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산업용가스 시장의 지각이 급격한 변화에 요동치고 있다.

먼저 한국에서는 Linde Korea가 Air Liquide의 플랜트 및 자산인수를 통해 국내 가스산업의 변화에 대한 기선을 유도했다.

양사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독일 Linde 그룹의 한국법인인 린데코리아(주)(대표 스티븐 셰퍼드)가 프랑스 Air Liquide의 한국법인인 에어리퀴드코리아(대표 박일용)의 온사이트형 N플랜트 9기와 산소플랜트 1기, 파이프라인공급 및 액체가스 사업부분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13일 최종 인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 이번 에어리퀴트코리아의 자산매각 범위는 여수소재 HYCO 프로젝트와 천안공장의 Package Gas 사업부문 그리고 동부제철내 온사이트용 ASU를 제외한 관련설비와 운용에 필요한 인적구성원이 모두 포함됐다.

대표적인 매각자산으로는 유일한 산소설비인 YK스틸내 3,300㎥/h형 플랜트를 비롯 N-Plant인 OCI내 16,000㎥/h, 효성(1,500㎥/h), 광전자(800㎥/h), SK하이닉스(16,000㎥/h), 동부하이텍(8,000㎥/h), 한라공조(1,200㎥/h), SH화학 등 산업용가스 제조플랜트 10기와 파이프라인 공급용설비가 포함됐다.

또한 그동안 벌크비즈니스 확대를 위해 투자한 90여개의 저장탱크와 3,500~4,000톤에 달하는 액체가스 수요와 이를 공급하기 위한 관련설비 및 내용(계약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질적인 인수금액은 양사가 영업상의 이유로 밝히지 않고 있으나 플랜트 규모와 장비 등을 통해 추정되는 금액은 약 800억원을 훨씬 웃도는 것은 분석되며 매출규모는 연간 약 300억원에 이르는 것은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린데코리아는 지난 1988년 후발주자로 시작한 한국내 비즈니스를 위해 다양한 제품과 수준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해 왔으며 이번 인수를 통해 한국내에서의 사업확장은 물론 고객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으로 경쟁력 우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린데코리아는 경북 포항을 필두로 경기 화성, 충남 서산 등에서 ASU플랜트를 운용하고 있으며 포스코, 삼성전자, 롯데케미칼, SK하이닉스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 고객뿐만 아니라 중소형 온사이트 플랜트를 통해 고객과의 원활한 소통을 중시하며 지속적인 영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포스코 포항소와 산소공급을 위한 효율적인 운용차원에서 포스코내 자가플랜트의 가동을 줄이는 대신 린데 포항공장의 산소공급용 플랜트 가동률을 높여 수요와 공급업체간 Win & Win을 위한 전략적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린데그룹이 추구하는 전자, 화학, 철강, 각종 제조산업 등의 지속적인 성장에 발맞춰 가스의 안정적인 공급을 통해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고객경영의 일환이다.

이와 반면 에어리퀴드코리아는 기존에 시장우위를 점하고 있는 수소와 CO의 공급을 통한 비즈니스의 안정화와 함께 대규모 투자산업과 첨단전자소재, 특수 모레큘(Molecule), 헬륨 및 패키지가스, 홈헬스케어, 수소에너지 등 전도유망한 시장분야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처럼 올해 초부터 나타난 지각변동 증상의 시작은 Air Liquide의 Air Gas 인수로부터 불붙기 시작해 Praxair와 Linde의 합병논의가 진행되다가 중단됐고 Matheson Tri Gas의 Air Liquide의 미국내 자산인수 그리고 한국내 Air Liquide의 자산일부가 Linde로 넘어가는 일련의 변화를 촉발했다.

이는 글로벌 산업용가스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지역(국가 등)에서 경쟁력이 다소 낮은 지역내 자산의 일부를 매각해 다른 지역에의 재투자를 통해 성장발판을 마련하거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같은 자산매각과 관련해 이유야 어떻든 간에 글로벌 기업간에 해당지역내 수요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나눠먹기식으로 글로벌 시장구도를 재편하려는 꼼수로도 보여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