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불소(F2)발생기 시장을 놓고 한국에서 정면승부를 벌이고 있는 성원에드워드㈜(대표 김중조)와 ㈜아토(대표 문상영)가 제품출시 이전부터 치열한 정보보안 전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성원에드워드는 세계 3대 산업용가스 메이커의 하나인 BOC그룹(BOC에드워드)의 자회사이고 아토는 세계최대 반도체제조메이커인 삼성전자를 등에 업고 있어 두 대기업의 자존심을 건 대리전 양상으로까지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양사의 철벽 정보보안 전쟁은 아토가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불소발생기 국산화에 나선다고 발표한 지난 7월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BOC에드워드와 성원은 BOC가 2001년 인수한 영국 Fluorogas社의 원천기술을 근간으로 전세계 불소발생기 시장의 90%이상이 집중되어 있는 한국에 F2제너레이터 제조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었던 터라 이같은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BOC(성원)가 현존하는 세계유일의 불소발생기 제조기술 보유업체임에도 불구하고 긴장을 감출 수 없었던 것은 바로 아토와 손을 잡은 삼성전자라는 존재에 기인한다.
불소발생기의 최대수요처중 하나인 삼성전자를 사실상 아토에게 넘겨주어야 한다는 사실은 차치(且置)하고 라도 이미 BOC의 F2제너레이터가 삼성전자 기흥공장 300㎜ 양산라인과 LCD공장 등에 도입되어 있었던 터라 자칫 삼성전자를 통해 아토측에 BOC의 불소 관련기술이 유출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아토가 삼성전자에서 불소 부문을 담당했던 고위 임원을 불소발생기 국산화의 총괄책임자로 영입한 것도 성원의 철저한 정보통제 의지를 한차원 가중시킨 계기가 됐다.
이에따라 성원은 공식적으로는 “적어도 향후 2～3년간 독점적 지위를 누릴 수 있어 관련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자신하면서도 즉각 삼성전자측 F2 설비를 통한 기술노하우 유출방지와 모든 불소발생기 관련 정보의 통제에 돌입했다.
성원(BOC)이 아토의 국산화 발표직후인 8월11일 충북 천안에 세계최초의 불소발생기 양산 공장을 서둘러 착공한 것이나 BOC가 이례적으로 모든 핵심(core)기술을 성원에 전수키로 결정한 것도 이러한 사업적 위기감이 상당부분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성원에서 나오는 모든 정보는 특수가스 담당자 한사람을 통해서만 이루어지고 있으며 미국 FOC(Fluorine on Call)社와의 기술소유권 법정분쟁(관련기사 제52호 26면)을 포함한 모든 불소발생기 관련 정보가 영국 본사의 직접적 통제를 받고 있다.
성원과 마찬가지로 아토 또한 자사의 국산화 추진 상황이 하루하루 성원의 감시망에 포착돼 BOC측에 보고되고 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불소발생기에 대한 정보를 1급기밀 이상으로 취급하고 있다.
이 회사의 한 책임자는 “불소발생기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직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이 경쟁사에 보고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며 “담당직원 모두에게 완벽한 보안유지를 위해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줄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특히 아토는 이번 사업의 주요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인원을 핵심인사 5명 이내로 제한했으며 프로토(proto)설비에 대한 검증평가가 완료되는 내년 3월말까지 정보유출방지 및 기밀유지를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 책임자는 한동안 성원의 관계자들을 일순 당혹케 만들었던 미국 FOC社와의 기술제휴 추진에 대해 “접촉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FOC社의 시장공략 마인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자칫 외국기업에 사업이 좌지우지될 수도 있다고 판단, 기술제휴 추진을 백지화한 상태”라며 “로열티 부담을 가지지 않는 순수국내기술만으로 제품 및 시스템 개발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