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전세계가 경기침체의 늪에 허덕이면서 산업용가스 업계 또한 원가절감, 비용감소 등 생존을 위한 다각적인 비책(秘策)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과거의 경우 가격인상을 통해 이러한 난관을 헤쳐가곤 했지만 수요처들의 거센 가격인하 압력이 제기되고 있는 요즈음에는 이마저도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는 다소 거리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세게 메이저 산업용가스 업체들이 선택한 대안중 하나가 바로 ‘원격모니터링시스템’이다. 아직 미국, 유럽, 일본 등 몇몇 선진국을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을 뿐이지만 기존 벌크(탱크로리) 배송방식에서 불거진 다양한 문제점들을 해소함으로서 비용절감은 물론 가격인하 효과까지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업계전문가들 사이에서 금명간 원격모니터링시스템의 국내도입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투자비 대비 탁월한 효과에 기인하는 것이다.
이에 한국에 비해 상당한 기술력.응용력을 확보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통해 원격모니터링시스템의 허와 실을 살펴보고자 한다.
시장의 형성
최근 전세계적으로 배송.운송비용 절감이 가장 중요하고도 현실적인 과제로 부상하면서 실린더나 탱크로리를 통한 벌크(bulk)배송의 비율이 줄고 중장기적으로 저렴한 비용구조를 띄고 있는 파이프라인 공급방식의 활용도가 한층 강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PSA 및 질소제너레이터의 활용성이 확대되면서 액체질소사용량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파이프라인으로의 배송방식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는 요인이다.
일본산업용가스협회(JIGA)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1년의 액체산소(LO2), 액체질소(LN2), 액체아르곤(LAr) 판매량은 1997년 당시와 비교해 각각 9.4%, 2.3%, 4.6%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아직 집계가 완료되지는 않았지만 2002년의 경우 이러한 감소세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용가스 업계에 있어 LO2, LN2, LAr은 아직까지 최대의 매출원이자 핵심상품이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실제로 일본 메이저산업용가스 업체들이 판매하는 산업용가스중 액체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현재 약 26% 정도에 불과하지만 매출액적인 가치로 환산하면 전체의 60%에 달한다.
즉 액체시장이 아직 건재하고 탱크로리에 의한 벌크배송의 필요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체가스에 비해 높은 배송비가 요구되는 액체가스 공급업체들의 수익성은 고객들의 가격인하 요구와 함께 악화일로에 빠져들었고 배송비 개선에 실패할 경우 생존능력 자체를 상실할 수 있을 정도의 큰 부담을 안아야만 했다.
그러나 과거의 경험 또는 수요처의 요구에만 의존한 주먹구구식 배송방식으로는 수요처내의 저장탱크에 공급해야할 정확한 량과 시기를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에 불필요한 공급이 이루어지거나 공급후에도 탱크로리에 다량의 액체가스가 남아있는 등 비용상승을 피할 수 없다.
이 과정속에서 배송을 위해 탱크로리에 충전된 액체가스의 량 중 실제로 얼마만큼이 수요처의 저장탱크(CE탱크)에 공급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하역 비율(drop-off ratio)’이라는 전문용어가 새롭게 탄생했으며 대다수 업체들이 이러한 하역률 상승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된 것이다.
이때 최적의 해결책으로 떠오른 것이 고객사 저장탱크의 잔량(殘量) 정보를 기초로 정확한 시기에 최대 하역율을 얻을 수 있도록 해주는 원격모니터링시스템이다.
비용절감 효과
현재 일본 5대 산업용가스업체들의 LO2, LN2, LAr 판매량은 월간 총 2억3천만㎥에 달하고 있으며 전국에 산재한 약 1만2천5백여대의 저장탱크에 액체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각각의 저장탱크 1대가 매월 약 1만8천4백㎥의 액체가스를 공급받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저장탱크들에 대한 가스공급은 약 1천1백여대의 탱크로리와 1천여명의 운전자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데 탱크로리 1대가 월평균 7천㎞의 거리를 이동했다고 가정하면 액체가스 배송을 위해 매월 총 7백70만㎞의 도로주행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도출된다.
