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2일 매각 본계약 체결이후 한보철강에 대한 인수작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휴지중인 B지구 산소공장의 가동여부를 놓고 산업용가스 업체들의 이권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또한 이 과정속에서 근거가 불투명한 루머(rumour)들이 난무하고 있음은 물론 전문 브로커들까지 활개를 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만해도 사태파악을 위한 단순 물밑접촉 정도에 머물렀던 산업용가스 업체들이 이처럼 총력전 양상을 띄게 된 것은 인수업체인 AK캐피탈이 한보철강의 A지구 열연공장 및 B지구 냉연설비 재가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열연공장과 냉연설비가 가동되면 추가적인 산소생산량 확대가 불가피해지는데 기존 A지구 1호기(10.000㎥/hr)와 2호기(10.000㎥/hr)로는 공정상 요구되는 충분한 량의 산소를 공급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져 B지구 산소플랜트 3기의 활용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노후화가 진행된 4호기와 5호기보다는 3호기(40,000㎥/hr)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액메이커는 물론 주요 잉여가스업체와 중대형 충전소들까지 이번 이권경쟁에 가세하고 있으며 각자 처한 입장차이에 따라 ‘3호기 가동설’ ‘매각설’ ‘아웃소싱설’ 등 전혀 상반된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일례로 잉여가스 수급업체나 중대형 충전소들은 대부분 3호기 가동을 기정사실화한 상태에서 신규 발생되는 잉여가스의 확보를 위해 모든 인맥을 동원, 책임자 또는 실무자들과의 접촉을 시도중이다.
반면 액메이커를 비롯한 일부 메이저급 업체들은 B지구 3호기를 가동시키기 위해서는 막대한 추가자금이 소요된다는 점을 들어 한보철강이 B지구 산소공장 매각과 필요물량의 아웃소싱 공급을 추진중이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수년전부터 B지구 산소공장 인수에 공을 들여왔던 모업체로의 매각이 확실시되고 있다는 소문도 더해졌다.
그러나 한보철강 산소공장의 한 책임자는 “내부적으로 B지구 산소공장의 향방에 대해 어떠한 검토조차 이루어진바 없다”며 “이해관계에 얽힌 업체들이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자의적으로 판단하여 퍼뜨린 ‘루머’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이 책임자는 또 “최근 B지구의 정상화 과정에서 발생가능한 이권들을 놓고 새주인인 AK캐피탈측 인사와의 친분관계를 내세우며 접근하는 브로커들이 늘고있다”며 “B지구 산소공장 문제도 열연공장 정상가동이 실현된 이후에야 비로서 논의가 시작될수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다시말해 AK캐피탈이 3억5천만달러의 매각대금을 최종 납입하는 오는 7월경에야 인수작업이 마무리되므로 B지구 산소공장문제는 이르면 연말쯤 검토가 시작될 것으로 판단되며 그나마 시장상황 등 변수가 많아 어떻게 결론이 지어질지는 지금상태에서 예상조차 할수 없다는 것이다.
단지 그는 아웃소싱설에 대해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아웃소싱은 초기 설비투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선택일 뿐이므로 이미 설비가 갖추어져 있는 한보철강으로선 상식적으로 이를 추진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