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아산화질소(N2O)는 공기분리플랜트(ASU) 운용중인 많은 산업용가스 업체들에게 새로운 골치덩이가 되고 있다.
과거에는 별다른 주의를 끌지 못했던 N2O가 요시찰 대상이 된 것은 기본적으로 수요처들이 매년 더 높은 순도의 산업용가스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신 과학기술을 접목하여 고집적.고성능.초경량 제품을 쏟아내고 있는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경우 이미 고순도를 넘어 초고순도 시대를 앞장서서 열고 있다.
이같은 순도의 중요성 증대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N2O는 ASU플랜트에 다양한 문제들을 발생시켰다. 튜브 및 열교환기에서의 막힘 현상(plugging), 불순물 함유량 증가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에 더해 전세계적으로 N2O에 의한 환경파괴 우려도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결과적으로 현재 ASU플랜트 내에서 N2O 및 N2O의 영향력은 매우 중요한 관심사항으로 부각됐으며 새로운 연구(조사)대상이 되고 있다.
아래의 내용은 N2O의 발생원인과 물리화학적 특성, 야기되는 문제점 등을 설명하고 있지만 1996년 발표된 자료를 토대로 재구성했기 때문에 현 상황과 기술적.제도적 측면에서 괴리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힌다.
[N2O의 물리화학적 특성]
ASU플랜트에서 N2O가 어떤 작용을 하는지 정확히 알기 위해서 N2O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N2O는 비활성이며 부식성, 폭발성도 없는 물질이다.
<도표-1>은 이러한 순수 N2O의 온도 및 압력별 상태변화를 표현한 것으로 절대온도 309.7K, 압력 72.7bar 상태에서 임계점(臨界點, critical point)이 나타나고 182.3K, 0.88bar에서는 기체.액체.고체가 공존하는 삼중점(triple point)을 이룬다.
<도표-2>는 공기중에 포함된 몇몇 관련물질들의 증기압커브(vapor pressure curve)를 나타내는데 동일한 압력에서 N2O는 질소(N2), 산소(O2), 크립톤(Kr), 제논(Xe) 등에 비해 높은 끓는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두 가지 사실들을 감안하여 판단해보면 ASU플랜트가 산소로부터 질소를 분리하는 동안 N2O가 액체산소 속으로 농축될 것이며 액체산소에 용해되는 고체 N2O의 량은 온도 및 압력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산소와 N2O의 상관관계를 그래프로 형상화한 <도표-3>을 보면 액체산소의 온도가 높아질수록 N2O의 용해도 또한 상승곡선을 그린다.
반면 온도와는 달리 압력의 변화에 따른 용해도의 차이는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ASU플랜트와 N2O]
언급한 바와 같이 N2O는 ASU플랜트를 구성하고 있는 각기 다른 섹션에서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킬 소지를 갖고 있다.
극단적인 경우지만 축적된 N2O를 제거하기 위해 플랜트 전체의 가동을 중단해야하는 상황도 초래될 수 있을 것이다.
전형적인 ASU플랜트의 공정도를 나타내고 있는 <그림-1>을 보면 공기는 콜드박스 내부로 공급되기 이전단계에서 필터를 비롯 컴프레셔, 냉각장치, 워터트랩(water trap) 등을 먼저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N2O는 물에 의한 용해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 다량의 N2O가 물과 함께 분리.제거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후 공기는 합성제올라이트의 일종인 몰레큘러시브(molecular sieve) 흡수제와 주(主) 열교환기를 거쳐 본격적인 공기분리가 이루어지는 정류탑으로 진입하게 된다.
만약 Kr.Xe 등과 같은 희귀가스를 생산하는 경우에는 정류탑 하부에 별도의 공정설비를 추가할 수도 있다.
이때 몰레큘러시브 흡수제, 메인 열교환기, 정류탑, Kr.Xe 생산설비 등은 N2O가 야기할 수 있는 문제들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 Molecular Sieve
ASU플랜트에 장착된 몰레큘러시브는 근본적으로 이산화탄소(CO2)와 수분(H2O)을 흡착.제거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며 흡착 주기(週期) 또한 이 목적에 최적화되도록 유지된다.
그러나 N2O의 흡착 능력은 CO2에 비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CO2가 흡착되는 동안 N2O는 몰레큘러시브를 통과해 버린다.
더욱이 CO2와 N2O의 공동 흡착방식을 채택하면 N2O 흡착량은 더욱 낮아진다.
<도표-4>는 몰레큘러시브 5A를 사용할 때 CO2의 함량에 따른 N2O의 배출농도 변화를 나타낸다.
비록 도표에서 예시된 것과 같은 8,000ppm의 N2O가 공기중에 함유되어 있을 가능성은 전혀 없지만 두 가지 물질이 공존할 경우 CO2가 이미 미세공에 흡착된 N2O까지 밀어내면서 결과적으로 N2O의 흡착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확연히 볼 수 있다.
