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13일 발효즉시, 심의위원회 열고 최종 지침 확정

오는 8월 시행을 앞둔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의 공급과잉기준 실시지침 초안이 공개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월 2일 산업연구원과 공동으로 만든 ‘사업재편계획 실시지침’ 초안을 공개하고 대외 의견 수렴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실시지침 초안에는 기업의 선제적 사업재편에 필요한 공급과잉기준과 사업재편목표 등이 담겨있다.

산업부는 이날부터 약 2개월 간 업계 의견수렴을 거쳐 오는 8월 13일 원샷법 발효와 동시에 ‘1차 사업재편계획 심의위원회’를 열어서 최종 지침을 확정할 방침이다.

우선 웟샷법 적용을 위한 공급과잉업종 판단기준은 ▲해당 업종의 최근 3년 간 매출액 영업이익률 평균이 과거 10년 간 매출액 영업이익률 평균보다 15% 이상 감소한 상태 ▲당분간 수요회복이 예상되지 않거나 업종 특성상 수요 변화에 가변적 대응이 어려워 수급상 괴리가 해소될 전망이 보이지 않는 상태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

이와 함께 5가지 보조지표(가동률, 재고율, 고용대비 서비스생산지수, 가격-비용변화율, 업종별지표) 중 2개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구체적인 보조지표의 내용은 ▲해당 업종의 과거 10년전 가동율 평균값에 비해 과거 3년 평균값이 악화된 정도가 제조업 전체의 악화 정도보다 더 큰 상태 ▲해당 업종의 과거 10년 재고율 평균값에 비해 과거 3년 평균값이 악화된 정도가 제조업 전체의 악화 정도보다 더 큰 상태 ▲해당 업종의 고용대비 서비스생산지수가 과거 10년 평균값에 비해 과거 3년 평균값이 악화된 정도가 서비스업 전체의 악화 정도보다 더 큰 상태 ▲해당 업종내 제품 등의 최근 3년 가격의 연평균 하락(상승)률보다 원재료 등 비용의 연평균 하락(상승)률이 작은(큰) 상태 ▲건설업의 폐업-부도업체수처럼 국내외 전문기관-업종단체 등에서 널리 활용되는 지표가 현저히 악화된 상태 등이다.

아울러 원샷법은 신청 기업이 사업재편의 목표로 생산성-재무건전성 향상 목표를 스스로 설정해 계획에 반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산업부는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사업재편을 통한 산업경쟁력 제고라는 법 목적을 달성토록 할 계획이다.

우선 생산성 향상목표 가이드라인은 ▲사업재편계획 종료연도의 총자산수익률이 기준연도보다 2%포인트 이상 개선 ▲유형자산회전율이 기준연도보다 5%포인트 이상 개선 ▲부가가치율이 기준연도

보다 7%포인트 이상 개선 ▲상기 기준 중 어느 하나에 상당하는 다른 지표가 개선될 경우 중 하나를 만족하면 된다.

재무건전성 향상목표 가이드라인은 ▲사업재편 시작연도 대비 이자보상비율 10%이상 개선 ▲영업이익 이자비용보다 클 것의 두 가지 기준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산업부는 사업재편계획의 이행여부와 실적 등에 대한 정기(매년)보고, 이행 상황 공표 등을 통해 재편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갈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사업재편계획 종료시 생산성 및 재무건전성 향상 목표 달성 여부와 제반 조치사항 이행 여부 등을 종합 평가해 발표할 방침이다.

산업부 원동진 산업정책관은 “오는 8월 13일 원샷법이 발효되는 즉시 1차 사업재편계획 심의위원회를 열어서 최종 지침을 확정할 계획”이라며 “약 2개월간 업계 의견수렴을 진행해 최종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사업재편계획 심의위원회에는 기획재정부, 산업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의 1급 공무원이 4명 참여하고 국회 추천 4명, 업계 및 전문가 12명 등 20명이 참여한다. 위원장은 민간에서 담당한다.

공급과잉 철강·석유화학·조선, 원샷법 적용 유력

자체 진단 후 적용여부 검토

이같은 기업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원샷법의 세부 가이드라인이 공개됨에 따라 앞으로 어떤 업종에 주로 적용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원샷법에 관심을 보이는 업종은 공급과잉과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강, 석유화학, 조선 분야 등이다.

철강은 중국발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고, 석유화학 업체도 테레프탈산(TPA) 등 일부 품목의 공급과잉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는 조선도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를 중심으로 조선업종 전체를 재편하는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는 상황이다.

각 업종은 보고서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원샷법의 적용 여부를 자체 판단해 나갈 것으로 보이며 판단 기준은 공급과잉 여부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세 업종의 업체들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하고 있지만 스스로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며 “보고서를 통해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공급과잉 상황이 드러나면 원샷법 등을 통해 자체 군살 빼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산업부가 공개한 원샷법 사업재편 계획 실시지침의 핵심도 과잉공급 업종에 대한 기준이다. 이 기준에 해당하는 기업만 원샷법의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시지침에 담긴 과잉공급 판단 기준은 매출액 영업이익률, 가동률·재고율 등 보조지표, 수요 회복 가능성 등이다.

산업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산업구조조정 개선방향 보고서도 철강, 석유화학, 조선 등의 과잉공급이 심각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보고서는 당시 일본 산업경쟁력강화법의 과잉공급 기준에 따라 분석한 결과 전체 194개 산업 가운데 55개(28.4%)가 과잉공급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부실화가 심화하고 있는 조선, 철근과 봉강을 포함한 철강, 나프타 등을 중심으로 한 화한 등 주력 산업의 다수가 과잉 상태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 보고서의 분석은 일본 측 기준에 따른 것이라 국내 원샷법의 기준을 적용할 때는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산업부 허정수 기업정책팀장은 “영업이익률 비교 기준이 한국은 10년이지만 일본은 15년으로 차이

가 있다”며 “보조지표의 경우도 우리는 5개 중 2개를 충족해야 하는데 일본은 비용·가격 지표와 매출

액 영업이익 지표만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벼랑 끝에 내몰리기전에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된 원샷법은 일본의 산업경쟁력강화법을 벤치마킹 한 것으로 각종 규제를 풀어주고 세제와 자금 지원은 물론 기업의 인수합병(M&A) 절차 등을 대폭 개선해주는 일종의 규제완화 정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