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연시에 계획했던 추진사업현황을 되돌아보고 들뜬 마음으로 또다른 계획을 준비하고 각오를 다지는 연례행사를 형식적으로나마 치룰 시기라는 것이다.
이 때가 作心三日이라는 표현에서부터 유종의 미를 되새기는 통상적인 관례라고 의식할 수는 있으나 바쁜 일상속에서 그나마 이런 기회로 자기성찰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은 행복하다고 할 수 있겠다.
내일의 기약도 없이 하루하루를 연명하듯 살아가는 동물들은 과거나 미래도 없는 듯 보이지만 나름대로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의 틀을 유지하며 각자가 혼신을 기울인다. 하지만 만물의 영장이라는 우리 인간은 살기 위한 몸부림보다는 시기와 질투 등으로 얼룩진 삶 속에서도 조금이라도 나은 질적(?) 수준향상을 위한 정상적인 경쟁보다는 암투에 가까운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
쉽게 말해 ‘너 죽고 나 살자’라는 오류 투성이의 단어들을 나열하며 온갖 추잡하고 야비한 경쟁을 통해 살아남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죽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나를 죽일 수 있는 사람은 생각하지 못하는 게 인간이다. 바로 눈앞의 이익은 혈안이 되지만 합리적인 계산법에 근거한 장기적인 이익추구에 대해서는 마치 하루살이의 삶을 들여다보는 듯하다. 여기에 덧붙여서 백년의 근심은 못하면서도 천년의 근심을 안고 사는 게 또다른 범인들의 모습이다.
짙은 안개에 둘러싸여 10미터도 제대로 볼 수 없는 상황일지라도 전진을 위해 일단 눈앞의 난관부터 차근차근 헤쳐나가는 것이 순서임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그 자리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다면 그 사람에 대한 기대치는 0%에 블과하다.
자기성찰의 기회를 통해 올 한해동안 남의 눈에 피눈물을 얼마나 흘리게 했는지, 나로 인해 울고 웃는 사람은 없는지 등을 반성하고 앞으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원대한 포부를 세워 자신을 세상이 필요로 하는 존재로 인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데 생각을 깊게 하자.
극단적인 표현으로 ‘내가 어려울 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진심으로 걱정하고 찾아줄 것인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도 자신을 돌이키는 하나의 방법이다.
이 글을 읽는 시점에서 일보전진을 위한 자기성찰의 기회를 갖고 일관성 있는 백년의 근심을 해소하고 천년의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