CO2의 량이 증가할수록 이러한 자리바꿈 현상도 활발해지며 흡착공정 이후 진행되는 정제공정까지 불충분하게 진행된다면 과도한 량의 N2O가 콜드박스로 공급되는 당연한 결과가 초래된다.
물론 충분한 N2O 흡착시간을 부여하거나 월등히 큰 CO2 흡착능력을 가진 몰레큘러시브를 운용한다면 N2O의 배출량도 확연한 감소를 보이겠지만 상당한 수준의 에너지비용 상승이 불가피해 실제로 활용될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된다.
현재로서는 몰레큘러시브를 능가하는 능력을 지닌 새로운 흡수제를 개발, 적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인 셈이다.
○ 메인 열교환기
메인 열교환기에 진입한 공기는 액화온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감온(減溫)된다. 바로 이 단계에서 N2O가 응결하면서 ASU플랜트 공정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고체화된 N2O 침전물이 공기통로를 막음으로서 원활한 공기의 흐름을 방해하는 것이다.
<도표-5>는 열역학 사이클에 기반해 측정한 N2O의 ‘승화(昇華)커브’중 일부분이다. 여기서 ‘혼합기체의 전체 압력은 부분 압력의 합과 같다’는 돌턴의 법칙(Dalton's law)를 적용하면 주어진 총 압력 6bar에서 농도 1ppm인 N2O의 부분압력은 6×10-6bar이다.
즉 <도표-5>에서 6×10-6bar와 승화곡선이 만나는 접점이 약 113K(절대온도)이므로 여기에서 고체 N2O의 침전이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공기의 액화온도가 100K이므로 위와 같은 상태라면 N2O는 공기가 액화되기도 전에 이미 고체로 응결되어 침전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농도가 낮을수록 부분압력 또한 감소하기 때문에 농도를 낮춘다면 N2O의 침전보다 공기의 액화가 먼저 진행되도록 제어할 수 있다.
다시말해 열교환기에서의 공기통로 막힘 현상은 액화공기내의 N2O 농도가 용해능력을 초과했을때만 발생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 정류 컬럼
모두 인지하고 있는 바와 같이 공기는 기본적으로 정류 컬럼에서 산소, 질소, 아르곤 등을 분리한다.
1차적으로 정류 컬럼에 공급되는 공기의 성분중 He, H2, Ne, CO 등 산소보다 높은 휘발성을 띄는 구성물들은 질소와 함께 남겨지고 Kr, Xe, N2O, 탄화수소 등 산소보다 낮은 휘발성을 보유한 물질들만 산소와 함께 분리된다.
표준등급으로 분류되는 산소는 대개 99.5%의 산소와 0.5%의 아르곤으로 구성되는데 메탄 10ppm, 기타 탄화수소 0.5ppm, 크립톤 5ppm, 제논 0.4ppm 등이 불순물로 발견된다.
또한 종래의 ASU플랜트에서 생산한 산소제품에 포함된 N2O 불순물의 허용치는 최소 0.1에서 최대 11ppm으로 평균 1.4ppm 수준이지만 허용치를 넘어서는 사례가 잦은 실정이다.
특히 액체산소의 원활치 못한 생산으로 가스형태의 산소가 주로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무려 80～160ppm의 N2O가 축적되기도 한다.
만약 1.3bar 압력에서 N2O 농도가 50~100ppm에 이르거나 온도가 93K에 상응하는 등 액체산소가 용해할 수 있는 능력치를 넘어선다면 ‘막힘(plugging)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이같은 농도 증가는 실제 상황에서도 산소의 일부가 증발할 때 쉽게 일어날 수 있다.
○ 희귀가스의 생산
몰레큘러시브에서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은 N2O는 결국 Kr.Xe와 같은 희귀가스의 농축공정에까지 이르게 되고 희귀가스들이 축적되는 동안 N2O 역시 축적된다.
Kr.Xe 농축용 정류 컬럼을 거친 가스의 주된 구성요소는 산소이며 메탄(CH4)은 폭발의 위험이 있으므로 접촉반응기를 통해 연소시켜 제거해야만 한다.
메탄의 허용농도는 0.5% 이하로서 희귀가스의 농축율을 높이면 손쉽게 허용치 이하로 조절이 가능하다.
이 단계를 마친 가스의 구성요소는 98%의 산소와 크립톤 1%, 제논 0.09%, 메탄 0.5%(최대치), 그리고 100~150ppm의 N2O 등이다.
또한 극미량의 아르곤 및 여타 불순물들도 함유되어 있다.
