한 계약이행에 우선적인 처리에 매진하면서 고정 거래처 확보에 추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창사 3년만에 사업장 확장, 매출성장 등 어느 정도 안정권에 접어든 대웅CT(대표 김태섭)는 현대제철, 대성산업가스 등 대기업과의 거래확대로 올 수주예상량의 절반이상을 달성하고 이를 기회로 특수 저장탱크 제작에 도전을 시작했으며 일본 등 수출물량 확보를 기반으로 시장에 진입한 동진크로텍(대표 임영섭)은 내수와 수출의 비중을 분산해 안정을 꾀한다는 복안이다.
올해 초 열교환기와 초저온 저장탱크 제작을 신규아이템으로 추가한 유엔에스(대표 노지형·전영철)는 초반부터 한국특수형강의 플랜트 및 저장탱크 수주전에서 기대이상의 선전을 하며 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 유일하게 수도권을 중심으로 영업을 진행중인 다임폴라특장(대표 임근영)는 주력품목인 LPG 및 유류 등 저장탱크와 탱크로리에 대한 영업중심에서 벗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초저온 탱크로리 사업을 강화하는 듯한 움직임이 나타났다.
여기에 함안에 공장을 신축예정인 서울가스이엔지(대표 이영환)도 저장탱크 생산을 위한 제반사항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수주경쟁에 한 몫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이 총 12+1개사가 좁은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다 보니 철판가격 상승과 함께 수급자체가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기술적인 영업보다는 가격경쟁력에 치중하면서 기존 액면가의 유지마저도 어려운 실정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국가스안전공사에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 현재 국내에는 총 3천4백78기의 산소, 질소, 아르곤, 액체탄산용 저장탱크가 설치·운용중에 있다.
가스별로는 산소 1천1백77기, 질소 1천2백22기, 아르곤 3백93기, 액체탄산 6백86기로 집계됐다. 이는 2003년의 2천9백63기와 비교해 약 5년간 5백15기가 증가한 수치로 연간 약 1백기의 초저온 저장탱크 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지금까지는 초저온가스인 산소, 질소, 아르곤, 수소, 에틸렌, 탄산 등을 중심으로 초저온 저장탱크 및 탱크로리 시장이 형성돼 왔으나 얼마전부터는 물류, 수송용 CNG 수요를 능가하는 LNG 공급방식이 늘어나면서 LNG용 저장탱크 및 탱크로리의 수요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앞으로 LNG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성으로 인해 초저온탱크로리 및 저장탱크 업계도 LNG시장 선점과 공략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시키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업계에서는 지금과 같은 추세로 LNG 시장이 물류, 난방 등으로 확대될 경우 기존 산업용가스 위주의 저장탱크시장을 훨씬 웃도는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초저온탱크로리 및 저장탱크 수요도 연간 1천억원을 웃돌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