이 거리는 지구를 무려 1백92바퀴나 돌 수 있는 엄청난 거리이다.
위에 언급했듯이 경험에 의존한 일방적인 배송시스템에 있어 예전부터 지금까지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대부분의 탱크로리들이 충전된 액체가스 100%를 수요처의 저장탱크에 하역하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관련업체들에 대한 조사결과, 액체산소의 경우 약 25%가 공급후에도 탱크로리내에 남아 산업용가스 플랜트로 되돌아오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월평균 약 5천7백만㎥가량의 액체가스가 불필요한 배송여정에 오르거나 이충전 과정에서 소실되고 있다는 뜻이며 그만큼 업체들의 비용부담이 가중되고 있음을 말한다.
<표-1>은 일본산소 등 5개업체의 액체가스 하역률을 나타낸 것으로 舊에어리퀴드재팬이 비교적 높은 90%의 하역률을 보여주고 있을뿐 대다수 업체들은 하역률이 70%선에 머물러있음을 알 수 있다.
이같은 낮은 하역률(drop-off ratio)은 저장탱크나 탱크로리의 크기를 거대화시키는 주요요인으로 작용, 근로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음은 물론 도로(道路)파손이나 환경적으로 많은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이와관련 일본 타이요토요산소의 한 배송담당 책임자는 “지역이나 위치에 따라 하역율이 80%선에 이르는 경우도 있지만 평균치는 이에 크게 못미치는 70% 정도”라며 “정확한 공급필요량을 사전에 알 수만 있다면 탱크로리 1대로 2개지역의 배송도 가능하므로 최대 10% 비용절감을 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전문가들도 만약 하역률을 100%로 끌어올릴 수만 있다면 연간 지구 50바퀴에 해당하는 배송거리 단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
시스템의 도입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하역률을 극대화함으로서 직접적인 비용절감 효과를 꾀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은 무엇일까.
□ 일본산소
일본 최대의 산업용가스 업체로 꼽히는 일본산소는 이 질문에 대해 아주 오래전부터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을 최적의 해답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배송비 절감에 대한 시대적 필요성이 제기되기 이전에 수요처의 저장탱크에 남아있는 액체가스의 잔여량을 원격지에서 거의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4천여대의 고객사 저장탱크에 장착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2년전에는 칸토지역에 위치한 3백여개 저장탱크를 일명 ‘CEVNS'라고 불리는 저장탱크 통합시스템에 연결시켰고 현재 일본전역의 6개 배송센터로 적용대상을 확대했다.
CEVNS는 ‘최고수준’ ‘높은수준’ ‘낮은수준’ ‘최하수준’ 등 총 4가지 단계로 저장탱크의 잔량을 구분하여 필요시에는 이메일 또는 팩스를 통해 경고를 송출한다. 배송이 이루어지는 단계는 ‘낮은수준’에서이며 이때에는 고객사에 배송주문서를 팩스로 송부하여 배송이 필요함을 알린다.
또한 CEVNS는 ‘소비량분석모드’ 상태에서 과거 10일간 저장량의 변화추이를 1시간별로 분석해 제공하기 때문에 고객이나 배송업체 모두 사전에 주문일 및 배송일을 예측하고 미리 관련계획을 수립할 수도 있다.
이 회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배송에 필요한 정보가 완벽하게 제공되므로 저장량의 완전소실 방지와 안정적 공급이 가능하다”며 “하역률 상승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CEVNS의 채용이후 배송효율성이 눈에띄게 증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일본산소는 CEVNS의 적용을 확대, 기존 70%에 머물러 있는 하역률을 80% 수준으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 오사카산소
일본산소와 함께 일본내 원격모니터링시스템 분야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舊오사카산소도 이미 10여년전 배송효율 증대를 위해 BOC의 LSS(Liquide Schedule System)을 도입했다.
