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 제조산업의 첨병에는 국가 및 지방산업단지의 역할이 지대하다. 하지만 이들 산업단지는 이미 포화상태에 있어 공장을 짓고 싶어도 허가취득은 물론 입주할 부지가 없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산업단지의 개발에 막대한 힘을 실어주는 정책을 내놓아 설 땅이 없던 중소제조업체들의 숨통을 트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제조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산업단지 입주가 불가능했던 제조업 지원산업인 산업용가스 공급업체들의 공장부지 확보도 지금보다는 좀더 수월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기업의 활동에 대한 규제완화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명박 정부는 최근 산업단지의 인ㆍ허가 기간을 6개월 이내로 단축하는 ‘산업단지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례법’을 제정키로 했다.
그동안 개발계획 수립단계에서 검토해야 하는 관계법령 43개와 실시계획 승인을 받기 위해 환경·교통·재해영향평가 등을 되풀이했던 과정을 대폭 줄이고 주민민원 등의 쟁점을 걸러주기로 한 것이다.
또한 각 시·도에 산업단지 지원센터를 설치, 정보 제공은 물론 심의가 지연되는 인ㆍ허가 체계를 대폭 정비해 산업단지 개발을 위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사전환경성검토를 협의하고 실시계획 때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받아야 했지만 앞으로는 환경영향평가(15만㎡ 이상)나 사전환경성검토 하나만 받으면 된다는 것이다.
현재 전국에는 국가산업단지 35개，지방산업단지 2백53개 등 6백46개의 산업단지가 조성돼 있으며 지난해에는 26개 산업단지가 새로 지정됐다.
하지만 6백70개가 넘는 산업단지내에 입주한 산업용가스 충전소는 고작 3~5개 업체에 불과하며 그것도 다른 제조사업에 묻혀 겨우 입주한 사례를 있긴 하지만 여전히 문턱은 높은 실정이다.
이는 과거 부산 녹산산업단지의 조성시에 산단진출을 모색했던 산업용가스 충전업체 서너곳이 입주신청을 해 부지까지 배정받아 사업장 건설을 추진했었으나 결국 문턱이 높아 다른 제조업체에 부지를 넘겨주는 수모를 겪은 바도 있다.
사실 산업단지 입주업체의 대부분은 중·대형 규모의 석유화학, 기계, 전기·전자, 철강 제조업종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산업용가스의 사용빈도가 소규모 사용을 포함해 10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용가스는 용접, 절단, 주조, 클리닝, 혼합, 식품, 의료 등 전 산업에서 필수불가결한 소재로 산업용가스가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실정이고 보니 산업용가스 충전업체들은 주거래 수요처가 집결한 공단 인근에 부지를 마련하고 비교적 원거리 공급에 나서고 있었으나 최근 수년간 도시화의 물결로 인해 설 땅이 점점 줄어듦은 물론 국가 제조산업들의 필수요소임을 자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각종 산업단지를 운영, 관리 등 담당하고 있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설립 목적은 산업단지의 조성 및 공업의 합리적 배치를 유도하고 공장의 원활한 설립과 입주 기업체의 생산활동을 지원하며 산업 입지 및 산업단지의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살펴보면 산업용가스 충전업종은 산업단지공단의 설립목적과 관련해 대치되고 있다.
산업단지의 합리적인 조성 차원에서 넓게 표현해 국가산업의 기초소재로 통칭되는 산업용가스 공급업체들을 제조산업 지원사업의 하나로 입주시킴과 동시에 육성·발전시키는 것은 산단의 원활한 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이명박 정부가 내놓은 산업단지 조성에 대한 규제개혁안 속에는 이와 같은 업종별 현실과 현황을 파악하는 업무내용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사실 국가 경제활성화와 효율화를 위해 마련된 이번 산단관련 특례법 제정추진은 완화보다는 정비에 가까울 수 있다는 시각이다.
규제개혁이라는 것은 정부가 책임질 수 없는 규제는 과감하게 없애고 책임이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규제를 단순화시켜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제도정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규제는 규제를 당하는 국민이나 기업들이 더 잘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규제에 대한 문제에 대해선 공무원이나 이에 준하는 관급기관의 담당자들이 자기 업무에 속한 규제를 피규제 당사자를 통해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해당되는 각종 협회나 조합 등이 나서서 회원사가 필요한 규제 대상을 정리해 정부에 건의 또는 요구하는 방법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부와 관계당국은 이같은 산업용가스 충전업계의 산단입주의 필요성과 산업현황에 다시 한번 주목하고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국가 도시계획과 함께 국가산업발전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산업단지 조성뿐만 아니라 산업용가스 충전업종에 대한 산단 입주 및 정책적인 지원을 간구해야할 것으로 판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