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7일 국회에서 여당의원 불참으로 야당 단독으로 진행된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는 전기요금 누진제와 최근 경주 지진사태에 따른 원자력발전소 안전성 문제를 겨냥한 야당 의원들의 집중 추궁이 이어졌다.

야당은 산업부 주형환 장관을 향해 전기요금 통계가 조작됐으며 지진 위험을 무시한 채 원전이 건설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먼저 이훈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은 투명한 원가공개에서부터 시작돼야하는데 정보공개청구까지 해야 하는 건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라고 포문을 열었다. 장병완 위원장도 “국익과 관련된 정보가 누출될까 봐 걱정해서 원가 공개를 못 하는 거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주 장관은 “2015년 전기요금 총괄원가는 현재 검증 과정이 진행 중”이라며 “검증이 끝나는 대로 적절한 시기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전기요금 누진제를 개편할 의지가 있는지를 놓고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어기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주 장관은 줄기차게 누진제 개편은 시기상조라며 반대해놓고 청와대에 당·정·청 협의를 다녀오더니 하루아침에 입장을 바꿨다”고 지적하자 주 장관은 “누진제 개편을 한 번도 반대한 적이 없다”며 반대했다는 근거를 제시해 달라”고 맞받아쳤다.

주 장관은 원가가 연동되는 전기요금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유동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지적에 “원가의 합리적인 반영이 돼야 전기요금 체계가 지속가능하다”며 “철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오는 11월 중에 전기요금 개편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또 산업부가 국회에 제출한 ‘주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별 주택용 요금 수준’의 통계가 조작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자료에는 한국의 가정용 전기요금이 1㎿당 110.2달러로, 소득수준을 고려하더라도 OECD 평균의 73% 수준에 불과하다고 명시돼 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홍익표 의원은 “누진제를 적용하면 1㎿의 세전 판매가는 433.9달러에 달해 전세계 1등”이라며 “왜곡된 자료를 에너지연구원 홈페이지에 올려놓으니 국제에너지기구(IEA) 등 국제기구가 갖다 쓰고 장관도 대통령도 우리나라가 OECD에서 가장 전기요금을 싸게 쓴다고 하는 것 아니냐”고 언성을 높였다.

이에 주 장관은 “원래 자료 자체가 각국 평균가격을 비교한 것인데 의원님이 특정 사용량 기준으로 바꿔놓으신 것”이라며 “누진제가 있으니 사용량이 많으면 가격이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원전 문제에 대해서도 정부와 야당 사이의 좁혀질 수 없는 간극을 드러냈다.

우원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진이 발생한 경주~양산~부산에 이르는 170㎞의 양산단층은 활성단층일 가능성이 크고 양산단층에서 향후 지진이 재발하거나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당장 중단해야한다”고 지적했고 주 장관은 “경주 지진 발생 이후 지질, 지진, 원자력 전문가들과 두 번의 회의를 진행했다”며 “전문가들의 의견은 이번 지진이 어떤 단층에 의해 발생했는지, 지진이 양산단층과 연계가 됐는지, 양산단층이 활동성단층인지 여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찬열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인터넷 댓글을 보면 ‘전쟁 나면 원자로로 다 들어가야겠다’는 말이 있더라”며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최근 경주 월성원전을 방문해 ‘원전은 지진을 맞거나 포격을 당하는 위기에 노출돼도 절대 폭발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한 발언을 비꼬았다. 이에 주 장관은 “신고리 5·6호기는 비행기가 충돌하더라도 그 충격에 견디도록 설계했다”고 답했고 이 의원은 “민항

기가 거기에 사뿐히 내려앉을 수 있겠느냐”고 되받아쳤다.

이밖에도 이날 국감에서는 한국에너지재단에서 각 에너지공기업으로부터 받은 119억원이 넘는 기부금이 사라진데 대한 의혹 제기와 함께 한국에너지공단 신임 이사장 공모에 산자부 출신 인사를 낙점하기 위해 공모 절차 진행을 늦춘 의혹에 대한 추궁이 이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