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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 日 백색국가 제외조치 시행, ‘연구개발 혁신’으로 총력 대응‘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 투자전략 및 혁신대책’ 발표
김호준 기자  |  reporter@igas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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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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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베 정권이 결국 8월 28일 한국에 대한 2차 경제 보복 조치로 한국을 통관 절차에서 간소화 혜택을 주는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한국을 수출 관리상의 우대 대상인 ‘그룹A(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개정 수출무역관리령을 시행했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대화의 손길을 내민 것을 비롯해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 등 다양한 계기를 통해 여러 차례 일본에 백색국가 배제 조치 철회를 요구했지만 일본은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 8월 27일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나서서 백색국가 제외 등 부당한 조치가 시정되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검토할 수 있다며 설득에 나섰지만 일본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국가·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 시행을 강행하면서 일본 기업들의 대(對) 한국 수출 절차가 대폭 강화돼 목재와 식품을 제외한 사실상 모든 제품이 일본의 수출규제 사정권 내에 들어갔다.

실제로 이날부터 857개의 비(非)민감품목 전략물자와, 비전략물자지만 무기 전용 가능성이 있는 품목을 우리나라로 수출할 경우 수출허가 방식이 ‘일반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 또는 ‘특별일반포괄허가’로 바뀐다. 비전략물자의 경우에도 군사 전용 가능성이 있는 품목에 대해서는 ‘캐치올(상황 허가·모든 품목 규제) 제도’가 적용된다. 비 전략물자에서 빠지는 식품과 목재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산업에 강화된 규제가 적용되는 셈이다.

정부는 국내 수입이 적은 품목 등을 걸러내면 159개 품목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돼 받아왔던 일반포괄허가 혜택이 개별허가로 바뀌면 3년의 유효기간이 6개월로 단축되고 전자신청이 아닌 우편이나 방문신청을 요구받을 수 있는 등 절차가 까다로워진다. 다만 일본 정부가 인증한 자율준수기업(ICP)이 수출하는 경우는 일반포괄허가와 효과가 거의 같은 특별일반포괄허가를 받을 수 있어 정부는 우리 기업에 일본 ICP 기업과의 거래를 권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과 관련해 일본 정부는 자국 내 수출 관리 방식의 변경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번 조치가 한국 대법원이 작년 10월 이후 일본 기업들의 패소 판결을 내린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조치라는 것은 일본 언론조차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8월 4일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기판 제작 때 쓰는 감광제인 리지스트, 반도체 세정에 사용하는 에칭가스(고순도불화수소) 등 3가지 소재에 대해 일본 기업의 한국 수출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제1차 경제 보복 조치를 감행한 바 있다.

 

내년부터 3년간 5조원 이상 투입…소재·부품·장비산업 국산화 R&D

피해기업 자금지원 등 가용자원 총동원키로

 

이와 관련 정부는 화이트리스트 배제 시점인 이날 오전 ‘일본 수출규제 대응 확대관계장관회의 겸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백색국가 제외조치 영향 점검 및 대응계획’과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 투자전략 및 혁신대책’을 발표했다. 소재·부품·장비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R&D) 예산 확대와 피해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이 주요 골자이다.

앞서 정부는 일본의 우리나라 백색국가 제외조치 시행에 대비해 민·관 공조로 만반의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소재부품 수급대응 지원센터, 금융위원회, 중소기업벤처부, 업종별 협회의 합동 기업별 전수조사와 전화·방문상담 등을 통해 기업별 수급동향, 애로사항 등을 점검해 왔다. 조사 결과 현재까지 직접적인 피해는 없으나 업계는 주로 대일(對日) 수입 불확실성에 따른 잠재적 애로사항을 제기하고 이에 대한 정부 지원을 요청, 파악된 애로에 대해 관계부처와 유관기관 등의 긴밀한 공조 하에 신속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과 관련 일본의 향후 조치에 따른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을 염두에 두고 수립한 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우선 기존 구축된 기업 애로점검 체계를 바탕으로 중점 관리기업을 선별해 1:1 전담·밀착관리하고 피해 발생 시에는 산업부·금융위·중기부 등의 가용 자원(긴급 경영안정 지원자금, 경제활력제고 특별운영자금, 수입자금 특별보증, 수입보험 우대지원, 일본 수출규제 피해기업 특별보증 등)을 총동원해 적극 지원하며 필요시 추가 지원 수단도 발굴할 계획이다.

또한 20대 품목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추경예산의 조속한 집행, 실증·양산 test-bed 확충, 범부처 ‘경쟁력위원회’ 신설(9월), 특별법 전면 개정 등을 통해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이날 함께 발표된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 투자전략 및 혁신대책’을 통해 정부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전기·전자, 기초화학 등 소재·부품·장비 분야 핵심 품목 100개 이상에 대한 연구개발(R&D) 정부 예산을 올해 1조원 넘게 투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2020∼2022년까지 3년간 5조원 이상 투자할 방침이다. 또한 핵심품목 관련 사업은 지출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하고 일몰(일정 시기가 지나면 효과가 소멸) 관리도 면제해 준다. 아울러 대응이 시급한 핵심품목 관련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 평가를 비용효과 분석으로 대체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김성수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그동안 반도체, 디스플레이 R&D와 관련해서는 정부가 기업의 자율성을 믿고 투자를 소홀히 하다 보니 사각지대가 생겼다”며 “주력산업의 펀더멘털(기초)을 강화하고 빈 곳을꼼꼼히 메우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술개발 수준과 수입 다변화 가능성을 고려해 품목별 지원방식도 달리한다. 예를 들어 이미 기술 수준이 높고 수입 다변화 가능성이 낮으면 공급기업과 수요기업이 협업할 수 있게 상용화를 지원하는 식이다. 이밖에 핵심품목 관리를 총괄하는 민·관 공동 조직도 신설된다. 9월 설치되는 ‘소재·부품·장비 기술 특별위원회’는 핵심품목을 목록화 하고 소재·부품·장비 R&D 정책 수립을 지원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본이 벌인 경제보복은 짧은 시간에 끝나지 않을 전망이며 한국과 일본 모두에게 경제피해는 불가피 하지만 이번 경제전쟁에서 승리하면 대기업-중소기업의 상생과 제조업 전 분야에서 경쟁력이 높아져 한국경제는 새로운 도약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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