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의료용 산소 레규레이터’는 의료용구로 분류되어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수입허가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국내 수입업체들이 의료용을 산업용으로 둔갑시키는 등 편법적인 방법으로 수입한후 시중에 유통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약사법 제34조(의약품 등의 수입허가)에는 ‘의료용산소혼합공급기(medical oxygen regulating supplier)’를 식약청의 수입허가대상품목(A07100)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식약청과 관세청은 의료용산소레규레이터가 산업용과 달리 가습기, 흡입산소 유량표시기 등을 장착하고 여과.흡착 등 물리적 방법에 의해 환자에게 일정비율의 호흡용 산소를 공급하는 제품이므로 수입허가가 필요한 의료용구이며 ‘의료용산소혼합공급기’로 품목분류 된다고 해석한바 있다.
그러나 법개정이후 2년여가 지난 지금까지 식약청의 수입허가를 획득한 국내 의료용산소 레규레이터 수입업체는 한두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사실상 국내에 유통중인 거의 모든 제품들이 무허가 상태인 셈이다.
이에대해 업계관계자들은 “법규의 개념이 포괄적이고 모호해 각각의 제품마다 별도로 의료용구 해당여부를 판단받아야 하고 이것마저 식약청 담당자 개인의 판단에 의존해야 한다”며 “굳이 많은 비용이 요구되는 허가획득에 스스로 나서야할 당위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허가획득에 걸리는 1년가까운 시간동안 제품의 수입.판매가 전면 중단되므로 관련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최대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이에따라 일부업체들은 관세청의 통관과정에서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 의료용 산소레규레이터를 허가가 필요 없는 산업용 레규레이터인 것처럼 신고해 수입하는 등 편법마저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관세청이 모든 수입제품을 전수검사 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허점을 파고든 것으로 서류상 산업용으로 신고하면 별다른 제재 없이 통관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PL법 시행 등 사회적으로 소비자권익이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당장의 이익보다는 장기적 관점의 의식전환이 요구된다”며 “관련업체들은 의료사고와 같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의료용품 여부 판단과 허가획득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편 식약청 의료기기과의 담당자는 “의료용 산소레규레이터 수입업체는 세부적인 제품정보와 함께 식약청으로부터 의료용구 적용여부를 판별 받아야 할 것”이라며 “무허가 의료용구의 수입.판매는 엄연한 불법으로 적발시 5년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