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이상 계속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파업으로 전국 3천여개 협력업체들의 조업중단이 속출하면서 국내 용접용 탄산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울산, 아산, 전주 등 현대차 공장이 위치한 지역에서의 수요가 눈에 띄게 하향곡선을 보이고 있으며 파업사태가 더욱 장기화될 경우 여타 산업용가스들도 직간접적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 파업사태는 지난 6월20일 노조가 임금단체협상 결렬에 항의, 잔업 및 특근거부를 시작하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부분파업과 전면파업이 병행됐으며 하계휴가에 돌입한 지난달 28일부터는 모든 생산공정이 완전히 멈춰섰다.<표-1>
이같은 현대차의 파행운영으로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산업용가스분야는 바로 용접용 비중이 전체수요의 절반에 이르고 있는 탄산(CO2)시장.
실제로 국내 탄산시장 중 용접용의 비중은 일본의 45%보다 높은 약 50%로 추정되는데 조선(60%)과 자동차(40%) 분야에 대부분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표-2> 현대자동차가 국내 자동차 생산의 70%를 점유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현대차 및 협력업체들이 전체 탄산수요의 약 15% 정도를 소비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차는 물론 1차협력업체 4백여개사, 2～3차협력업체 3천여개사 등 약 3천4백여개사에 이르는 예하 납품업체들까지 연쇄적으로 조업단축, 생산중단, 휴가, 휴업을 실시하면서 막대한 용접용 탄산수요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아직까지 탄산메이커나 직납처를 보유한 중대형 충전소에선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지 않지만 일선 판매업소나 중소형 충전소들의 탄산매출감소가 잇따르고 있으며 울산, 아산, 전주 등 현대차 공장이 위치한 지역의 업체들이 체감하는 수요저하는 상당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와관련 울산지역 충전업체 A社의 영업담당자는 “현대차 파업이 한달여 가까이 지속된 7월중순 이후 탄산매출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며 “지금은 워낙 많은 업체들이 휴가, 조업중단 등으로 사실상 휴업에 들어간 상태여서 미수금회수나 영업자체가 불가능한 지경”이라고 설명했다.
전주의 한 판매업소 관계자도 “특소세 인하에 따른 자동차 판매 호조로 현대차 협력업체들의 용접용 탄산 사용량도 증가하고 있었기 때문에 수요감소를 더욱 절감하고 있다”며 “연쇄부도로 인한 금전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정부가 긴급조정안 발동 검토라는 초강수를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휴가에서 복귀한 지난 4일 열린 제27차 협상에서조차 양측은 타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으며 파업의 여파는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탄산은 물론 아르곤, 아세틸렌 등 모든 용접용가스들의 수요가 급감하고 있으며 자칫 8월중순까지 파업이 지속될 경우 피해의 여파가 거의 모든 산업용가스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파업이 종결되면 철야작업 등에 의해 산업용가스 수요 또한 상당부분 예년수준으로 복구되겠지만 자금소요가 몰리는 추석을 앞둔 8월말이후부터 실질적인 협력업체들의 피해가 나타날 것으로 보여 어음거래 비중이 높은 산업용가스업계로서도 9월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실정이다.
한편 국내 탄산메이커의 생산능력은 연간 약 75만톤(ALKOS 여천제2플랜트, 한유케미칼 포함)으로 평균 50% 내외의 공장가동률(드라이아이스 포함)을 보이고 있으며 용도별로는 주물 및 용접 등 공업용이 약 55%, 식품.음료용 약 20%, 드라이아이스 약 15%, 기타 냉동 및 화학부문 약 10%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의 용접용 비중이 우리나라에 비해 다소 낮은 것은 상대적으로 아르곤용접이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