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이라크전 개전(開戰)을 둘러싸고 고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차세대 청정대체연료로서 수소(H2)의 활용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원자력 수소 심포지움’이 지난 24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소,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공동주최로 한국원자력연구소 국제연수관에서 개최됐다.
과학기술부 원자력 과장을 비롯한 산학연 전문가 9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수소제조에 있어 원자력에너지의 역할을 조명하고 수소연료전지 기술에 대한 국내외 현황 점검 등 총 5건의 학술발표와 심도 깊은 토론이 이어졌다.
먼저 원자력연 정흥석 박사는 ‘원자력에너지 이용의 세계적 동향’ 발표를 통해 “최근 일본에 이어 중국이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10㎿급 고온가스냉각원자로(HTGR)의 운용을 시작했다”며 “600㎿th급 HTGR을 건설하면 연간 8만2천톤의 수소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에기연 황갑진 박사는 “CO2 배출량 감소를 위해 수송분야에서의 수소연료 전환이 시급하다”며 “오는 2020년경에 이르면 연간 1천6백20만톤의 수송용 수소연료가 필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제4세대 원자력시스템 현황과 원자력 수소 경제성 검토’ ‘수소자동차의 연구현황과 전망’ ‘연료전지 기술동향’ 등이 발표됐다.
한편 이날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은 HTGR에서 얻은 고온열을 수소 생산에 이용하는 연구가 아직 실증단계에 불과하지만 국내에서도 이에대한 심도깊은 연구와 논의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이번 심포지움을 계기로 ‘원자력 수소’ 분야를 전문적으로 담당할 일명 ‘원자력 수소 연구회’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고온가스냉각원자로>
고온가스냉각원자로(High Temperature Gas-Cooled Reactor)는 냉각재의 출구온도가 낮은 경수로와 중수로의 결정적인 단점을 보완한 신형 원자로로서 열효율이 탁월한 900℃이상의 열에너지를 얻을수 있으며 이는 최신 화력발전소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또한 개념적으로 보면 HTGR은 고온열과 저온열, 전기 등을 모두 생산 가능하다는 특징을 지니는데 이는 대규모 수소생산을 위해 원자력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아직 이론적인 검증단계에 머물러 있기는 하지만 전문가들은 HTGR에서 생산된 전기를 물(H2O)의 전기분해에 의한 수소생산공정에 공급하거나 화석연료 전환공정 및 열화학적 사이클 공정에서 고온열을 공급함으로서 대량의 수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HTGR의 고온운전이 가능토록 하기 위해 우라늄에 흑연을 결합시켜 우라늄 카바이드
(Uranium Carbide)를 만들고 그 위에 다시 흑연을 두세겹 씌워 고농축 우라늄 핵연료를 사용한다. 흑연은 2,750℃ 에서의 항장력이 상온에서의 2배에 이를 만큼 온도가 올라갈수록 더욱 단단해져 고온용 재료로서 최적의 물질로 꼽힌다.
흑연(탄소)과의 화학반응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냉각재로는 다소 비싸지만 중성자를 거의 흡수하지 않는 초저온 액체 헬륨(He)을 활용한다.
현재 이러한 HTGR을 운용중인 국가는 미국, 영국, 독일, 일본, 중국 등 5개국뿐이며 일본은 30㎿급, 중국은 10㎿급 HTGR을 가동중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