당시 이 회사는 약 2천개의 저장탱크에 LSS를 적용하는 한편 이중 30여개의 주요 수요처에는 Secom社가 개발한 모니터링시스템을 함께 장착했다.
일부 저장탱크에만 선택적으로 모니터링시스템을 채용했기 때문에 동일시스템을 운용중이었던 영국 BOC나 미국 BOC에서 나타난 90～95%의 하역률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불완전한 시스템만으로도 당시로서는 일본 최고수준인 80%의 하역률을 이룩했다.
LSS에서 얻어진 데이터는 고객, 탱크로리, 가스별로 구분되어 하루 단위로 컴퓨터에 저장됐으며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역률 100% 달성을 저해하는 요인들의 리스트가 작성됐다. 또한 저해요인들을 분석한 정보는 실무 영업부서로 전달되었으며 영업팀원들은 이를 근거로 고객사들에게 하역률 저해요인들에 대한 시정을 요구할 수 있었다.
LSS시스템의 정보습득 및 분석, 영업사원들과 수요처들의 공동노력이 3년여간 진행된 이후 오사카산소는 이전에 비해 10%의 배송비용 절감이라는 효과를 거뒀다.
지난해 오사카산소는 보다 정밀한 배송계획 수립을 위해 수요예측기능을 추가로 탑재한 ‘골드 LSS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를 진행했다. 그러나 지난해말 에어리퀴드재팬과의 합병이 이루어져 Japan Air Gas라는 단일법인으로 재출범함으로서 양사간 시스템통합의 필요성에 의해 업그레이드 작업이 잠정 중단된 상황이다.
□ 에어워터
4년여전 에어워터는 배송효율성 증대를 통한 비용절감과 운송량 감소에 따른 환경친화력 강화를 위해 이를 전담할 배송사업부를 신설했고 약 6억5천만원을 투자해 당시 활용할 수 있는 모든 IT(정보통신)기술을 총동원한 1년여의 노력끝에 저장탱크 잔존량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이 회사의 원격모니터링시스템은 크게 수요처의 저장탱크에 나타나는 압력변화를 전파신호로 송신하는 ‘액체량 표시기’와 무선 송출방식의 ‘탱크 관측기’로 구성되어 있다.
액체가스의 종류와 저장탱크의 위치에 따라 잔량이 시각적 그래프로 표시됨은 물론 저장탱크의 크기에 따른 충전필요량, 최근 3일간의 소비량 변화 등을 모니터를 통해 파악이 가능하다. 저장탱크의 충전필요량을 정확하게 사전 인지함으로서 하역률 최대화 및 손실률 최소화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도록 시스템화되어 있는 것이다.
이 회사는 시스템을 적용한 첫해에 10%의 탱크로리 배송횟수 감소를 목표로 삼고 Kinki와 Chubu지역의 저장탱크 1백여개에 모니터링시스템을 장착했다.
특히 에어워터는 모니터링을 통해 확보한 각종 정보를 매 15분마다 인터넷에 업로드하는 한편 각 수요처들이 인터넷에 접속해 자신의 고유 아이디(ID)와 패스워드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자사의 정보를 즉시 확인할 수 있는 기술도 제공하고 있다.
□ 타이요토요산소
역시 지난해 모니터링시스템을 도입한 타이요토요산소는 가정용 산소치료기를 위해 개발된 시스템을 산업적 목적으로 전환한 경우이다.
이 회사는 액체가스 잔량확인을 위해 고객사의 저장탱크에 로드 셀(load cell) 타입의 센서를 장착하는 한편 해당고객에게 별도의 단말기를 제공, 전화선으로 메인 컴퓨터에 연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단말기에서는 가스의 사용량이 그래프와 차트 등 2가지 형태로 제공되며 예정사용량 기준으로 2일 이내에 가스잔량이 바닥날 것으로 판단되면 고객과 공급업체 모두에게 경고를 송신한다.
