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우화학은 10년간의 탄산가스 공급계약을 체결한 남해화학이 지난해 2월 암모니아(NH3) 공장 가동중단을 결정, 일방적으로 탄산원료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손해가 발생했다며 남해화학(휴켐스)을 상대로 71억3천1백만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었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달말 판결을 통해 “남해화학이 남우화학에 공급해야할 탄산가스는 계속 공급해야하는 것이 아닌 남해화학이 필요한 탄산가스와 우선공급업체인 한국탄산㈜에 공급해야할 분량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한정된다”며 “암모니아 공장가동을 중단한 상황에서도 남우화학에 탄산가스를 계속 공급해야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어 소송을 기각한다”고 밝혔다.
법원의 이러한 판단은 잉여가스(부산물)가 자체적으로 사용하고 남는 물량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시장의 특성상 상황에 따라 공급능력에 변동이 생길 수 있음을 감안한 것으로 보여진다.
남우화학은 당초의 예상을 깨고 법원이 남해화학의 손을 들어주자 당혹스런 모습을 감추지 못했으며 곧바로 항소의사를 표명하고 현재 2심 항소심의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판결과 관련 업계관계자들은 남우화학에 앞서 96억원의 보상금을 요구한 한국탄산이 지난 6월 대한상사중재원을 통해 7억1천만원 정도의 배상만을 얻어낸 상태여서 손해배상금이 7억원 이하가 될 것이라는 점은 이미 예견됐지만 소송자체가 기각돼 한푼의 배상도 얻어내지 못한 것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번 남우화학과 남해화학(휴켐스)과의 소송결과는 향후 잉여가스 관련 법정분쟁의 판례가 될 수 있다”며 “만약 2심과 대법원에서조차 1심에서와 같은 판결이 이어질 경우 잉여가스 수급업체, 특히 차순위 인수업체들의 사업적 위기감이 고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