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인류는 화학적.물리적 조성이 다른 수백여종 이상의 특수가스를 사용하고 있으며 각자의 역할에 따라 공정상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특수가스는 그 어떤 극한상황에 처하더라도 A라는 특수가스를 B라는 특수가스로 대체할 수 없다는 강력한 독자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정한 가치를 지닌다.
물론 기술의 발전으로 특수가스를 대체하는 또 다른 특수가스의 개발이 가능하지만 동일한 특수가스를 놓고 제조업체를 변경하는 것에도 최소 수개월이상의 테스트가 요구되는 현실에서 신종 특수가스가 실제 공정에 적용되는 것은 생각만큼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일이다.
전세계 대다수 특수가스 제조.생산업체들이 수요시장의 변화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며 경쟁사보다 한발 빨리 신규투자, 증설, 생산량 확대 등에 나서 초기시장을 장악하려는 것도 바로 이러한 특수가스의 독자성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올해 국내 특수가스업계를 이끌어갈 최대 화두(話頭)는 단연 ‘암모니아(NH3)'이다.
수년전만해도 NH3는 수백여종의 특수가스 가운데 하나일 뿐이었지만 최근 LED를 위시한 화합물반도체의 초고속 성장으로 NH3의 위상도 급상승했으며 기존 특수가스업체들은 물론 신생업체들의 진출도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NH3 생산량.소비량
전세계 NH3 생산량은 연간 약 1억3천만톤을 웃돌고 있으며 이중 10% 가량이 국제적으로 교역(유통)되고 있다.
수소(H2)와 질소(N2)의 합성을 통한 제조가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 천연가스를 분해하여 생산하는 방식이 경제적이기 때문에 러시아, 중동, 북.남미 등 유전 및 천연가스전을 보유한 국가들이 대표적인 NH3 수출국으로 꼽힌다.
반면 대표적 수입국은 서유럽, 북미, 아시아 등지의 국가들로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지난 99년 미국, 인도에 이어 세계 3대 NH3 수입국으로 부상한바 있다.
이렇게 생산.제조된 NH3는 질소질 비료를 비롯 질산, 카프로락탐, 질산암모늄 등의 원료와 같은 비료 및 화학제조산업에 95% 이상이 활용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소비되는 NH3는 연간 1백만톤 규모로 비료제조산업에 연간 20만톤, 화학분야(카프로락탐, 아크릴로나이트릴, 질산 등)에 연간 80만톤 가량 사용된다.
전체 소비량중 80만톤 정도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초 연간 30만톤 규모의 NH3플랜트 2기를 보유하고 있는 남해화학이 자체 생산을 전면 중단하면서 삼성석유화학이 생산하는 연간 약 15만톤(최대생산량 20만톤/년)의 NH3가 유일한 국산제품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NH3시장은 생산은 물론 수입도 남해화학, 삼성석화 등 2개사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NH3를 수입하기 위해서는 최소 3만톤이상의 하역탱크와 저가구입을 위한 대량구매능력 등 많은 조건들을 충족시켜야하기 때문이다.
이들 2개사가 수입한 NH3는 한화석유화학, 한국바스프, 동부한농화학 등 대량수요처에는 직공급으로 공급되고 반도체, LED, 중화제, 열처리, 냉매 등의 중소수요처들은 직공급과 대리점을 통한 공급이 병행되고 있다.
즉 최근 화합물반도체 및 LED시장의 확대에 따라 특수가스로서 국내외 산업용가스메이커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는 고순도 NH3는 가격적인 부분을 차치(且置)하고 수요량측면에서만 보면 전체 국내 NH3 시장중 극히 미약한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한편 대리점을 통한 소매공급의 경우 수입가에 비해 2배 가량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NH3 수입량 및 가격동향
국가별 NH3 수입량을 나타내는 <표-1>을 보면 지난해 국내에 수입된 NH3는 총 79만9천2백톤으로 전년의 70만6백톤과 비교해 10만톤(약 14%)가까이 증가됐다.
지난해 2월 이후 연간 최대 6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남해화학이 생산을 완전히 중단했음을 감안하면 경기침체에 따른 비료 및 화학업체들의 생산율 저하가 낮은 수입증가율의 직접적 원인이 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수입국가의 비중은 예년과 달리 지난해에 큰 변화가 발생했다.