당시 타이요토요산소는 총 1백80대의 탱크로리로 산소, 질소, 아르곤, 탄산, LP가스 등 1천5백여개 저장탱크의 배송을 담당하고 있었다. 탱크로리 1대당 주행거리가 연간 1천2백만㎞에 이르렀으며 운송비.인건비 등에 약 5백억원의 비용을 투입해야만 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의 적용으로 5%의 배송비 절감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시스템 설치와 관련한 센서 및 단말기의 가격은 1셋트당 5백만원 정도로 올해중 1백개의 저장탱크에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며 향후 총 5백대의 저장탱크에 원격모니터링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저장탱크 5백대에 시스템을 장착할 경우 설치비용 5억원을 비롯 총 25억원의 초기투자가 불가피하지만 예상대로 5%의 배송비 절감이 실현된다면 이정도 금액은 손쉽게 회수될 수 있다. 더욱이 장기적 관점에서 고객들 스스로 액체가스의 추가주문과 배송스케줄의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 히타치산소
현존하는 원격모니터링 시스템중 기능성.효율성에서 가장 진보적 형태를 띄는 제품은 기존 시스템에 히타치산소가 개발한 수송지원 장치인 ‘하이 버드(Hi-Bird)’를 통합한 것을 꼽을 수 있다. 하이버드는 히타치산소가 자사 고객의 70%를 차지하는 히타치그룹 계열사들의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 개발한 제품으로 크게 NTT도코모社의 무선커뮤니케이션시스템인 ‘Dopa’와 히타치엔지니어링社의 배송지원시스템인 ‘New Planet' 등 2개 시스템으로 이루어져있다.
이 장치는 향후에 나타날 액체 잔량을 예상해 측정하고 정확한 배송시기를 알려주기 때문에 고객들은 약 20%의 산업용가스 가격인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가장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배송비용, 가스가격, 근무시간, 운송트럭의 숫자 등의 세부정보 입력이 요구된다.
지금은 모든 운송차량에 센서를 장착, 각 차량별로 액체의 량과 압력을 측정하는 방식이지만 하나의 유닛으로 통합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신제품 개발이 진행중이다. 이 회사는 제품개발이 완료되면 설치비, 운용비, 배선비 등 초기비용이 기존대비 절반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무선방식을 활용하기 때문에 30%이상의 송출비용 감소도 예견된다.
1백개사의 수요처에서 1백명의 사람들이 배송요청을 하고 있는 상황을 가정하면 산업용가스업체는 적어도 고객의 주문내용을 챙기기 위한 각 지역당 5명의 영업사원, 별도의 배송계획수립 인원 1명이 필요하다. 그러나 하이버드 체제하에서는 서비스센터에 상주하는 단 1명의 직원이 주문접수, 배송계획수립 등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어 막대한 인건비 절감요인이 나타난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하이버드 채용이후 배송효율이 30% 증가함으로서 하역율이 100%에 가깝게 높아졌다”며 “약 30여대의 배송차량이 노후화로 교체가 필요하지만 지금으로선 신규차량을 구입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모니터링시스템의 한계
그러나 모니터링시스템 장착만으로 배송비 절감이 곧바로 실현될 것이라는 기대해서는 안된다. 일본산소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배송효율성 측면은 뚜렷한 개선이 이루어지는 반면 배송횟수 감소 등 비용감소에 직적적인 영향을 미칠수 있는 하역률 상승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기 때문이다.
舊오사카산소도 시스템 도입초기 이같은 문제에 봉착했다. 물론 오사카산소는 초기 투자비절감을 위해 BOC가 설계한 것과는 다른 저가의 Secom社 모니터링시스템을 채용했고 그나마도 소수에 그쳤다는데 주요 원인이 있지만 시스템 설치.운용에 과도한 투자가 요구된다면 그만큼 비용감소효과도 낮아진다.
