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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글] 갑(甲)질 vs 을(乙)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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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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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갑과 을의 관계는 우열과 상하의 종속관계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계약에 있어서 매도, 매수 등 해당주체를 단순히 구분짓기 위한 법률용어에 불과할 뿐입니다. 하지만 최근 한국사회에서는 이같은 갑과 을의 관계와 관련해 ‘~질’이라며 행위자체를 폄하할 정도로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사례로 꼽고 있습니다.

이러한 갑질문화는 최근 문제가 불거진 재벌가의 갑질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의 가부장적인 문화의 특징으로 우리의 일상에서도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그릇된 문화가 돼 버린 상황입니다.

그로인해 우리가 가진 독특한 갑질문화는 외국 언론에서도 갑질이라는 말을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어 발음그대로 ‘GAPJIL’로 표기하는 창피스러운 일도 발생했습니다.

과거사를 돌이켜보면 한국사회는 유독 ‘완장’문화를 좋아했음을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소위 돈과 권력을 갖게 되면 스스로 하대할 수 있는 대상에 대해 횡포를 가할 수 있다는 착각을 실제로 발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현재 만연하고 있는 지위와 권력을 이용한 갑질에 대해 만성적으로 다소 무감각해 왔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상대적인 박탈감과 함께 자존심으로 버텨온 가지지 못한 사람들에 의해 갑질문화에 대한 분노가 폭발한 것입니다.

우리가 어려서부터 배워온 인간관계에서는 돈과 권력이 지배할 수 없다는 것이 상식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돈과 직업을 버릴 수 없기 때문에 힘들고 화가 나더라도 참아야 하는 것이 상식이 돼버린 실정입니다.

최근 이같은 갑질과 관련해 유튜브에 소개된 택배기사와 식당사장의 갑질을 통쾌하게 한방 날려버린 사례가 있어서 소개해 봅니다.

어느 한날 택배기사가 한 식당에 배달을 하러갔다가 물건을 배달하고 나오려는데 식당사장이 반말로 택배기사에게 입구에 쌓지 말고 주방 안으로 물건을 옮겨놓으라고 주문을 합니다. 이에 택배기사는 물건을 배달하는 것이지 옮겨주는 일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정중히 말하고 돌아서는데 식당사장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았다고 막말과 함께 갑질을 이어갔다고 합니다. 이에 택배기사는 마음은 상했으나 시키는 대로 옮겨놓고 후회할 수 있을 거라는 말을 남깁니다. 식당사장은 가소롭다는 듯 비웃었지만 이내 택배기사는 주차를 하고 식사시간에 맞춰 식당을 찾아가서 음식을 먹기로 합니다. 택배기사는 식당사장에게 반말과 함께 큰소리로 뼈다귀해장국을 주문합니다. 물론 식당사장은 반발을 했지만 식당안에는 다른 손님들도 식사중인 터라 손님으로 찾아온 택배기사의 요구에 아무소리도 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리고 손님인 택배기사는 먹기 편하게 뼈다귀에서 살을 발라서 가져오라고 추가 주문합니다.

결코 갑과 을의 위치는 고정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수시로 서로의 입장이 바뀔 수 있고 이런 상황은 늘 변하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어쩌다가 갑이 되는 상황이 생길지라도 을의 입장을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무조건 재벌의 갑질에 분노만 할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우리 같은 소시민이 할 수 있는 갑질을 되새겨보고 조금만 양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풍족해진다면 지금보다는 좀 더 인간답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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