과거에만 해도 전체 수입량의 약 70%를 미국이 차지했고 우크라이나, 러시아연방, 카타르 등이 뒤를 이었지만 지난해의 경우 인도네시아의 점유율이 30%에 이르는 대폭적인 성장을 나타낸 반면 미국은 오히려 전년대비 7% 감소한 46만7천톤의 수입량으로 점유율 60%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러한 수입비중의 변화는 지난해에 인도네시아 및 러시아 지역에서의 저가 물량공세가 본격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2001년 4월까지 NH3의 국내수입가는 1톤당 2백4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5월을 기점으로 1백60달러선으로 하락했으며 2002년초에 이르러 절반수준인 1백20달러대로 떨어져 현재 1백20달러～1백40달러를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2년간 인도네시아나 러시아의 NH3가격이 미국수입가보다 대부분 낮게 형성됐으며 톤당 10달러이상 저렴한 경우도 있었다.
고순도 NH3의 수요시장
고순도 NH3란 일반적으로 생산.수입된 순도 99.8%의 원료가스를 별도의 정제과정을 거쳐 순도 99.9999(6N)이상으로 만든 제품을 의미하는데 이렇게 고순도(블루암모니아) 및 초고순도(화이트암모니아)로 정제된 NH3는 저순도와는 전혀 다른 가치를 갖게 된다.
일단 고순도 NH3는 단순한 원료가스로서의 암모니아가 아닌 공정상 필수불가결한 특수가스의 하나로 대접받는다.
또한 가격적인 면에 있어서도 저순도에 비해 무려 1백배 이상 뛰어오른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파격적인 신분상승이 가능하다. 일례로 지난해 1월 미국에서 수입된 NH3가 톤당 1백25달러였던데 비해 일본에서 수입된 NH3는 톤당 1만3천9백달러를 상회했다.
물론 관세청의 자료만으로 미국에서 수입된 NH3 모두가 저순도라고 단정할 수 없고 양국에서 수입된 제품의 정확한 순도차이도 확인할 수 없지만 저순도와 고순도의 대략적인 가치를 비교할 수는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수요량의 경우 아직 정확한 파악은 어렵지만 업계관계자들은 “2002년말 현재 반도체업계 한 분야만 보면 연간 1백톤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고순도 NH3의 수요가 올해를 기해 갈륨비소(GaAs), 실리콘게르마늄(SiGe), 인듐인(InP), 실리콘카바이드(SiC) 등 화합물반도체 및 발광다이오드(LED) 시장의 고속성장에 힘입어 급증세를 보일 전망이며 특히 NH3는 여타 특수가스들에 비해 한차원 높은 수준의 순도가 요구되기 때문에 가격적 메리트가 탁월하다는 점이 특수가스업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주요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 화합물 반도체
화합물반도체는 과거에만 해도 틈새시장으로 치부됐지만 최근들어 실리콘반도체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반도체로서 3세대 이동통신 등 최첨단 통신시스템 산업에서의 수요 및 활용도가 큰 폭의 확대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2007년까지 전세계 화합물반도체 시장이 연평균 22%의 고성장을 기록, 전체 반도체시장 예상성장률 10%를 2배 이상 앞설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관련기사 제47호 18면)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화합물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정부와 업계의 노력들이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지난 99년부터 산업자원부가 대표적 화합물반도체인 SiC반도체 기술개발에 나서 올해 1월경 1단계 기반연구를 마쳤으며 현재 응용기술 확보를 통한 2단계 시제품 개발에 착수한 상황이다.
산자부는 이를 위해 2004년까지 정부예산 28억4천만원을 포함해 총 46억5천만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또한 삼성전자 등 기존 반도체 제조메이커들은 물론 옵토웨이퍼테크, 에피밸리, 웨이브아이씨스, 이언컴, FCI, S&S테크놀로지, 네오세미테크 등 중소업체 및 신생기업들의 진출도 붐을 이루고 있다.
덧붙여 반도체용 전자재료업체인 동우화인켐㈜도 남해화학을 통해 월 1백30톤～1백40톤 규모의 저순도 NH3를 공급받아 이를 정제해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발광다이오드
고순도 NH3의 전통적인 최대 수요처인 LED는 전류를 통하면 접합부에서 빛을 발하는 화합물반도체의 일종으로 크게 청색으로 발광(發光)하는 청색LED와 백색으로 발광하는 백색LED 등 2종류로 구분된다.
이러한 LED가 현재 휴대폰.IMT2000 단말기용 백라이트, 전광판, 교통신호, 자동차 계기판 및 후미등, 광고 등의 분야로 시장이 확대되는 한편 차세대 백색조명기구의 대체물질로 각광받으면서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장이 예견되고 있다.
최근 삼성종합기술원은 사업보고서에서 국내 고휘도 LED 시장규모를 2001년 2억4천만개, 2002년 3억2천만개, 2003년 4억4천만개, 2004년에 6억2천만개 등으로 예상, 연평균 20% 이상의 고성장을 예상한바 있다.
