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반도체 수혜국이자 최대 시장인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와 산호세에서 개최된 반도체관련 재료.장비 전시회가 지난달 14일(현지시각)부터 5일간의 일정속에 성황리에 진행됐다.
세계 반도체시장의 발빠른 움직임에 대한 대처와 신기술 파악이 한눈에 가능한 ‘SEMICON WEST '2003’의 규모는 지난해보다 다소 축소된 듯 보였으나 LCD산업의 발전에 따른 신기술의 집합체로서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
올해로 제 33회를 맞은 이번 세미콘웨스트 2003은 Wafer Processing(전공정 장비.재료)부문은 7월 14일부터 16일까지 샌프란시스코의 Moscone Convention Center에서 열렸으며 Final Manufacturing(후공정)부문은 7월 16일부터 18일까지 산호세의 Convention Center에서 각각 개최됐다.
한국을 비롯한 미국.일본.중국.유럽 등 전세계 10여개국 1천4백여개 반도체관련 장비.재료업체들이 차세대 반도체 개발 및 생산에 필요한 각종 전공정, 후공정 장비와 재료들을 선보였으며 이에 따른 기술 및 제품홍보전에 각축을 벌였다.
이번 전시회에는 전세계에서 약 6만여명의 반도체관련 산업체 종사자들이 참관했다.
한국에서도 대성산소, 한국캠브리지필터 등 재료, 장비관련업체에서 큰 관심을 보이며 본사가 주관하는 참관단에 15명의 임직원들을 파견했다.
샌프란시스코의 Moscone Convention Center의 규모는 South, North, Esplanade 등 총 4개 Hall로 TFT LCD, 클리닝 등 각 부문연관업체별로 전시장을 구성, 관람객의 눈길을 모았다.
세계 반도체 장비는 지난해 4백억달러에 가까운 규모로 최근에도 꾸준한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으며 98년의 마이너스 22% 성장 그리고 96～97년의 성장률이 10%에 못미친 것과 견줘 괄목할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SEMI의 통계에 따르면 이같은 성장에 대한 바탕은 반도체장비매출이 60% 이상 증가한 한국과 40%의 성장률을 기록한 대만의 회복세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올해 SEMICON WEST 전시장의 화두는 LCD분야의 성장과 지난해에 이어 새 표준으로 부상한 지름 300mm(12인치) 실리콘 웨이퍼다.
1980년대 중반이후 거의 모든 칩이 200mm(8인치) 웨이퍼로 만들어졌다.
그러다가 5년여전부터 300mm 웨이퍼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업계 지도자들은 당시 300mm로의 전환이 지금쯤이면 거의 완료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칩제조사들이 장비교체에 따른 높은 비용부담을 꺼려 교체가 지연돼 왔다.
300mm 웨이퍼는 200mm 면적의 225%로 칩제조사들이 웨이퍼 한개로 만들 수 있는 칩수는 최소 2.5배가 늘어난다. 관련 생산라인 건설에 200mm 장비로 5억달러가 소요된다면 300mm 웨이퍼를 다룰 기계를 갖춘 공장은 거의 5배의 비용이 든다.
이외에 산업용가스(특수가스)관련 출품업체로는 에어리퀴드, 에어프로덕트, 프렉스에어(Electronic), 싸이즈게터스, Scott, 다이킨, 로타렉스, 메티슨가스, 테스콤, 비오씨에드워드, 볼텍스, 아토, FST 등 20여개사가 참가해 반도체공정에 공급되는 고순도가스 및 레규레이터, 정제기 등을 비롯한 최신 장비를 출품, 홍보 및 수출입 상담에 적극적인 활동을 벌였다.
특히 아직까지도 단순 충전.판매에만 그치고 있는 국내 산업용가스업계의 도전의식 결여와 업체간 경쟁에만 치중하는 사이에 규모는 작아도 자사 제품에 대한 특수성과 차별화에 성공한 외국 중소기업들의 적극적인 대외활동과 의식.구조적인 비교에 다소 위축되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산업용가스중에서도 국내외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져가는 특수가스에 대한 호응도를 감안할 때 가스업계의 참여율이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참가자들간에는 이같은 전시회를 통해 신제품과 기술동향에 따른 향후 사업계획을 구상하고 새로운 사업으로의 접근을 모색하는 중요한 기회가 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국내 가스업계가 주력하고 있는 산소, 질소, 아르곤 등의 단순가스 판매보다는 보다 전문적이고 특색있는 접근을 통해 반도체는 물론 모든 산업에의 기초소재로서 당당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외국의 가스전문기업들에 대한 적극적인 접근도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여하튼 이번 전시회에서는 세계적인 경제불황의 여파 때문인지 예년과 달리 상담건수는 늘어났으나 실질적인 구매움직임이나 적극성이 다소 결여된 듯한 움직임을 보여 그동안 장기간의 반도체 호황에 대한 분위기를 급반전시키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했다.
더욱이 반도체 산업이 미국과 유럽 중심시대에서 상대적으로 제조원가 부담이 적은 아시아 국가로의 적극적인 사업진출에 따라 이번 미국 전시회마저도 침체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은 다소 예견된 상황이어서 앞으로 중국과 대만, 싱가포르 등에서 개최되는 관련 전시회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게 한국의 전시참가업체의 전언이다.