희귀가스 분리에 사용되는 접촉반응기의 촉매는 일반적으로 플래티늄이나 팔라듐(Pd)과 같은 값비싼 금속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약 250~600℃에서 공정이 진행된다.
반작용으로 생성되는 수분과 CO2는 다시한번 몰레큘러시브에 의해 제거된다.
이 단계에서도 N2O의 제거를 시도할 수 있는데 N2O 자체는 가연성을 지니고 있지 않지만 연소작용에 도움을 주는 성질을 이용한다.
구체적으로 일반 대기압에서 N2O의 열파괴(thermal destruction)는 산소, 질소와 함께 600~650℃에서 이루어진다.
이때 발열반응과 같은 반작용이 나타나는데 이는 제어가 불가능하다.
실험에서는 0.5%의 팔라듐으로 구성된 Al203 촉매를 사용, N2O의 총량과 온도를 달리하여 결과를 추출했으며 메탄에 의한 영향도 테스트 됐다.
이에 따르면 몇몇 조건에서 메탄이 약 2000h-1의 공간속도(space velocity)로 촉매를 통과했고 180℃에서 파괴(연소)가 시작되어 400~600℃에서 완료됐다.
반면 동일한 촉매조건에서 산소중 0.5%의 메탄이 함유되어 있는 경우에는 170~340℃에서 메탄의 연소가 이루어졌다.
<도표-6>은 각각 50ppm과 250ppm의 N2O가 온도에 따라 연소되는 량을 잘 보여준다. 주입량 대비 소멸량(연소량)의 전환곡선은 전형적으로 'S'자의 형태를 보이며 N2O의 주입량이 많을수록 연소가 시작되는 온도도 높아졌다.
실제로 50ppm의 N2O는 400℃에서 완전 소멸됐지만 250ppm이 주입된 경우에는 500℃에 이르러서야 제거가 완료됐다.
만일 0.5%의 메탄이 잔존해 있다면 N2O의 전환속도도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리하자면 일반적인 촉매를 채용한 접촉반응기를 통해 어느정도의 N2O 제거는 가능하지만 과도한 량의 N2O가 남아있는 경우 완전연소를 꾀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
600℃이상의 온도에서는 촉매까지 타 버리기 때문에 무한정 온도를 높일수 없기 때문이다.
즉 N2O의 완전제거를 위해 또다른 공간속도를 선택해야 하며 이렇게 해서도 N2O가 완전 연소되지 않으면 수분 및 CO2의 제거를 위한 몰레큘러시브에서 잔여 N2O를 함께 제거할 수 있도록 디자인해야 한다.
[N2O의 배출규제]
일반 대기중 N2O의 농도는 310ppb(0.6㎎/㎥) 수준으로 일산화질소(NO)나 이산화질소(NO2)에 비해 한두단계 정도 높다.
이같은 공기중 N2O의 량은 연간 0.2～0.3% 또는 0.7ppb 정도 점진적으로 늘고 있다.
실제로 한 연구자료에 따르면 지난 1960년의 N2O 농도는 292ppb에 불과했지만 20년이 지난 1980년에는 302ppb까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국내 기상청도 지난해 지구대기감시보고서를 통해 N2O의 측정치가 2000년대비 2.1ppbv 증가한 315.2ppbv라고 발표한바 있다.
화학적으로 N2O는 상대적인 비활성을 지니고 있어 대기 잔존률이 1백30년에서 최대 1백70년에 이른다.
이 기간동안 N2O는 성층권까지 상승, 오존층을 파괴하거나 대류권(지상에서 10～20㎞ 사이의 대기권)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등 환경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대기중에 배출되는 N2O의 약 1/3은 인공적으로 제조된 것이지만 대부분은 자연상태에서 발생하여 유입되는데 특히 열대 토양과 대양(大洋)에서 활동하는 미생물의 질산화(窒酸化)활동 및 탈(脫) 질소 활동에 의해 생성되는 비율이 매우 높다.
인공적으로는 폐수처리 플랜트 인근지역이나 질산(염) 비료의 미생물 분해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농업지대 근처에서도 자연상태와 유사한 화학반응이 나타나 공기중 N2O의 함량이 높게 측정된다.
또한 화학연료, 바이오매스(biomass, 에너지원으로 이용되는 생물체), 쓰레기 등의 연소 그리고 폴리아미드(polyamide) 및 오존(O3) 제조공정의 부산물로 발생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질소산화물(NOx), 물(H2O), 아황산가스(SO2), 산소(O2) 등의 배기가스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N2O 배출원 인근에서는 전체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ppm 단위의 N2O가 측정되는 사례도 있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이유로 세계 각국은 지난 97년 일본에서 ‘교토의정서’를 채택, N2O를 포함한 온실가스를 90년 수준으로 감축키로 합의했고 현재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이에 대한 법적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