이 회사의 한 담당자는 “당시 LSS 시스템은 효율증진만으로는 상쇄시킬 수 없을 만큼 운용비 부담이 과도했었기 때문에 BOC가 설계한 시스템을 정확히 구현했다해도 별다른 이득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사카산소는 LSS시스템을 정보를 기초로 수요처와 공급업체가 공동협력을 펼쳐 3년뒤에는 10%의 배송비용을 절감해냈다. 이는 다시말해 비용절감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저장탱크의 잔여량 모니터링과는 상관없이 고객들의 이해와 협조가 뒷받침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더해 액체가스 공급업체들은 각각의 수요처가 배송주기, 배송수단, 운전자, 생산플랜트의 위치 등에 따라 상당히 다양하고 구체적인 배송조건을 띄고 있다는 사실과 효율성증진 효과를 거의 거둘 수 없는 소형 저장탱크가 존재한다는 점도 시스템 도입 및 비용절감효과 측정에 있어 잊어서는 안될 부분이다.
국내도입전망
BOC, 에어리퀴드 등 메이저 다국적 산업용가스업체들이 서비스전쟁에서 경쟁사대비 우위를 점하기 위해 주요 선진국들의 중대형 수요처를 중심으로 원격모니터링시스템, 원격제어시스템 등을 적극 제공하기 시작했던 수년전 국내에도 이의 도입을 위한 움직임이 일었었다.
일부 업체들이 고압가스 저장탱크 모니터링시스템의 개발 또는 도입을 목표로 시장조사에 나섰고 수요처들에게 도입의사를 타진하기도 했던 것이다.
그러나 당시 국내 산업용가스업계의 현실이 고객서비스 증진보다는 단가(單價)싸움에 몰두하고 있었던 만큼 상당한 투자비가 요구되는 원격모니터링시스템을 선뜻 도입할만한 업체는 존재하지 않았다. 더욱이 정확한 비용절감효과나 투자비 회수기간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모든 초기설치비 및 운용비 부담을 떠안을 수 없었던 업체들이 수요처에 비용을 일부 전가하려는 자충수를 두면서 수요처들로부터도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국내에도 원격모니터링시스템에 대한 필요성 인식과 도입이 서서히 기지개를 펼 것으로 전망한다. 원가비용은 지속적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반면 그 어느때보다 수요처들의 가격인하 요구가 거세지고 있고 단가경쟁을 넘어 서비스경쟁에 나서야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들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국내에서도 미국, 유럽, 일본 등과 같이 의료용가스 수요처들이 원격모니터링시스템 도입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의료용가스는 일반 산업용가스에 비해 저장량의 완전 소실시 나타날 위험성이 지대하다는데 그 이유가 있다. 만일 의료용가스 사용업체들이 지금처럼 공급업체에게 배송을 전적으로 의존한다면 소비량측정, 배송시기 및 배송량 결정 등에서 자칫 실수가 발생했을때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결과가 초래될 수밖에 없다.
이때 모니터링시스템을 도입한다면 공급업체와 수요처 모두가 사전에 액체가스(LO2)의 수요공급과 관련한 다각적인 정보를 파악할 수 있어 그만큼 오류발생의 여지를 낮출 수 있게 된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수년전부터 의료용가스 업계에 원격모니터링 및 원격지제어시스템의 도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현재 의료용가스를 위한 기본적인 안전관리시스템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최근 토비아오토메이션코리아(대표 이창주)는 인도의 토비아오토메이션PVT와 공동으로 저장탱크원격관리시스템을 출시, 이미 프렉스에어코리아에 시제품을 설치 운용중에 있으며 이같은 추이에 따라 액메이커 및 중대형 충전소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제품은 저장탱크 잔량의 원격지 측정, 일별.월별 수요량 분석 등은 물론 별도의 전력공급 없이도 태양열을 이용해 운용할 수 있는 획기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