이같은 특수가스업체의 반도체 전시회 참가는 반도체 재료로서 반드시 필요한 것에 대한 홍보와 제품의 인지도 상향을 위한 중요한 계획으로 세계 어느 곳에서라도 우리 가스업계가 추구해야할 분야나 부분이 아직 상존해 있다는 사실을 이번 전시회 일정을 통해 다시금 강한 느낌을 전달받았다.
이번 전시회에서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KOTRA와 공동 주관으로 한국공동관 참가업체를 모집, 부스 비용 및 부스 시설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FST, 아토 등 10여개 업체가 활발한 전시활동을 벌였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세미(SEMI, Semiconductor Equipment and Materials International)는 세계 반도체장비, 평판 디스플레이 (FPD)및 재료산업을 대표하는 세계 유일의 국제협회로 지난 1970년 미국 마운틴 뷰에서 설립돼 한국에만 1백40여개, 전 세계적으로는 2천3백여개의 회원사로 구성돼 있다.
캘리포니아를 포함해 서울, 브뤼셀, 동경, 싱가포르, 타이완 및 모스크바에 세미 사무국을 두고 있다.
또한 SEMI는 매년 전세계를 순회하며 SEMICON Europa, SEMICON Singapore, SEMICON Kansai, SEMICON West, FPD Expo Haiwan, SEMICON Taiwan, SEMI Expo CIS, PackCon, SEMICON Japan, SEMICON Southwest, FPD Expo Korea 등의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SEMICON WEST '2003 참관단>
손무룡, 이원호, 최철원, 이태호(이상 대성산소), 문용승, 최태운(이상 한국캠브리지필터), 박태준(코리아밸브앤드피팅), 이덕수, 박영구(이상 태양테크), 강해옥, 채수한(이상 알카텔진공코리아), 김범수(ART), 유병철, 김은하(이상 FST), 이락순(i가스저널) 등 총 16명
<SEMICON WEST '2003 참관기>
Total Gas Management System 홍보에 눈길
국내 업계의 적극성 통한 국가 경쟁력 신장 기대
7월13일, 드디어 메이저리그의 본고장 경기를 관람하게 되는구나! 라는 설렘과 들뜬 마음으로 SEMICON WEST 2003전시회를 참관하기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과연 세계 유수의 가스업체들은 어번 전시회에 무엇을 가지고 나왔을까? 반도체장비나 나의 업무인 가스와 관계가 깊은 배관업체들은 어떤 신제품들을 선보일까? 하는 기대감은 10여시간의 비행중에도 이미 전시장을 둘러보게 했다.
샌프란시스코 현지시간으로 14일 오전, 전시회장인 Moscone Convention Center에 도착했을 때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이유로 이미 예상했던 대로 전시회 참가 업체나 방문자들도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사실은 우려하던 그대로였다.
4개 홀에 1천18여개의 업체가 참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각 참가업체들의 부스나 규모면에서 상당히 축소된 듯 했으며 예년과는 달리 참가사 홍보를 위한 Booth의 치장이나 홍보물도 대폭 줄어들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주관심사인 가스 및 가스관련 업체들을 중심으로 전시장을 돌아 보던중에 느낀 바지만 최근에 개발됐거나 판매중인 가스나 Chemical과 관련한 신제품 소식은 별로 없고 기존 제품에 대한 설명과 함께 관련 장비를 공급하는 Total Gas Management System 위주의 홍보에 주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신기술동향 파악에는 미진한 부분이 많았지만 이와 같은 제품홍보의 추세가 우리 회사의 설립 당시부터 추구해온 기본적인 사업 방향인 관계로 많은 부분에서 공감대를 가질 수 있었던 부분이다.
특히 이들 참가업체가 출품한 가스 공급장치가 사용자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서 더 높은 순도의 제품을 더 많은 양으로 보다 더 안전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돼 운용되고 있다는 사실에서 필자가 느낀 바는 국내 현실에 비춰 뭔가 배울 수 있었던 기회로 여겨졌다.
사실 한 덩이의 모래나 흑연을 금값보다 비싸게 팔 수 있다는 반도체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매번 해외 전시회를 참관할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것은 최대규모의 반도체 제조 및 수출국이면서도 그 위상에 맞지 않는 국산 소재 및 장비의 역할이 예상외로 빈약하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작은 다리에도 대교(大橋)라는 이름을 붙일 정도로 조선이나 Plant 등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것에만 관심을 나타내고 이들의 기초로 여겨지는 조그마한 소재나 장비 등에는 실제로 미비한 존재로만 인식하는 추세 때문인지 갈수록 확대되는 시장에 대비해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국내 업계의 왜소함(?)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따라서 최근 국산소재나 장비들이 점점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번 SEMICON WEST에 참가한 국내 업체들이 차지한 Booth의 규모나 위치선정 등을 볼 때 다소의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었다.
앞으로 더 많은 국내 업체들이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개발의 결과물인 신기술 및 신제품을 자신있게 선보이며 해외 전시회에 가서도 당당히 우리말과 언어로 상담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