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가스업계의 시장질서 확립과 안정화 노력이 실무차원에서 꾸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벌어지고 있는 각종 입찰에서 제 살 깎기 관행이 지속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산업용가스관련 구매입찰의 경우 매년초 국가기관을 비롯한 기업연구소, 공기업, 각종 의료기관 등에서 연간 또는 계획구매를 위한 단가경쟁입찰을 시행하는 것이 관례적이다. 물론 거래관행에 따라 수의계약을 통한 입찰성사를 완료하는 구매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는 최저가 낙찰이 기본틀로 구성돼 있어 치열한 경쟁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연중 입찰이 가장 많은 최근 1～2개월 동안 산업용가스 충전, 판매업계는 구매처 입찰정보 파악과 함께 입찰참가를 위한 자체 단가조정 등 입찰계획에 대한 사전준비에 여념이 없다.
최근 벌어진 몇군데의 입찰결과를 분석해 보면 구매처의 예가는 무시된 체 다른 동종업체와의 낙찰을 위한 과열 신경전을 벌이며 투찰한 결과는 참으로 가관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예가가 1억원일 경우 당장 손해를 입더라도 일단 낙찰만 받고 보자는 심리로 5～6천만원에 투찰, 최저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입찰이 진행된 한 연구소의 입찰결과도 예가가 5천만원임에도 불구하고 3천5백만원에 낙찰받는가 하면 고순도가스 1병당 단가가 2만5천원에 불과했던 모 지방공사의 입찰에서도 원가에도 못미치는 1만5천원에 계약을 성사시킨 전례를 볼 때 어떤 매출구조로 사업체가 운영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이유로 구매처의 예가산정은 매년 점점 낮아지고 있으며 낙찰 후 1년간의 거래동안 인건비는 물론 원가에도 못미치는 매출에 만족해야하는 경우가 허다해 매출증가에도 불구하고 실수익은 계속 추락하는 사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산업용가스 및 특수가스의 경우는 일반물품에 비해 사고 등의 위험도가 높아 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원가공급을 이유로 안전관리를 등한시할 우려도 있어 구매처의 입장에서도 최저가 구매가 반드시 이롭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따라서 일부에선 최저가 경쟁입찰보다는 명확한 자격구분을 통한 수의계약이나 예가수준에 근접한 투찰자를 선정하는 적정단가 입찰방식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주장이 업계에서는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터넷의 활성화로 전자입찰이 성행하면서 예전의 현장입찰에 비해 공정하다는 평은 받고 있으나 투찰업체의 입장에서는 현장입찰 때보다 투찰업체의 수나 경쟁사의 예상가 등에 대한 상황파악이 어려워 각종 공급비용에 대한 고려없이 원가 수준으로 입찰하고 있어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낙찰에서 배제됐을 경우 낙찰업체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해당업체의 거래처에 대한 단가조정이나 거래처를 무작위로 빼앗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어 시장질서 확립의 큰 저해요인으로 작용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상황은 결과적으로 누워서 자기 얼굴에 침 뱉는 형상인 동시에 산업용가스의 가격구조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을 조장하고 공급자로서의 중요한 의무인 안전관리는 완전 배제될 수밖에 없어 무리한 최단가 경쟁이 가스사고 등의 우험수위만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