이에 더해 많은 전문가들은 전체 LED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고휘도 백색LED의 성장성이 탁월할 것으로 분석, 이의 여파로 국내 LED시장 증가율이 연평균 최고 30%에 이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국내 대표적인 LED메이커인 삼성전기의 지난해 LED매출이 전년대비 545% 증대된 1천2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서울반도체도 전년대비 602% 늘어난 2백2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또한 LG이노텍이 올해 승부사업으로 LED를 육성키로 천명했고 럭스피아, 루미마이크로, 에피벨리 등도 각각 생산능력 확장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LED시장에 대한 국내외적 관심이 집중되면서 올해 6월에는 서울 코엑스 전시장에서 세계최초의 ‘LED 엑스포’가 개최될 예정이기도 하다.
국내외 주요업체 동향
산업용가스 업체들이 고순도 NH3에 높은 관심을 표명하기 시작한 것은 90년대말부터지만 지난해까지는 공급물량이나 수요측면에서 시장이 성숙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지의 잠재시장으로서의 관심이었을 뿐 고가의 특수가스중 하나라는 것 이상의 의미를 찾기는 어려운 실정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화합물반도체와 LED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이 예견되고 관련업체들의 설비투자가 잇따르면서 고순도 NH3는 올해 특수가스 시장을 최일선에서 주도할 핵심아이템으로 급부상했다.
이에 발맞춰 초기시장을 점령하기 위한 국내 주요 특수가스 업체들의 행보도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먼저 프렉스에어코리아㈜가 지난해초 NH3를 비롯 아르신(AsH3), 포스핀(PH3) 등과 같은 화합물반도체용 특수가스 시장공략에 적극 나서면서 고순도 NH3 시장경쟁의 서막을 올렸다.
당시 이 회사가 공급하는 순도 99.99995%의 NH3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순도를 자랑했다.
또한 반도체 장비제조업체인 ㈜아토(대표 오순봉)가 지난해 6월 특수가스 공장 설립계획을 발표한후 같은해 11월 충북 청원소재 오창과학공단내에 월 1천8백㎏ 규모의 NH3 생산(정제)설비를 완공, 양산에 돌입했다.
이를 위해 아토는 약 5만여톤의 저순도 NH3를 남해화학의 대리점으로부터 한차례 공급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반도체장비시장에서의 인지도를 기반으로 특수가스 영업력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아토에 이어 BOC에드워드도 지난해 12월 대만에 연간 2백미터톤 규모의 고순도 NH3 생산(정제)설비를 본격 가동하면서 국내 관계사인 성원에드워드㈜(대표 김중조)를 통해 한국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3월중 1차 수입물량의 공급이 이루어질 예정”이라며 “국내시장상황에 따라 국내에 자체 정제공장을 설립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본사 및 아시아 지역본부측과 긴밀한 업무협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충북 천안 소재 한국메티슨특수가스㈜(대표 김동관)도 특수가스 국산화의 일환으로 연간 1백톤 규모의 고순도 NH3 정제설비를 건설, 이달 3일 한국가스안전공사로부터 완성검사를 완료하고 양산에 나섰다.
메티슨이 생산하는 NH3는 99.99996%의 순도를 지닌 일명 ‘블루암모니아’로 국내는 물론 대만, 중국 등 아시아시장 수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또한 이 회사는 현재 미국 본사로부터 저순도 원료를 수입해 정제하고 있지만 시장경쟁력 강화를 위해 금명간 국내 원료공급원을 발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회사인 솔카트로닉社를 정점으로 고순도 NH3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에어프로덕트는 지난해 7월 미국 홈타운 지역에 블루암모니아 생산플랜트를 신규 건설하고 미주와 유럽은 물론 한국, 일본, 대만, 중국 등 아시아시장 점령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 2월에는 산업용가스업계 최초로 순도 7N(99.99999%)이상의 초고순도 NH3(일명 화이트암모니아)의 상업생산 개시를 발표, 초고순도 암모니아 시대의 첫장을 열었다.
이 회사의 화이트암모니아는 블루암모니아와 달리 별도의 추가공정 없이 백색 조명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으로 백열등.형광등 등 기존 조명기구를 대체할 UV-LED(자외선 발광다이오드)시장에서의 수요급증이 점쳐지고 있다.
이에따라 한국산업가스㈜(대표 이수연) 및 대한특수가스㈜(대표 유재운)를 통해 국내에도 화이트암모니아 시대가 본격 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