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흐트러진 실타래일지라도 한올한올 찾다보면 언젠간 처음과 끝을 찾아 풀어낼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의 생활사는 열길 물속과 비교해도 알 수 없을 정도로 각기 다르고 처음과 끝이 같지 않기 때문에 풀기 어려운 숙제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모든 인간사는 행동은 물론 마음을 통해서만 좌지우지되기 때문에 아무리 풀어내려고 해도 자칫 더 극한 상황으로 내몰 수도 있고 보다 손쉽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처럼 인간관계로 얽힌 문제에 대해 감히 풀어낸다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소극적일 수도 있지만 결국은 대화를 통한 양보와 타협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에 상당한 무게중심을 싣고 있다.
하지만 풀고 풀리는 낙관적인 해결 방안이 결코 어렵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범인(凡人)들의 속과 겉이 다른 행동으로 인해 서로간에 각기 다른 마음의 상처를 끌어안은 채 결과적으로는 중간에 끊어 버려야할 실타래의 풀리지 않는 매듭으로 이끄는 결과를 낳기도 하는 것이 인간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는 경제 불안과 동종업계내에 불신풍조의 만연으로 인해 정신과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물론 외압을 통해 해소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의지보다는 누군가가 나서서 해결해 줄 것을 내심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제 신의를 저버리는 것도, 경쟁을 조장하는 것도 우리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되새겨 봐야할 것이다. 따라서 풀리지 않는 매듭을 끊어버리고 다시 시작하는 자세를 다지는 것도 우리가 해야할 몫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새로운 해를 시작하는 마음과 함께 그동안의 묵은 때를 씻어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 상황이 자꾸만 어려워진다고 자포자기하는 것은 미래를 살아야하는 인간이 지양(止揚)해야할 것 중 하나이다. 참고 견디면 마침내 기쁨과 행복이 찾아온다는 한 시인의 말처럼 현실을 타개하고 함께 살아간다는 기본적인 의식구조를 공유해야만 작금의 난항을 풀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