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일본 요코하마 국제컨퍼런스센터에서는 수소의 이용, 측정, 생산, 저장, 운송장비 및 시스템 등 수소기술 전반의 국제표준 개발을 담당하는 ISO TC 197(국제표준화기구 기술위원회 197, 의장 Randy Dey)의 세계 총회가 개최됐다.
일본 수소학회가 주최하는 제15회 국제수소에너지컨퍼런스 기간중 열린 이번 총회에서는 우리나라의 기술표준원 전문가들을 비롯 전세계 10개국 50여명의 수소 및 표준화 전문가들이 참석, 8개 워킹그룹(WG)별 경과보고와 최신 기술동향 등에 대해 광범위한 논의를 벌였다.
특히 이날 참석자들은 오는 2007년 총회를 한국에서 개최키로 잠정 합의했으며 내년 11월 미국 캘리포니아 팜스프링에서 열리는 2005년 총회에서 이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아래의 내용은 수소에너지 및 ISO TC 197의 활동과 관련하여 Randy Dey 의장이 ISO FOCUS誌 2004년 6월호에 발표한 글을 기술표준원 박정일 연구관이 번역, 기고한 것이다.
최적의 미래에너지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는 수소(H2)는 1개의 양성자와 1개의 전자로 이루어진 가장 단순한 원자의 하나이며 우주에서 가장 풍부한 원소의 하나이다.
이러한 수소는 탄소(C)를 생성하지 않기 때문에 도시의 대기 질(質)을 향상시킬 수 있는 청정연료로서 각광받고 있는데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는 바로 이러한 수소의 청정성(淸淨性)을 잘 이용한 운송수단이다.
실제로 수소를 자동차의 연료로 사용하면 오로지 열(熱)과 순수한 물(H2O)만을 생성하고 공해와 소음을 유발하지 않으므로 내연기관 연소시 유독성 질소, 유황가스, 이산화탄소, 그을음 등 막대한 오염물질이 발생하는 기존 화석연료에 비해 상당한 환경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이처럼 세계기후변화와 관련한 각국의 높은 관심과 맞물려 깨끗한 도시공기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면서 대기오염물질의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에너지 자원에 관한 연구가 가속화되고 있다.
태양에너지, 수력, 풍력, 생물자원 및 지열 등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로서의 수소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궁극적 해결책으로 꼽힌다.
실제로 신재생 에너지(자연에너지)에 의해 만들어진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하면 수소와 산소를 발생시킬 수 있다.
이는 사용하고 남은 잔여 전력을 물 전기분해를 거쳐 수소로 전환함으로서 간헐적(間歇的) 에너지인 신재생에너지를 장시간 저장.보존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필요시에는 연료전지를 활용해 언제든 전기로 재전환 할 수 있어 연속적인 전력공급도 보장된다.
이에 더해 수소는 탑재 및 저장이 가능한 에너지로 수송용 청정연료로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이와 같이 향후 인류가 신재생에너지 자원을 완전하게 활용하게 되면 무한한 친환경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신재생 에너지 경제를 기초로 한 수소로의 전환은 아직 요원하다.
지금까지 개발된 대부분의 수소관련 기술들은 비용절감이나 성능향상을 위해 추가적인 기술개발이 이루어져야만 하며 시기적으로도 수소에너지의 시장환경은 충분히 성숙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수소의 장기적인 환경적 이익과 도시공기의 질을 향상시켜야 하는 즉각적인 필요성을 고려해 볼 때 수소 활용의 첫 단계는 기존 화석연료의 조력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사실상 오늘날 생산되고 있는 대부분의 수소는 천연가스, 코크스 등 화석연료 자원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는 고가의 전력요금으로 인해 물 전기분해 방식의 수소생산은 상업적 효용성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우주항공 등과 같이 초고순도가 요구되는 일부 분야에만 전기분해로 생산된 수소가 극히 제한적으로 공급되고 있다.
현재 수소를 가장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은 열에너지를 활용, 천연가스의 탄소 성분으로부터 수소를 분리해내는 천연가스 증기개질법이다.
즉 지금은 화석연료로부터 수소를 발생시키는 온실가스를 분리하는데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이러한 기술의 환경적 이익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 ISO TC 197은 향후 청정에너지로서 수소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수소제조자와 사용자, 규제기관, 시험기관 등 관련 산업계의 전문가들을 통한 기술적 협력을 활발히 추진 중에 있으며 이러한 기술협력은 모든 이해당사자들의 요구에 맞추어진 안전하고도 환경친화적 기술개발에 필수적 요소이다.
예를 들어 수소의 배출이 환경에 위해(危害)를 줄 수 있다는 일각에서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ISO TC 197은 수소누출을 최소화하는 설계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기술적 개발을 지도하게 된다.
반면 모든 측면에서 수소가 환경친화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되면 ISO TC 197은 수소기술의 사용자 및 제조자들에게 수소의 누출과 관련한 엄격한 제약을 완화시켜줄 수 있다.
이처럼 ISO TC 197은 수소가 인류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등극하기 이전해 반드시 극복해야할 모든 기술적 장벽들을 해소하기 위한 이상적인 포럼이다.
기술개발과 동시에 표준화가 이루어짐으로서 수소의 광범위한 활용성으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문제들을 해소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ISO TC 197의 목표와 도전을 달성할 수 있도록 만드는 유일한 길은 전세계 모든 수소기술 관련자(관련업체)들의 참여에 의해서만이 가능하다.
ISO TC 197의 작업들이 모든 이해당사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음을 보장하기 위해 현재 ISO TC 197은 사업계획서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표준 및 법령분야에서 수소산업계의 요구를 평가하기 위한 방법으로 전세계 수소관련 산업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글 : Randy Day / ISO TC 197 수소에너지 의장>
<번역 : 기술표준원 에너지자원표준과 박정일 연구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