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세포의 길이 확장에 효과…미용, 건강 등에 산소활용도 높아져

산소(O2)는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물체의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 요소이다.

숨쉬기 즉 호흡을 통해 몸속에 들어온 산소는 혈액을 통해 뇌로 공급되는 등 생명을 유지하는데 쓰인다. 특히 몸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 단위인 세포에는 산소의 적절한 공급으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 19의 환자에게 일어나는 저산소증 극복을 통한 바이러스 치료를 위해 산소의 안정적인 공급이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됐다.

이와 관련 지난 11월 22일자 의료기술 전문매체인 Medicaldialogues는 고압산소 치료가 노화의 진행속도를 더디게 만들어주는 현상을 발견해 주목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를 발견한 과학자들은 세포 속 염색체 맨 끝에서 DNA의 소실을 마개처럼 막고 있는 ‘텔로미어(Telomere)’의 존재를 발견함과 동시에 고압산소요법(HBOT)으로 인간의 텔로미어를 연장하고 노화세포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이스라엘의 텔아비브대(TAU)와 샤미르(Shamir) 메디컬센터의 연구원들로 구성된 공동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고압산소치료를 지속적으로 받게 되면 염색체의 끝에서 DNA를 보호하는 텔로미어가 더 이상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길어지는 현상을 발견해 냈다.

텔로미어는 세포가 노화할수록 점점 짧아지고 거꾸로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짐은 곧 노화를 의미할 수 있어 ‘노화 시계’ 또는 ‘세포 타이머’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연구진은 64세 이상 35명의 건강한 사람들을 선발해 90일 동안 60회의 고압산소치료를 받게 했다. 참가자들은 고압산소치료를 받으며 치료 전과 치료 중간 그리고 치료 종료 후 혈액 샘플을 제공했고 연구진은 혈액 내 각종 면역세포를 분석해 그 결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고압산소치료가 노화 과정을 되돌리는 것과 같은 현상을 발견했다. 첫번째는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대신 더 길어졌다는 점이고 두번째는 테스트를 받은 사람들의 노년기 세포 비율이 낮게는 11%에서 크게는 37%까지 감소되었다는 점이다.

텔아비브대의 Shai Efrati 교수는 “많은 과학자들이 나이가 들수록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지는 현상을 늦추거나 되돌리기 위해 약물이나 생활환경 등을 연구하고 있지만 우리 연구진은 고압산소치료를 통해 결과를 이루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지는 현상을 늦추거나 멈추게 하는 방법의 하나로 생활습관 변화와 운동을 통해 효과를 나타냈지만 효과를 보인 기간이 짧았고 잠시 멈췄던 노화 시계는 곧바로 돌아가기 시작한 탓에 효과는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연구진들은 고압산소치료를 통해 3개월 만에 지금까지 사용해 왔던 그 어떤 방법보다도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지는 현상을 느리게 할 수 있었다고 밝히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고압산소치료는 환자의 혈액 내 산소 농도를 높이기 위해 대기압보다 기압이 높은 캡슐 또는 탱크 안에서 고농도의 산소를 흡입하는 치료법이다. 고압산소 치료를 통해 일상적인 혈액 속의 산소 농도보다 훨씬 높은 산소가 혈액에 녹아들어 조직과 장기로 많은 산소를 운반하면서 각종 질환의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고압산소치료의 효과는 신진대사 기능을 향상시키고 체내의 독소나 노폐물 등을 제거해 해독 능력을 높이는 동시에 면역력과 항산화력을 높여주고 세포재생과 혈관 재생 능력까지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이같은 효과는 치료 외에도 노화 방지 등과 관련된 효과임은 확인할 수 있었지만 과학적으로나 실증적으로 증명되지는 않았으나 이번에 이스라엘 연구진의 실험과 결과를 통해 이를 증명하게 된 것이다.

과거 고압산소치료는 연탄이나 보일러에 의한 일산화탄소(CO) 중독환자나 잠수병의 치료목적으로 주로 사용돼 왔다. 이들 발생환자는 3시간 안에 고압산소치료가 투입돼야 효과가 발휘될 수 있으며 신경세포 등의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단발성이 아닌 반복적 시술이 이어져야 한다.

이 외에도 고압산소치료는 당뇨병 환자들이 대부분 앓고 있는 당뇨발 치료에도 활용되고 있다. 당뇨발은 당뇨병 환자의 15~20%가 앓고 있는 질환으로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발 부위의 일부가 썩게 되어 해당 부위를 절단해야 하는 합병증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화상과 난치성 골수염 그리고 뇌진탕 등 과거에는 적용하지 않았던 다양한 질병에도 치료 효과를 나타내며 사용범위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여성 피부미용과 운동선수들의 근육손상 등에도 상당한 치료효과가 나타나면서 의료기관 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생활속에서도 고압산소요법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산소의 특징과 효과(BOX)

Oxygen(산소·O2)은 그리스어로 ‘신맛이 있다’란 뜻의 Oxy와 ‘생성된다’란 의미의 ‘gennao’의 합성어다. 산소와 결합한 뒤 생긴 생성물들이 산의 성질을 갖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산소는 눈에 보이지 않으며 색도 없고, 맛도 없고, 냄새도 없다. 하지만 생명을 살리고 죽일 수 있는 힘이 있다.

대기 중에는 약 21%의 산소가 포함되어 있지만 황사가 심한 봄철, 추운 겨울, 수면을 취하는 야간 등에는 환기가 잘 되지 않아 실내 또는 자동차 안의 산소농도가 이보다 더 낮아지게 된다.

산소가 부족할 경우 답답하고 머리가 어지러우며, 집중력, 사고력이 저하되고, 반대로 산소가 풍부한 곳에서는 머리가 맑아지고 신진대사가 원활해지며 피로회복 속도도 빨라진다.

산소는 30초 정도만 공급이 중지되면 뇌 세포가 파괴되며 2~3분이 지나면 뇌사가 시작된다. 또 공기 중 산소가 16% 이하로 떨어지면 생명체는 생존 위험에 빠진다.

호흡을 통해 폐로 들어온 산소는 입으로 섭취한 각종 영양소를 산화시켜 몸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든다. 이 과정에서 ‘활성산소(free radical)’가 발생한다. 적정한 양의 활성산소는 몸에 침입한 세균과 바이러스 등을 없애 몸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과도한 활성산소는 노화를 촉진시키고 아군과 적군을 구별하지 않고 무차별 공격해 각종 질병을 일으키기는 등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실제 신체가 정상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 필요한 산소의 양은 1일 사람이 섭취하는 식사의 칼로리를 약 2천 Kcal로 볼 때 이를 체내에서 에너지로 환원하는데 소비되는 500 리터 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논문들에 따르면 산소가 지닌 가장 큰 효능은 바로 대뇌활동 촉진이다. 많은 연구진들에 의해 산소가 단순히 머리를 맑게 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이러한 대뇌활동 촉진효과는 기억력과 사고력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단기간의 기억력보다는 장기적 기억력 향상에 보다 높은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산소는 지금까지 알려진 어떠한 상용제품보다도 음주 후 숙취해소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실험결과로도 음주 후 고순도 산소를 공급받은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혈중 알콜농도가 3배 이상 빨리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의 경우에는 피부미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혈관을 통해 운반되는 산소의 량은 30대가 25%, 50대 여성은 50%이상 감소하며 이는 피부호흡과 신진대사 과정을 늦추면서 궁극적으로 피부노화를 앞당기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다이어트, 유산소운동의 효과 증진, 숙면, 피로회복 등 산소는 다양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