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적 안전관리 대책 마련키로

원전공공기관의 원전 비리 재발방지를 위한 운영계획이 울산지역 국가산업단지 지하의 배관 정보 중 일부가 울산시 지리정보시스템(GIS)에는 누락되는 등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해물질 누출이나 폭발 등 대형 사고의 우려가 높은 만큼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월 24일 한국산업단지공단 울산지사에서 최근 1년여간 울산·온산 국가산단 노후 지하매설 배관에 대해 실시한 안전진단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해 5월 산업부 제1차관을 단장으로 환경부, 국민안전처, 울산시, 한국가스안전공사, 산업단지공단, 한국가스공사, 소방산업기술원, 민간전문가 등 19명으로 구성된 민·관 합동 지하매설배관 안전진단 추진단을 발족한 바 있다. 추진단은 지난해 10월부터 이달까지 9개월에 걸쳐 울산지역 국가산업단지 안팎 6개 지점을 대상으로 안전진단을 실시했다. 이번 안전진단은 모델을 활용한 시뮬레이션, 토양환경 조사 등을 통한 비굴착 방식, 직접 굴착 등 3단계를 병행해 부식 위험도가 높은 배관에 대한 조사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3단계에 걸친 종합적인 안전진단 결과 전반적으로 지하 배관의 방식(防蝕) 시스템 운영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식 시스템이란 배관에 전류를 공급해 금속의 부식을 막는 것을 말한다. 이로 인해 당장의 사고 위험도는 낮다고 평가됐다.

하지만 업체 도면과 실제 배관정보가 상이한 배관, 현행법상 이격거리 기준(30㎝)을 미달하는 배관이 일부 발견됐으며 울산시 지리정보시스템(GIS)에는 없는 배관이 실제 산단 지하에 매설돼 있는 것으로 조사돼 배관 정보의 관리시스템은 엉망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리정보시스템은 사고 예방 등을 위해 울산시가 지리정보를 수집·관리하는 프로그램으로 배관이 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으면 다른 굴착 공사 등 과정에 배관 정보가 공유되지 않는다. 특히 배관이 있는 사실조차 알지 못해 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 배관 내부의 물질에 대한 정보도 없어 누출 등 사고에 대한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이 불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지하배설 배관망에 대한 종합적인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하고 관계부처와 협력해 적합한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정보 누락으로 인해 굴착공사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예방을 위해 누락배관 정보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업체가 배관 현황을 도면상에 정확히 반영하고 이격거리기준을 준수할 수 잇도록 홍보·계도 활동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산업용 고압배관 및 위험물 배관의 안전관리 규정’을 보완·정비해 나갈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울산·온산산단 내 배관망에 대한 종합적인 검사 결과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는 사고 위험도가 높지 않으나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배관정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고 관련 제도를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화학물질 취급 반영 등 근본 대책 필요

한편 관련 전문가들은 배관의 노후화와 석유화학물질 취급량 등에 미뤄 울산지역 국가산단의 지하 안전을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울산 국가산단의 지하 배관은 가스관 425㎞, 화학물질관 568㎞, 송유관 143㎞ 등 총 1,136㎞에 달하며 전국에서 가장 많은 양의 석유화학물질을 취급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20~50년씩 된 낡은 배관들로 얽혀져 있어

대형사고의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현재 사고예방 대책으로 ‘통합파이프랙(국가산단 기업들이 액체 원료를 함께 이동하거나 완제품과 에너지 등을 서로 교환하는 등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 구축 사업이 논의되고 있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지지부진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